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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학생들, 대만대학 유학 꺼린다
중국학생들, 대만대학 유학 꺼린다
  • 김영철 편집위원
  • 승인 2012.09.2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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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규제 등으로 흥미 잃어
▲ 오성홍기 앞의 중국 대학생 <출처.로이터>
대만에도 대학이 많다. 165개의 대학이 있다. 문제는 대학의 수가 이렇게 많지만, 매년 대학에 진학하는 입학생들의 수가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산아율을 매년 떨어뜨리는 저출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대학신입생들이 줄어드는 관계로 적지 않은 대학들이 폐교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대만 교육당국은 이처럼 매년 줄어드는 대학입학생 보충을 위해 해외에도 문호를 개방하고 있지만 갖가지 규제 때문에 신통찮은 결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이와 관련해 급기야 지난해부터는 본토인 중국에까지 대학의 문호를 개방했다. 중국 학생들의 대만대학 입학을 허가한 것이다. 이 정책을 시행할 당시만 해도 중국과 대만이 같은 언어와 문화의 뿌리를 공유한 관계로 많은 중국학생들이 몰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와 함께 공산사회가 아닌 민주사회의 고등교육을 추구하는 학생들이 많을 것으로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시행 두 해째인 올해까지 그 실적은 연 1천명에도 못 미치는 미미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만 교육성 통계에 따르면 올 가을학기에 모두 987명의 중국학생들이 등록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 수치는 지난 해 928명과 비슷한 수준이다.

이 수치는 중국 괉이지만, 대만과 같은 민주교육 시스템을 갖고 있는 홍콩 대학들에 지난해 4천582명의 중국 학생들이 등록한 수치에 비하면 5분의 1밖에 안 되는 저조한 수준이다. 홍콩에 비해 대학 수가 많다고 자랑하는 대만의 체면이 말이 아닌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대만 당국은 본토의 중국학생들을 유치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나섰다.

중국학생들이 대만대학에 진학하는 것을 꺼리는 주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이 아니라 중국학생들에게 적용되는 대만 당국의 엄격한 여러 규제 탓이다. 무엇보다 대만 당국은 중국학생들이 본토에서 여러 교육적인 옵션을 거쳐 유학자격을 획득했는데도 불구하고 대만대학 진학에 그들 나름의 학문적 수준을 요구하고 있는 점이다.

이와 함께 미국이나 홍콩의 대학들과는 달리 유학의‘메리트’라고 할 수 있는 장학제도가 중국학생들을 대상으로는 시행되고 있지 않다는 점도 중국학생들의 대만 유학을 꺼리게 하는 요인 중의 하나라고‘대만사립대학협회’리 공친 총서기의 말을 인용해 <월스트리트 저널>은 지적한다.

이런 상황을 깨닫게 된 대만당국은 이와 관련해 규제를 완화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장학금제도의 시행을 포함해 중국학생들이 대만대학에 재학 중 생활비 마련을 위한‘파트타임’의 일을 할 수 있게 하는 방안 등이다. 중국학생들은 대만대학 재학 중엔 취업이 금지되고 있으며, 졸업 후 취업을 원할 경우 자격시험을 거치게 하고 있다.

마 잉주 대만 대통령도 중국유학생들에 대한 규제 완화에 목소리를 보태고 있으며, 한편으로 대만 의회는 중국학생들에 대한 의료보험 시행을 검토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은 전했다.

김영철 편집위원 darby4284@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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