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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0호 새로나온 책
660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2.10.15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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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자와 융-『도덕경』의 분석심리학적 해석, 이부영 지음, 한길사, 356쪽, 18,000원
노자의 『도덕경』을 융의 분석심리학적 관점에서 해석함으로써 노자의 통찰이 우리 마음의 심층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를 고찰한 책이다. 그 고찰의 과정을 통해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의 심층을 다루고 치료하는 사람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제공하고 있다. 두 사람은 시대적으로 2천 년이 훨씬 넘는 시간을 살다갔는데, 융은 서양 전통정신의 토대 위에서 경험을 통해 학설을 세운 사람이고, 노자는 고대 아시아 대륙에서 나와 동아시아인의 심성에 깊은 정신적 인각을 남긴 사상가이다. 이 둘의 사상을 한 권의 책에 녹여내기 위해 저자는 융의 분석심리학적 입장에서 노자의 말들을 풀이하고 동시에 노자의 입장에서 융의 생각을 조명하고자 했다. 그리하여 동과 서를 아우르는 정신의 전체상을 편견 없이 해석해내고 있다.

■ 민의와 의론-동아시아 3국의 정치사상, 장현근 외 지음, 이학사, 541쪽, 28,000원
한국, 중국, 일본의 정치사와 동아시아의 전통 정치사상 속의 ‘民意의 반영’이라는 가치를 돌아보는 책이다. 현대 민주주의의 틀에서만 다루고 있는 ‘정치와 민의 소통’이라는 주제를 확장시켰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오늘날 세계 정치는 서구식 대의민주주의만을 유일한 체제로 받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군사적, 경제적 힘의 탁월성을 가져온다고 증명된 적은 없으며, 현재 민주화의 노화가 새로운 고민거리로 부상하고 있다. 이러한 민주주의 정치질서의 문제점을 보완하고 향후의 대안을 제시하는데 동양의 전통 정치사상을 돌아보는 것은 큰 시사점을 던져준다. 책은 크게 3부로 나누어 2천500년 전 부터 100년 전까지의 중국, 조선 초에서 개화기까지의 500년간의 한국, 전근대 시기에서 메이지 시대까지 1천년간의 일본의 정치사상사를 조망한다. 그리고 동아시아 전통 정치가 민의를 중시하고 공경했던 모습을 살피고, 그 한계까지도 짚어본다.

■ 오늘날의 토테미즘, 클로드 레비-스트로스 지음, 류재화 옮김, 문학과지성사, 167쪽, 12,000원
이 책은 20세기를 대표하는 지성이자, 구조주의 인류학을 꽃피우고 이후 철학·사상계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레비-스트로스의 저작으로, 국내 최초로 번역, 소개됐다. 『오늘날의 토테미즘』에는 “토테미즘이란 환상에 불과하다”는 레비-스트로스의 시대를 앞선 통찰이 담겨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해 사상계를 뒤흔든 구조주의 신화학을 꽃피우기까지 레비-스트로스의 지적·사상적 궤적을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 이 책은 토테미즘에 관한 방대한 문헌들과 기존 인류학자의 주장들을 요약하고 낱낱이 분석하고 있기 때문에 토테미즘의 전개 및 발전 과정을 한눈에 개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참고서이기도 하다. 레비-스트로스는 토테미즘을 비판·분석하는 데 있어 내용과 형식 두 차원에서 문제제기를 한다. 그는 토템이란 어떤 문명인다운 논리, 인과관계에 따라 선택된 게 아니라 ‘지성’에 따른 것, 즉 단순하고 무의식적인 환기 대상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레비-스트로스는 토테미즘을 메타포로서 바라본다.

