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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6호 새로나온 책
666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2.11.26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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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대 정치사상의 토대2-종교개혁의 시대, 틴 스키너 지음, 박동천 옮김, 한국문화사, 724쪽, 38,000
중세 후기부터 새로운 시대를 여는 근대사상의 물결이 몰아쳤다. ‘르네상스 시대’ 전문가이자 런던대 퀸메리칼리지에서 인문학을 가르치고 있는 저자는 이 책에서 에라스무스와 모어, 멜란히톤, 루터, 칼뱅, 츠빙글리, 카스텔리오, 몽테뉴, 보댕 등을 비롯한 종교개혁기와 절대주의 시대의 주요 문헌을 정리하면서 중세 후기와 근대 초기 정치사상이 어떻게 변용돼 왔고 연관됐는지 그 과정과 맥락을 해설한다. 이들 문헌은 신기독교와 구기독교 사이의 종교전쟁과 어떻게 연관이 됐는지, 절대주의가 유럽 전역에 어떻게 뿌리내리게 됐는지, ‘국가’라는 근대적 개념은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질문을 모두 파헤쳤다. 자유, 세속화, 국가 이성, 주권 등의 요소가 출현할 수 있었던 배경과 그 이면을 습득할 수 있다. 2004년 7월 이 책의 1권(한길사)이 역자에 의해 번역된 바 있다. 한국연구재단 명저번역사업 총서(서양편)의 한 권이다.

■ 동아시아 근대 한국인론의 지형, 이선이 외 지음, 소명출판, 371쪽, 25,000원
우리가 오늘날 인식하고 있는 한국인의 성격과 특징에 관한 담론의 근대적 기원을 추적하고 있다. 이 연구를 위해 한·중·일 삼국의 역사, 사상, 문학, 미술사 전공자들이 함께 머리를 맞댔다. 이들은 근대 초기에 한국인의 초상이 어떻게 각국의 언론매체에서 다뤄졌는가를 비교분석함으로써, 동아시아 근대공간에서 정체성의 정치가 만들어낸 실상을 횡단한다. 근대에 접어들어 국제적인 교류가 활발해지면서 외국인에 의해 한국인(당시 조선인)에 관한 단편적인 인상이 제출됐다. 이러한 단편적인 언급들이 체계적이고 집중적인 논의로 결집된 것은 조선민족성 관련 담론을 통해서였다. 이들 삼국의 논의는 상호 수용과 저항을 반복하면서 한국인의 초상을 확정해 나갔다. 필자들은 이러한 담론의 이동을 구체적으로 비교하면서, 각국의 한국인론 속에 감추어진 이데올로기적 욕망을 분석해 내고 있다.

■ 소셜미디어와 협력사회, 노기용 지음, 한울, 384쪽, 26,000원
이 책은 우리 사회의 과도한 경쟁체제에서 만들어진 자본주의적 이기심을 치유하고 사회적 통합을 형성할 수 있는 핵심 개념인 협력사회에 대한 교과서라 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 신세대의 사회적 협력의 관행을 이해하고 분석하면서 미래사회의 협력적 체제를 어떻게 만들어갈 수 있는지를 설명하고자 했다는 점에서 희망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제1부에서는 소셜미디어가 사회적 자본의 형성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를 설명하고, 제2부는 소셜미디어의 상호작용성의 특성과 커뮤니케이션 기능을 사례 분석과 함께 제시한다. 제3부는 멀티미디어 뉴스와 블로그에 의한 정보 생산의 특성을 분석하고, 정보 생산과 네트워크 협력경제를 설명한다. 제4부에서는 새로운 소통양식인 소셜미디어에 의해 생산되는 정보의 신뢰성 문제와 그에 따른 규제의 문제를 다룬다.

