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3 23:10 (화)
[인터뷰]오택섭 세계언론학대회 집행위원장
[인터뷰]오택섭 세계언론학대회 집행위원장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07.3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02-07-30 15:29:37
“한국 언론학의 연구 수준과 깊이는 세계 어느 곳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라고 말하는 오택섭 집행위원장. 행사장을 분주히 오가며 안팎으로 살피기 여념이 없는 오 교수를 만났다.
이번에 같이 행사를 준비한 국제언론학회는 유럽 중심의 국제매스컴학회(IAMCR), 산학협동이 중심인 저널리즘과 매스컴교육학회(AEJMC)와 더불어 세계 3대 언론학회 중 하나. 거기다 유례없는 규모로 열려 그의 어깨가 무겁다. 큰 행사를 진행하느라 힘들 법도 한데, 오 교수의 얼굴에는 연신 미소가 가득하다.

“대규모 국제행사는 일반적으로 국제회의를 대행해주는 회사에 의뢰하는 것이 일반적이지요.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이번 행사 준비를 위해 1년 전부터 40여 명의 젊은 언론학 교수들이 모여 준비했습니다.” 교수들이 모든 행사를 진행해 절감한 경비로 젊은 학자들의 국제 연구에 투자하겠다는 말을 덧붙였다. 젊은 세대들에게 투자하는 것이 훨씬 가치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 교수는 이번 행사가 한국 언론학과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변화시키는데 많은 기여를 했다고 말한다. 한국에서 언론학 연구가 매우 활발함에도 그 활동에 비해서는 인지도가 낮았던 것이 항상 아쉬웠다고.

“국제언론학회의 회원수가 3천명입니다. 한국언론학회의 회원수는 7백명이구요. 국가의 규모를 생각해 볼 때, 결코 적지 않은 연구자들과 또 그 연구자들의 연구 수준도 높습니다. 그런데도 그동안 제대로 평가받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 언론학의 평가가 높아졌다고 단언했다. “이번 행사를 통해 한국의 연구 능력과 역량을 인정받았습니다. 국내 연구의 질적인 향상뿐만 아니라, 이후 외국 학자들과 공동 연구할 수 있는 길을 닦은 겁니다”라며 행사의 의미를 매겼다. 한국 언론학자들의 숨은 기량을 아낌없이 내보일 수 있었다는 것이다.

또 오 교수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많이 향상된 것 같다며 즐거움을 감추지 않았다. “외국학자들이 그러더군요. 한국에 대해 잘 모르고 또 낯선 나라라고만 생각했는데, 와서 보니 대회 진행이 원활해 깜짝 놀랐다고요. 이뿐 아니라 길에서 만나는 사람들도 너무 친철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한국 언론학의 발전 뿐 아니라, 한국의 대외 이미지 상승에도 큰 몫을 해서일까. 피곤한 기색 하나 없는 그에게서 자부심이 느껴졌다.

이번 대회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세계 언론학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의견을 나눌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의미지요.”라고 답한다. 뿐만 아니라 “이번 대회의 주제가 커뮤니케이션을 통한 화해인만큼 각 연구자들의 다양한 관점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자 했습니다.”라고 덧붙였다. 언론학의 연구 대상과 시각을 한 방향으로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성을 있는 그대도 받아들이는 시도를 아끼지 않은 것. 특히 남·북한의 관계를 재조명할 수 있는 논문이 많이 발표돼 기쁘단다.

오 교수는 언론학 발전에 새로운 가능성을 예견한다. “정보통신 산업이 발달한 한국이 인터넷 민주주의 등을 연구하기에 적합하다고 외국학자들의 관심이 대단해요. 이제는 외국에서 연구하고 또 그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한국이 연구의 본고장이 될 것 같습니다.” 한국 언론학의 세계화를 이루고, 한국을 언론학 연구의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그의 포부가 이뤄질 날이 머지 않았다는 말이다. 그의 말처럼 새로운 국면으로 전환하는 언론학의 변화를 기대해도 좋을 듯 하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