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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7호 새로나온 책
657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2.09.17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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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주의 좌파, 철수와 원순을 논하다, 조희연 지음, 한울, 496쪽, 36,000원
성공회대 교수로 정치이론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해온 저자는 이 책에서 1987년 이후 한국사회의 문제에 대한 분석, 권위주의적 신보수정부로서의 이명박 정부에 대한 비평, 안철수·박원순·김진숙 등으로 상징되는 새로운 현상들에 대한 평가와 더불어 진보와 보수 각각에 지금의 사회적 교착상태를 해소하기 위해 필요한 변화와 혁신을 요구한다. 또한 포스트민주화 시대에 공공성 확대를 지향점으로 하는 대안담론을 제시한다. ‘포스트민주화 시대’, ‘권위주의적 신보수정부’, ‘제3의 정치성’, ‘생태민주적 사회(적)민주주의’, ‘사회적 완충 국가’ 등 조금은 새로운 개념들을 통해서 이 시대의 문제에 대한 규정과 대안을 내놓는다. 또한 이른바 진보논쟁을 비롯해 여러 쟁점에 관해 최장집, 손호철, 강준만 등 다른 학자들과의 토론을 정리해 소통을 이끌어내는 한편, 민주주의 좌파의 시각에서 진보뿐 아니라 보수, 특히 뉴라이트에 대해서 합리적이고 과감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 민주주의는 가능한가-새로운 정치 토론을 위한 원칙, 로널드 드워킨 지음, 홍한별 옮김, 문학과지성사, 234쪽, 12,000원
존 롤스의 뒤를 잇는 법철학자이자 진보적 자유주의의 관점에서 발언해 온 로널드 드워킨 뉴욕대 교수는 이 책에서 ‘논쟁을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과도한 정치적 양극화의 조건에서는 공적 관심을 두는 논쟁이 있을 수 없고, 그런 논쟁 없이는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없다고 그는 말한다. 미국 정치가 끔찍한 상태로 오랫동안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테러-안보, 사회정의, 정치-종교 등 커다란 담론들이 서로 얽매여 쉽게 풀리지 않고 있다. 서로를 이해하지 않고 존중하지 않고 있으므로 미국 정치는 논쟁이 없는 ‘전쟁’에 더 가깝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가 제시하는 과제는 두 가지다. 첫째, 정치에 관한 일반적 통념이 유익한 정치 토론을 이루기에 충분한 공통 원칙을 찾을 수 있음을 주장한다. 둘째, 그 공통 원칙들이 우리를 갈라놓는 중대한 쟁점에 미치는 힘과 영향력을 드러내려고 한다.

■ 비서구 세계의 대중음악: 입문적 고찰, 피터 매뉴얼 지음, 박홍규·최유준 옮김, 아카넷, 672쪽, 33,000원
한국연구재단 학술명저번역총서-512. 서구 팝 음악의 빠른 확산 때문에 대다수의 비서구 세계는 자신들만의 문화적·지역적·전통적인 음악들을 잃어갔다. 학술적으로는 ‘민속음악’이나 ‘고전음악’만이 저술됐고 ‘비서구’ 세계의 ‘대중음악’은 아무도 눈길을 주지 않았다. 하지만 비서구 세계의 대중음악들이 서구 팝 음악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종족음악학자이며, 뉴욕시립대 교수인 저자는 대중음악의 개념을 전제로 하고 자신의 비서구 세계의 대중음악의 가능성을 역설한다. 오늘날 우리는 예전과 다른 풍부하고 새로운 개념의 비서구 팝 음악 장르를 접하고 있다. 또한, 비서구 팝 음악 장르는 서구적 요소들을 차용하고 있지만 자신들만의 방식으로 근대성의 긍정과 그 문화 속의 여러 모순들을 표현해낸다. 이러한 비서구 팝 음악 장르의 가능성에서 우리 한국의 현재 음악계의 위치와 그 안의 문제 해결 방안을 모색해볼 수 있을 것이다.

