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준형 중앙대 교수(법학과)가 1방학동안 읽은 도서목록을 정리하고 있다. |
정보법, 언론법을 연구하는 이인호 교수는 방학 때 ‘밀린 숙제’들을 할 계획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동안 한국정보보호진흥원을 비롯한 여러 곳에서 청탁 받았던 원고들을 쓰느라 방학이 너무 짧을 것 같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이야기 도중 갑자기 “이거 개인적인 인터뷰로 기사 나가는 겁니까?” 하고 묻더니 그러면 인터뷰에 응할 수 없다고 한다. 더 열심히 공부하는 교수들도 많은데 공부한다고 내세우기가 부끄럽다는 것. 그러면서 ‘우수교수’로 선정됐다는 이종명 교수를 추천한다.
행정법과 유전법을 접목시키고 있는 이종명 교수는 방학 동안 ‘유전자 변형 생물체 안정관리’에 대해 연구할 예정이다. “아무리 좋은 연구·기술이라 할지라도 국민들의 호응을 얻지 못하면 실용화하기 어렵다”는 이 교수는 유전자 변형체를 관리하는 과정에 국민들의 여론을 최대한으로 가장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중이다.
나오는 길에 빼꼼히 열린 연구실에서 열기가 느껴져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가 던진 방학 계획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에 선뜻 ‘매일 연구실에 나오게 될 것’이라는 대답이 들려온다. 이 연구실의 주인공인 이준형 교수(민법)는 그동안 외국에서 주문했던 신간서적들을 읽느라 방학 내내 바쁠 것 같다고 담담하게 이야기한다.
휴가철을 맞아 모두 ‘놀러갈’ 계획을 세우느라 바쁜 와중에 방학을 이용해 모자란 공부를 보충할 생각으로 가득한 이들 교수들의 학업 열기는 비단 이 대학만의 것은 아닐 것이다. 아무런 사전 예고 없이 찾아갔기에 우연히 여러 교수들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본래 한 명의 교수만 인터뷰하자던 취지와는 달리 ‘여러 명’, 아니 ‘연구에 전념하는 모든 교수들’을 담고 싶었던 이번 취재에서 한여름의 열기보다 더 뜨거운 학문에의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
박나영 기자 imnaria@kyosu.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