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18 16:50 (목)
海域世界에서 미래를 읽어내려는 이유
海域世界에서 미래를 읽어내려는 이유
  • 김 승 한국해양대 HK교수·한국근현대사
  • 승인 2012.09.27 15: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교수신문-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_ 인문학,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⑰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

2010년 6월에 개최된 해항문화 시민아카데미 강좌
근대사회는 민족과 영토, 주권과 국민 등을 강고하게 결합시킨 국민국가를 탄생시켰다. 국민국가는 수세기에 걸쳐 제국과 식민, 인종과 종교, 민족 간의 갈등을 통해 성장해 왔다. 21세기 인류가 인종과 종교의 편견에서 벗어나 호혜평등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국민국가의 패러다임은 물론이고 세계시스템형 글로벌라이제이션에서도 벗어나야만 할 것이다. 이런 과제들을 극복하고 새로운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서 우리는‘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이라는 깃발을 들었다.
 
한국해양대 국제해양문제연구소는 2008년 인문한국사업에 선정돼‘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이란 어젠다를 추진하고 있다. 해역세계에서 이루어지는 사람, 문화, 물자의 이동은 해항도시간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거기서 파생되는 해항도시간 문화적 혼종성, 잡종성, 크로스보더성 등은‘해항도시의 문화교섭학’의 어젠다에서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다시 말해 기존의 ┾域세계 중심의 패러다임을 해체하고 교류와 소통의 공간으로서 海域세계를 재구성하는 것이 본 연구단의 최종목표다.

연구단은 전체 어젠다를 수행하기 위해 각 단계별 연구주제로 해항도시의 역사적 형성(1단계), 해항도시의

사회와 문화(2단계), 해항도시의 유니버설리즘(3단계) 등을 설정했다. 연구단은 지난 4년간 국내학술대회 16회, 국제학술대회 8회, 시민강좌 8회(35강) 등을 개최했다. 연구 성과물로 전문학술지 <해항도시문화교섭학> 6호, 교양문고 13권과 함께 저역서 7권을 발간했다.

이중 대표적 역서로『동인도회사와 아시아의 바다』(이하‘동인도’)와『바다의 제국』(이하‘바다’)을 들 수 있다. ‘동인도’는 기존의 유럽중심주의적 역사상을 비판하고 16세기에서 18세기까지 아시아의 바다에서 활동한 유럽 동인도회사들의 역사적 전개와 그들이 이룩한 해역 네크워크의 부침을 소개함으로써 학계와 시민들에게 횡적 세계사로서 해역세계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바다’는 19세기 영국의 주권국가 원리가 동남아시아에 도입되기 이전 해역아시아로서 존재한 동남아시아의 역사적 모습을 설명해, 육지사와 일국사에 길들여져 있는 학계와 일반인들에게 다양한 역사의 실체를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이와 함께 『신편부산대관』(2010)은 일제강점기 재부산 일본인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사진과 함께 보여줌으로써 해항도시 부산의 근대사회상을 복원한 귀중한 연구성과라고 하겠다.

연구단은 연구원들의 시야를 확대하고 외국의 앞선 해양인문학의 방법론을 수용하기 위해 국내외의 석학 초청 콜로키움을 총 32회 개최했다. 초청된 대표적 석학으로는 중국 해양인문사회과학의 창시자인 楊國禎 厦門大 교수, 일본 해역사의 권위자인 하네다 마사시 도쿄대 동양문화연구소장, 해항도시의 위생과 전염병 분야의 권위자인 마크 해리슨 영국 옥스퍼드대 의학사연구센터 소장 등을 꼽을 수 있다.

석학초청을 비롯해 국외 해양인문학 관련 전공자들과 항시적으로 교류할 수 있었던 것은, 본 연구단이 중심이 돼 2010년 4월 동아시아 5개국 해항도시 소재 10개 대학 해양관련 연구소와 함께 세계해양문화연구소(WCMCI)을 결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연구단은 세계해양문화연구소의 사무국 일을 맡아 연구소간 정보와 자료를 상호 공유하고 또 각국 연구원들의 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연구원들은 1단계를 거치면서 팀별 세미나와 월례발표회를 통해 각자의 분절된 연구패턴을 극복하고 연구에너지를 통섭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기법들을 터득하게 됐다. 연구 성과의 사회적 확산을 위해 유람선을 이용한 선상아카데미식 시민강좌도 운영했다. 더불어 KBS부산방송총국과 10년간 총 15회에 걸친‘해양문화 2020 프로젝트’를 체결하고 세계 주요 해항도시의 다큐멘터리를 제작, 방송해 현재까지 말라카를 비롯한 6곳의 해항도시를 방영했다. 장기지속적인 어젠다 수행을 위해 2010년 석박사과정을 개설해 학문후속세대 양성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2단계 과정을 진행하고 있는 연구단은‘아시아해역질서 변화와 네트워크’에 초점을 맞춰 두 개의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결과물은 2013년 하반기에 단행본으로 출간될 예정이며, 2014년 2단계가 완료될 때까지『해항도시와 해역세계 : 이론, 방법, 실제』등을 비롯한 다수의 연구 성과물을 발간할 것이다

 

김 승 한국해양대 HK교수·한국근현대사
부산대에서 박사를 했다. 최근의 주요 논저로「개항 이후 부산의 일본거류지 사회와 일본인 자치기구의 활동」, 편역서로『신편부산대관』등이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