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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천700명 대중이 모였다 이들을 사로잡은 힘은?
8천700명 대중이 모였다 이들을 사로잡은 힘은?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9.17 12: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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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 새로운 실험, SK그룹이 후원하는 플라톤 아카데미

지난 4일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시작한 한 인문학 강좌가 심상치않다. 매주 화요일, 전일정 무료 강연이다. 석학강좌, HK연구소 인문학 강좌, 구청 및 문화센터 강좌까지,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접할 수 있는 인문학 강좌들 중에서‘동양고전, 2012년을 말하다’는 단연 대중과 가장 가까이 있다. 9월 네 번의 강좌에 8천700명이 신청할 정도로 인기가 많다.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열린 인문학강좌가 학생들의 폭발적인 호응을 받고 있다. 이 강좌를 후원한 플라톤아카데미의 아이디어가 빛을 냈다. (사진=연세대학술정보원)

첫 번째 강의인 김언종 고려대 교수(한문학)의‘시경’과 두 번째 강의인 신정근 성균관대 교수(유학동양학)의‘논어’를 듣기 위해 온 사람들로
1천500명을 수용하는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이 통로까지 넘쳐났다.

연세대 학술정보원이 주관했지만 실제로 이 행사를 기획한 곳은 (재)플라톤 아카데미이다. (재)플라톤 아카데미는 그 이름처럼 아테네의‘아카데메이아’와 피렌체의 르네상스의 정신을 계승하는 목적으로 2010년에 설립된 단체다. ‘성찰의 인문학’을 모토로 설립된 국내 최초의 인문학 지원재단인 플라톤 아카데미는 SK그룹의 후원으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김상근 연세대교수(신학대학원)를 비롯해 김윤정 연구원, 유경화 부장 등 11명의 재원이 플라톤 아카데미의 주요 멤버다.

동양고전 강좌에 쏠린 폭발적 호응에 대해 플라톤아카데미의 김상근 책임연구교수는“강사 중에 연세대 출신은 한 명 뿐인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개인의 호불호나 편견 없이, 한국 사회를 진심으로 끌어안는 마음으로 인문학 강좌를 준비했다. 청중의 뜨거운 반응을 보면 우리 사회의 미래가 분명 있음을 느낄 수 있다”라고 말했다.

대기업의 후원을 받지만, 활동내용과 분야는 여느 대학 연구소나 연구재단의 수준과 대등해 보일 정도다. 심화, 확산으로 나뉜 사업 분야에서 심화 사업으로 국내 우수 연구자에게 연구비와 공간을 제공하고 학회 및 학술지도 지원한다. 한국학에 권위있는 스탠포드대에‘한국학 석좌제도’를 설치해 기금을 후원하기도 했다.

확산 사업으로는 현재 열리고 있는 동양고전 독서프로그램을 비롯, 월례 정기 인문학 세미나 『지혜의 향연』, 10대를 위한 인문학 교실『책읽는
토요일』, SBS와 함께 다큐멘터리 제작, 지식나눔콘서트, 고전 오디오북 라디오 등이 있다. 올 하반기 가장 주력하는 사업인 동양고전 독서프로그램은 오는 12월까지 총 11회가 더 남아있다.

대학 외부에서 시작된 플라톤아카데미의 새로운 실험이 위기의 대학인문학에 새로운 활로가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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