■ 인간다움의 조건, 스튜어트 윌턴 지음, 이희재 옮김, (주)사이언스북스, 552쪽, 22,000원
이 책은 감정을 생물학적 성질의 것인 동시에 문화적 성질을 지닌 것으로 바라봄으로써 인간의 문화사를 통해 감정의 문화사를 들여다보는 과감하고도 새로운 시도를 담고 있다. 저널리스트이자 문화사가인 스튜어트 월턴(Stuart Walton)은 다윈이 인간의 기본 감정으로 꼽은 6가지 감정에 더해 그 6가지와 충분히 구별되면서도 엄격한 뜻에서 감정으로 규정할 만한 4가지 감정, 즉 질투, 수치, 당황, 경멸을 덧붙인 10가지 감정을 가지고, 개별 감정이 처음 시작된 기원에서부터 국가나 언론, 광고 매체 등이 적극적으로 감정을 이용하고 조작하는 현대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의 역사와 문화가 담긴 문학과 예술, 철학, 대중문화를 분석함으로써 감정이 어떻게 인간 사회를 바꾸었는지 등을 살펴본다.

■ 지하의 논어, 지상의 논어, 김경호·이영호 책임 편집, 성균관대출판부, 488쪽, 25,000원
동아시아 문화권의 형성 과정에서 심대한 영향을 끼쳤던 『논어』 죽간에 초점을 맞춘 성균관대동아시아학술원 인문한국(HK)연구소 동아시아자료학연구단의 ‘동아시아문명총서’의 네 번째 권이다. 이 책에 수록된 연구 성과의 주요 특징은 무엇보다도 다양한 『논어』 텍스트의 해석을 통한 동아시아 사회와 문화에 대한 통합적인 이해의 가능성을 제고했다는 점이다. 특히 동아시아자료학연구회에서 소개한 새로운 자료인 낙랑 『논어』 죽간과 동시기 내지에서 사용된 한대 『논어』 목간에 대한 비교와 이해, 그리고 6~8세기 한반도와 일본 열도에서 출토된 『논어』 목간의 비교분석을 통해 고대 동아시아 세계에서의 한자 및 유교사상의 전파와 수용을 이해하는 새로운 계기를 제공했다고 평할 수 있다.

■ 폭력 이미지 재난, 조선대 인문학연구원 이미지연구소 편, 앨피, 384쪽, 16,000원
2000년대,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는 시기에 인류는 예상치 못했던 너무도 많은 폭력과 재난을 겪었다. 벤야민과 아감벤의 표현을 빌려, 어쩌면 우리는 항상적 재난 상태, 항상적 폭력 상태, 곧 ‘예외상태’ 속을 살아간다고 말해도 무방할 것이다. 아니, 정직하게 말해 앤서니 기든스의 말마따나 우리 시대에 재난과 폭력은 이미 유행이자 일상이 됐다. 이 현상을 어떻게 이해할 것인가. 통계와 보도 너머를 보는 것이 인문학이다. 그러므로 이 책은 최근 한국 사회와 문화 곳곳에서 유행처럼 자주 등장하는 재난과 폭력의 상상력을 발본적으로 사유하고자 노력한 작업의 결실이다. 재난과 폭력을 유행으로 치부하고 무시하거나, 부정적인 사태로 비난하거나, 알고 있으나 어쩔 수 없는 일이라는 ‘과소진술’ 속으로 도피하는 책이 아니다.

■ 한국의 지형, 권동희 지음, 한울, 400쪽, 35,000원
한국의 지형에 대한 연구가 시작된 지 100년 동안의 결과물을 체계적으로 통합·정리한 기록이다. 그동안의 한국 지형 연구의 동향과 성과를 돌아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지형을 이루고 있는 풍화 지형, 산지 지형, 하천 지형, 해안 지형, 습지와 평야 지형 등을 다양한 지형 경관 사진과 함께 살펴본다. 각각의 지형을 따라가다 보면 한국의 지형이 머릿속에 저절로 그려지게 될 것이다. 지리학 자체가 그렇듯이 지형학의 정체성은 현장답사에 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미에서 부록으로 핵심 지형 답사코스를 실었다. 본문에 소개된 주요 지형경관들을 실제로 관찰할 수 있는 답사 지점과 코스를 간략하게 소개함으로써 실제 현장에서 꼭 필요한 답사자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서는 초판 발행 이후 지난 6년 동안 진행된 연구 성과를 보완, 수정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제2장 지형발달사’, ‘제14장 지형과 문화’가 새로운 장으로 추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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