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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르네상스 일구는 게 목적”
“진정한 르네상스 일구는 게 목적”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9.17 13: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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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플라톤아카데미 김상근 책임연구교수

“지금 인문학이 대세입니다. 그런데 인문학 교육을 담당하는 대학은 위기라고 말하고, 대학 밖은 그야말로 호황이죠. 위기와 대세가 동시에 빚어지는 이상한 현상이 한국 사회에 일어나고 있어요.”

이번 동양고전 독서프로그램을 기획한 김상근 연세대 교수(연합신학대학원)는 국내 인문학계에 대해 할 말

플라톤 아카데미 김상근 책임연구교수
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대안 없는 비판이 아닌 미래를 위한 구체적인 아이디어들을 제시했다. 타고난 긍정적인 에너지가 느껴졌다.

플라톤 아카데미 재단은 SK의 후원으로 인문학 심화와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김 교수와 함께 르네상스의 발현지 피렌체를 방문했던 SK 고위 관계자는, 인간을 발견하고 자아 정체성을 실현케 한 르네상스의 힘에 놀랐다. 그리고 이‘부활’을 가능케 한 것이, 예술과 인문학의 가치를 알아본 메디치 가문 같은 후원자였음을 깨달았다. 플라톤 아카데미의 아이디어가 태동한 순간이었다.

그 뜻에 공감한 김 교수는 2009년 안식년을 온전히 플라톤 아카데미 설립에 바쳤고, 이듬해 11월, 마침내 플라톤 아카데미의 문을 열었다. 인문학 세미나, 고교생을 위한 인문학 교실(책 읽는 토요일), 학회·학술지 지원, 인문학 고전 오디오북 보급사업, 지식나눔콘서트‘아이러브人 ’, 동양고전 독서프로그램까지 플라톤 아카데미의 모든 활동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김 교수는 인문학의 가치를 알아보고 적지 않은 규모를 후원하는 분들 때문에라도 더 열심히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많은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데 필요한 인력은? 4명의 연구교수, 5명의 연구원, 2명의 행정 직원이 다 해내고 있다. 아이디어를 내고, 자문위원들에게 검증을 거치고, 기획 및 섭외, 실제 행사장에서 브로슈어 나눠주는 일까지 모두 이 11명이 감당한다. 

인문학이란 특성 때문에 기획도 만만치 않을텐데 어떻게 이 많은 일을 해나갈까. 김 교수는 철저한‘헌신’으로 똘똘 뭉친 연구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미시건대, 서울대, 예일대 출신의 실력 쟁쟁한 연구원들이 보수 때문이 아니라, ‘목적에 이끌리는 삶’을 살고 있기에 플라톤 아카데미의 기획들은 시간이 갈수록 빛을 발한다고 말했다.

플라톤 아카데미를 하나의 몸처럼 움직이는‘목적’을 두고 김 교수는“대한민국의 르네상스를 만드는 것입니다. 지금의 한류 열풍이나 싸이 드롬과는 달라요. 한국의 진정한 르네상스는 인간이 발견됐을 때, 내면의 가치, 본질이 드러날 때 도래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겁니다. 유럽의 르네상스가 그랬듯이요”라고 말했다.

그는“지하철에서 스마트폰으로 게임하는 아이들을 보며 절망하고 비난할 것이 아니라, 대안을 제시해줘야 하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하면서 "이 아이들에게 르네상스의 꿈, 창조의 기쁨을 알게 해 주는 것이 인문학자의 몫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실제로‘책 읽는 토요일’프로젝트나‘책 읽는 도시’(부산, 울산, 제주 편) 프로젝트를 진행해 보면, 인문학에 대한 중고생들의 관심과 호응이 대단하다고 덧붙였다.

‘부자는 후원하고 학자는 지식을 나눈다’는 헌신의 마음으로 후원기업과 연구원들이 뭉친 플라톤 아카데미 재단. 김 교수를 비롯한 64년생이 이끄는 플라톤 아카데미는 10년 뒤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플라톤 아카데미가 한국 인문학계에 던진 신선한 충격이 어떤 미래를 가져올 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하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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