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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웅주의와 기만이 그를 죽였다
영웅주의와 기만이 그를 죽였다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2.10.04 15: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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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신간_ Killing Kennedy 빌 오라일리, 마틴 더가드 共著

1963년 11월 22일 한 낮. 미국 동부도시 댈러스를 강타한 세발의 총성은 미국의 심장을 겨냥한 것이었고, 그 것은 미국과 세계 역사 흐름의 한 줄기를 바꾸는 전대미문의 사건이었다. 존 에프 케네디 대통령이 암살당한 것이다. 미국의 최연소 대통령이자 20세기에 태어난 첫 대통령으로서 케네디는 미국 민의 희망이었다. 자유민주주의를 토대로 한 이상주의자였던 케네디는 소련과의 가열되는 냉전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유진영의 희망이자 보루였다. 케네디 대통령의 비명횡사로 미국 리더십의 방향 전환이 불가피해졌고, 이는 베트남 전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빌 오라일리(Bill O'Reilly)가 마틴 더가드(Martin Dugard)와 공저로 펴낸 Killing Kennedy는 케네디 대통령의 댈러스 암살사건을 재조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미 Killing Lincoln이라는, 링컨 대통령의 암살을 다룬 논픽션 책으로 수백만 독자들의 관심과 흥미를 촉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오른 오라일리는 이 책에서 야만적이고도 끔찍한 케네디 암살사건의 전말을 디테일하게 분석, 리 하비 오스월드가 쏜 세 발의 총성으로 케네디가 죽어간 배경과, 이로 인해 베트남 전쟁 등 냉전 개입과 관련한 미국의 국론 분열과 문화적 변화 등의 후유증을 서술하고 있다.

대통령을 암살로 내몬 시대적 상황 케네디는 국내외적으로 어려웠고 적들이 많았다. 공산주의와 맞서야 하는 냉전의 카운트파트인 크루시체프 소련 서기장과 카스트로 쿠바 수상, 그리고 국내적으로 대립과 견제관계에 있던 앨런 덜레스 CIA 국장 등이 그들이다. 이런 상황 속에서 미 대통령으로서의 고독과 이상주의에 대한 유혹의 결단에 맞서고 있는 가운데 케네디는 죽음을 맞았다.

오라일리의 이 책은 이런 차원에서 케네디 대통령을 암살로 내몬 시대적 상황을 양단으로 구분한다. 한 시대의 영웅주의(heroism)와 그를 죽음으로 몰고간 기만(deceit)이 그 것이다. 이 책의 부제로 오라일리가 ‘캐멀릿의 종언(the end of Camelot)’을 이 책의 부제로 달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 아닌가 싶다. 오라일리의 이 책은 몇 개월 전에 『킬링 케네디』라는 같은 제목의 책이 출간된 바 있다. 필립 코펜스(Philip Coppens)가 1월에 ‘eBook(전자책)' 형태로 펴낸 책도 『킬링 케네디』이다.

내용은 다르지만 케네디 대통령을 다룬 또 하나의 책이 또 최근에 나왔다. 케네디 대통령의 백악관 시절, 집무실서 나눈 대화 녹음내용을 추린 책이다. 케네디 딸인 캐럴라인과 브라운大의 대통령 역사학자인 테드 위드머가 엮었다. 올해 케네디 대통령과 관련된 책이 잇달아 출간되는 것은 좀 이례적이다. 우리 시대가 그만큼 케네디 대통령의 죽음과 그의 리더십을 아쉬어 하고 있다는 반증인가. 헨리 홀트 & 컴퍼니 出刊, 하드커버 336쪽, 16.28 달러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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