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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로 문제 해결할 수 있다”
“윤리로 문제 해결할 수 있다”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11.28 06:4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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緣起 자본주의 공동체 제안한 윤성식 고려대 교수

청교도정신의 기독교, 이자를 죄악시하는 이슬람교보다 불교가 위기에 빠진 자본주의를 대신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17일 불교학연구회(회장 박경준 동국대)가 ‘경제문제에 대한 불교적 조명과 재해석’을 주제로 개최한 추계학술대회에서, 윤성식 고려대 교수(행정학)는 불교만이 이자를 허용함은 물론 금융업을 장려했다는 사실과 재물 관리법까지 경전에 나온다는 점을 그 근거로 들었다.

윤 교수가 주장하는 불교식 자본주의는 ‘연기자본주의’다. 학자에 따라 여러 형태의 불교자본주의가 가능하지만 윤 교수는『중아함경』을 언급하며 “부처님께서‘연기를 보면 곧 법을 보며 법을 보면 곧 연기를 본다’고 설하셨던 것처럼 ‘연기’는 불교를 한 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핵심 교리이다. 연기자본주의는 그런 불교의 연기사상에 기초하고 있다”라고 개념을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연기자본주의는 2천500년 전 이미 자유 경제활동, 사유재산 허용, 자본가 이익을 인정하며 친시장, 친자본적 경제시스템을 주장했다. 윤 교수는 무한경쟁, 승자독식, 환경파괴로 점철된 시장자본주의의 폐해와 연기자본주의의 장점을 적극 대조하며 “시장자본주의는 법에 의존하는 한계를 갖지만, 연기자본주의는 이기심과 탐욕을 변화시키는 ‘윤리’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연기자본주의는 ‘윤리’(8원칙: 중도적 경제행위 추구, 자비의 경제윤리 실천 등 8개항)와 ‘시스템’(행위자, 시장, 정부 등에 의한 작동원리)로 구성된다. 윤 교수는 불자 외의사람들과의 갈등을 최소화하며 윤리의 실천력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연기자본주의 공동체’를 제안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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