■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미셸 푸코 지음, 오트르망(심세광·전혜리·조성은) 옮김, 도서출판 난장, 480쪽, 29,000원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생명관리정치의 탄생: 콜레주드프랑스 강의 1978~79년』에서 미셸 푸코는 신자유주의에 대한 통상적인 비판을 비판하고 있었다. 신자유주의를 정확히 끄집어내지 못하는 비판은 신자유주의를 결국 무화해 버리거나, 혹은 더 악화된 것에 불과한 것으로 만든다고 역설한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통치성의 관점에서 분석함으로써 ‘생명관리정치의 일종’이라 말한다. 가장 최근에서야 거론 되고 있는 이 ‘생명관리정치'를 30년 전에 말한 그의 텍스트는 동시대적이고 살아 있는 텍스트라고 말할 수 있다. 그리고 신자유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계보학적 성찰을 통해 제시하는 미셸 푸코만의 철학과 논의가 이 책에 저술돼 있다.

 

 


■ 저우언라이, 오늘의 중국을 이끄는 힘, 이중 지음, 역사의아침, 350쪽, 14,000원
중국공산당의 영원한 표상 ‘저우언라이’를 통해 중국공산당의 역사를 살피고, 나아가 중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 책이다. 그 자체로 중국공산당의 혁명 역사인 저우언라이의 일생을 일화 중심으로 쉽게 풀었으며, 그 안에서 중국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원동력, 중국공산당의 역사와 그 저력을 함께 탐색했다. 저자는 중국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고, 앞으로 더 나아가기 위해서는 더 이상 마오쩌둥에 천착하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그 대안으로 이 책은 저우언라이를 제시한다. 저우언라이는 중국공산당의 지도자들 중에서도 가장 고상하고 순수하고 도덕적이며, 저급한 취미와는 거리가 먼, 최고 경지의 정신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된다. 제대로 된 한 사람의 지도자가 한 나라의 운명을 어떻게 바꾸어놓았는지를, 저우언라이와 중국공산당의 역사로 분명히 보여준다.

■ 진보의 새로운 조건들, 이정우 지음, 인간사랑, 248쪽, 15,000원
삶의 혼란 속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때때로 멈추어 서서 지나간 시간들을 반추해 봐야 한다. 이것이 역사철학(philosophy of history)의 역할이다. 우리는 해방 이후 자유주의의 형태로든 사회주의의 형태로든 또는 민족주의의 형태로든 다분히 목적론적 역사철학의 그림자 아래에서 사유하고 행동해 왔다. 1990년대에 미셸 푸코의 등장과 더불어 목적론적 역사철학의 한계가 노정됐고, 역사에 대한 불연속적 이해라든가 미시사라든가 하는 새로운 방식의 사유들이 등장하게 됐다. 이 저작은 모든 것들이 혼란하고 모호한 오늘날 역사를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로써 윤리와 정치가 가야 할 길이 어디인지를 생각해 보려 한다. 목적론적 역사철학이나 또는 역사철학 자체의 거부를 넘어서 ‘반복과 차이’라는 새로운 역사철학적 구도로 역사를 바라보고, ‘타자-되기’ 또는 ‘소수자의 윤리학 및 정치학’이라는 윤리학적-정치학적 비전을 모색하고 있다.

■ 철학의 전환점-터닝 포인트로 재구성한 서양철학의 역사, 최재식 외 지음, 프로네시스, 852쪽, 35,000원
입문서를 섭렵하고 기초 단계에서 더 나아가고 싶은 이들을 위한 서양철학사 책이다. 단순 흥미 위주의 인문교양서를 지양하고, 기초적인 인문 지식을 갖춘 독자들의 수준에 맞추었다. 철학은 형이상학으로부터 미학에 이르기까지 전공이 다양하다. 더욱이 그 논의의 전문성으로 인해 해당 전공자가 아니면 수박 겉핥기식의 논의가 될 위험성이 큰데, 이 책은 각 전공영역에서 오랫동안 연구와 교육을 맡아 온 교수들이 직접 전공영역에 대한 자신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서술하고 있는 점이 특기할 만하다. 또한 저자들이 전환점이라는 기획의도에 맞는 원전의 핵심 내용을 직접 번역하고, 그 내용을 중심으로 논의를 이끌어 나감으로써 독자로 하여금 원전, 나아가 서양 고전 읽기의 묘미를 충분히 느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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