■ 장 자크 루소 투명성과 장애물, 장 스타로뱅스키 지음, 이충훈 옮김, 아카넷, 772쪽, 40,000원
18세기 프랑스 문학과 지성사의 대가이며 장 자크 루소(1712∼1778)의 가장 권위 있는 전문가 중 한 사람인 저자 장 스타로뱅스키가 루소가 남긴 ‘모든’ 작품을 발굴해서 서로 비교해보며 연구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 루소의 말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관점이나 루소를 분석자의 해석 틀에 신중하지 못하게 끼워 맞추는 태도 모두로부터 거리를 두고, 루소가 보여줬던 모순적인 입장, 불안정한 심리, 일관성이 결여돼 보이는 체계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자 했다. 또한 루소의 연구자들뿐만 아니라 18세기 프랑스문학의 전공자 및 현대 비평에 관심이 있는 다른 언어권의 연구자들에게도 충분한 사색의 기회를 열어줄 것이다. 또한, 저자의 내재적 독서 방법은 비단 루소뿐 아니라 한 작가가 마련한 언어와 사상의 미세한 결을 다치게 하지 않고 읽어낼 수 있는 문학 연구의 모범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17세기 조선의 조각승과 유파, 송은석 지음, 사회평론, 580쪽, 32,000원
한국 사찰에서 볼 수 있는 주요 불상들은 대부분 임진왜란 이후 100년 사이에 집중적으로 만들어졌다. 임진왜란 시기 파괴된 불상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이러한 대규모의 수요를 충족시켜준 이들은 승려들이었다. 이들은 개인적으로 활동하며 몇 개의 불상을 조각한 데에 그친 것이 아니라 조직적으로 독자적인 집단을 형성했다. 유파의 수장인 수조각승 아래 많게는 30명에 이르는 전문적인 조각가 승려들이 있었고, 일정한 지역을 기반으로 지역 내 사찰을 돌아다니며 불상을 조성했다. 동국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인 저자는 이 책에서 17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다섯 개의 조각승 유파와 그들의 작품을 중심으로 조선 후기 불교조각사를 새롭게 읽어냈다. 저자는 한국 불교조각사 최초로 조각승을 유파별로 정리하고 작품의 특징을 분석했다. 수조각승 헌진과 청헌, 응원과 인균, 수연, 법령, 무염이 이끌었던 다섯 유파는 자신들만의 독특한 양식을 발전시켜 불상들을 대량으로 조각해냈다.

■ 철학자와 늑대,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추수밭, 344쪽, 15,000원
이 책에서는 인간의 세계에 동참해 상상 초월의 세상살이를 했던 한 마리 늑대의 삶이 펼쳐진다. 11년 동안 실과 바늘처럼 함께한 그들의 모험담을 통해 실존하는 인간 그 자체와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인간의 본질에 대한 성찰을 유머와 감동으로 풀어낸다. 한 마리 늑대에 관한 동물기이자, 인간의 진실에 관한 가장 독창적인 대중 철학서이자 인간과 동물의 조화로운 미래에 관한 에콜로지 같은 책이다. 또한 저자는 늑대뿐 아니라 늑대라는 거울에 비친 인간의 진실 또한 보여준다. 이성의 대표주자 철학자가 야성의 대표주자 늑대와 함께 어울려 빚는 풍성하고 이색적인 삶의 화음을 통해 과연 지성과 야성은 공존할 수 있을지 답을 찾아간다. 저자는 미국 마이애미대에서 철학을 가르치고 있으며 『동물은 윤리적일 수 있는가』 등의 책을 냈다.

■ H20: 지구를 색칠하는 투명한 액체, 필립 불 지음, 강윤재 옮김, 살림, 488쪽, 20,000원
영국왕립화학회 연구원이자 <네이처> 편집고문으로 있는 저자는 ‘물이 어디에서 왔는가?’라는 아주 기본적인 질문에서부터 물을 풀어나가기 시작해 물에 관한 거의 모든 관점을 다룬다. 물의 고전적인 이미지와 사람들의 인식, 물과 얽힌 다양한 이야기들을 버무려 펼쳐놓은 하나의 파노라마와도 같은 책이다. 물은 오랜 시간을 인간의 탐구대상으로 존재해왔지만 아직도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물질을 대표한다. 고대 그리스의 자연철학자들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과학자들이 물을 연구하면서 벌인 사건들은 물의 장구한 역사만큼 많다. 또한 과거를 흐른 물은 인간, 혹은 지구 생명의 발자취를 기록한 소중한 사료가 되기도 한다. 물의 순환기작으로 과거 생명활동이 어떻게 진화해갔는지 유추할 수 있고, 지표에 남기는 물의 흔적을 살펴 과거 지질을 상상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물’을 중심에 두고 과거와 현재, 미래를 넘나들며 진행되는 이야기는 마치 한 편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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