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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론교육으로 연수ㆍ교육문화 바꾸고 싶어요”
“토론교육으로 연수ㆍ교육문화 바꾸고 싶어요”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2.11.26 17: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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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장 취임한 강치원 강원대 교수

강치원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원장
강치원 강원대 교수(59세, 사학과·사진)가 2년간 교수직을 휴직하고 경기 파주에 있는 경기도율곡교육연수원 원장에 취임했다.

강 교수는 1993년부터 토론교육 모임을 시작해 원탁토론아카데미를 통해 토론교육과 토론문화 확산에 힘써 온 인물. 그런 그가 시민운동 차원의 토론운동에서 경기도 교육청 소속의 교직원·지방 공무원의 교육연수를 담당하는 연수원장으로 변신해 제2의 토론문화 확산에 나섰다.

“30여년 대학교수 생활을 해오면서 교육과 토론에 대해서는 많은 고민과 활동을 해왔어요. 좀더 실질적인 토론문화 확산을 위해 제도권 안으로 들어 왔습니다. 우리나라의 연수문화를 바꾸고 이를 통해 교육문화를 바꾸는 일을 해보고 싶어요.”

강 교수는 경기도교육청 개방형 직위 지방공무원 공개채용에 응모했다. 김상곤 경기도 교육감의 교육철학과 추진 정책에 공감했고, 토론교육의 노하우를 통해 연수문화를 개선하고 교육문화를 바꿔 가고 싶다.

“교육현장에선 참여식·토론식 교육을 하라고 하면서도 정작 교사, 교직원, 공무원의 연수는 강의식 일변도 입니다. 참여하고 대화하고 토론하는 연수문화로 바뀌어야 교사와 공무원도 변화하고 학생교육도 바뀔 수 있습니다.”

강 원장은 수업방식과 평가방식을 바꿔야 한다고 믿는다. 일방적인 강의식·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참여·대화·토론 수업으로, 객관식 평가에서 주관식·문답식·서술형 평가로 바꿔 나가야 교육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이다. “대학처럼 가르치는교사가 학생을 평가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교사가 평가 권한이 없어요. OMR카드가 평가를 하는 것이죠. 연구와 교수, 학습, 평가가 분리돼 있는게 문제입니다. 참여하고 토론하며 서술형 평가가 이뤄져야 사교육 문제도 잡을 수 있어요.”

강 원장의 토론교육 노하우는 하나둘씩 연수원을 바꿔 나가고 있다. 사전연수계획서와 사후소감문을 쓰는 기본적인 일부터 강사 풀도 보완 중이다. 교육방법도 그룹디스커션과 패널디스커션으로 혁신 중이다.

무엇보다 ‘경기교육연수기획평가조정위원회’구성에 관심이 많다. 경기도교육청 소속의 교사 11만명, 공무원 4만6천여명의 연수를 책임지는 5곳의 연수원과 25개 지역 교육청의 연수를 통합적으로 조정해 실시하는 방안을 구상해 제안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교육연수의 4분의 1을 경기도에서 하고 있지만, 연수를 기획하고 조정하고 평가하는 콘트롤타워가 없어요. 연수의 중복과 강사풀도 공유가 안 돼 있어요. 총괄적인 기획과 운영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강 원장에게 토론교육은 신념이 됐다. 지난 1995년 독일 하이델베르크대 객원교수를 다녀온 뒤부터다. 20년 가까이 토론문화 확산에 앞장서 왔지만, 요즘 그의 생각이 좀 달라졌다.

“옛날에는 토론만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토론보다는 일, 일보다는 사람이 중요하다는 걸 깨달어요. 토론에 이겨도 사람을 놓치면 지는 것입니다.”

강 원장은 고려대에서 박사를 했다. 1983년 관동대 교수를 거쳐 1986년부터 강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민주화를 위한 전국교수협의회 교육위원장과 역사문화아카데미 원장 등을 지냈다. 저서로『세계화와 한국사회의 미래』『미국은 우리에게 무엇인가』『대학생들이 보는 한국사회의 쟁점과 토론』『서양 중세 세계사』등이 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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