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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픔·분노·사랑 …‘감성’의 역동성과 만난 호남학
슬픔·분노·사랑 …‘감성’의 역동성과 만난 호남학
  • 김창규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HK교수·중국사
  • 승인 2012.09.17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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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_ 인문학,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16)전남대 호남학연구원

김창규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HK교수·중국사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은 ‘세계적 소통 코드로서의 한국 감성 체계의 정립’을 의제로삼아 2008년부터 인문한국(HK) 사업을 수행해 오고 있다. 연구원은 인문학이 한국 사회와 문화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도록 학제 간 통합 연구를 기반으로 한국의 감성 체계를 정립하고, 이를 세계적 소통 코드로 전환하는 것을 장기 비전으로 설정하고 있다.

동시에 한국적 감성을 창의성과 파급 효과가 탁월한 유력한 문화 자원으로 개발하고, 한국적 감성을 문화자원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며, 감성인문학 강좌 개설을 통해 시민들의 다원적·민주적 소통 능력을 배양시키려 한다. 3단계로 설정된 연구사업은 지역을 출발점으로 삼아 한국 그리고 동아시아로 연구의 지평을 확장하게 된다.

근대의 도구적 이성과 합리성이 과학과 물질문명의 발달을 가져온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간의 소외와 인간성의 황폐화라는 문제는 해결하지 못한 채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때문에 우리 연구원은 타자화 된 감성의 복권을 목표로, 1단계에서는 감성에 관한 학제 간 연구의 가능성을 탐색하고 연구소 중심의 연구시스템을 구축했으며, 2단계에서는 다학문 횡단형 연구의 심화와 연구원의 자율성과 독립성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3단계에서는 어젠다에 대한 학문 재생산 구조의 제도화와 자생성을 갖는 연구원으로 정착시키려 한다.

이제까지 연구원이 쏟은 노력은 적잖다. 어젠다 연구를 위한 학술행사로 국내학술대회(4회)를 개최해 왔으며, HK사업단 간 공동연구의 심화와 교류 확대를 위해 연합학술대회(3회)를 개최했다. 연구의 국제적 확장과 그 결과의 공유를 위해 국제학술대회(3회)를 개최했으며, 호남학연구원 협정연구소인 안휘대 휘학연구중심, 오키나와국제대 남도문화연구소와도 국제학술대회를 매년 개최했다. 이와 동시에 지역학 연구를 통한 지역문화의 발굴과 보존에도 큰 노력을 기울여 연구원의 기반 확장과 위상을 강화하려 했다.

노력만큼 성과 또한 따랐다. 감성 연구에 대한 개별적 성과는 100여 편이 넘는 논문으로 발표됐으며, 연구 성과의 확산과 집적을 위해 감성 관련 전문 학술지 <감성연구>를 발행하고 있다. 학문후속세대 양성에도 정성을 기울여 박사과정 대학원생을 기존의 연구보조원 개념에서 탈피해 박사연구원으로 선발해 각종 연구 활동에 참여시켰다. 그 결과 30여 편이 넘는 어젠다 관련 연구 논문이 발표됐다.

전남대 호남학연구원은 연구성과의 확산과 집적을 위해 전문학술지 <감성연구>(사진 왼쪽)를 발행하는 한편 학술총서를 꾸준히 펴내고 있다.
단행본으로는 감성 연구의 가능성을 탐색한 『감성담론의 세 층위』, 호남인들의 감성적 소통을 밝힌 『호남의 감성, 통하다』, 한국인과 동아시아인의 사유에서 감성의 흔적을 추적한 『유교·불교·도교의 감성이론』 등을 발간했으며, 일본 사상에 내재돼 흐르고 있는 감성적 전통을 살핀 『일본사상의 감성 전통』을 번역 출간한 바 있다. 그리고 문화론적 층위에서 대중음악의 미시적 권력관계를 추적한 『음악문화와 감성정치』, 고전을 통한 한국인의 감성 읽기를 시도한 『고전과 감성』 등 개별 총서도 주목에 값한다.

연구결과를 사회적으로 확산시키고 동시에 시민들의 민주적 소통 능력과 인문학적 소양을 배양시키는 데도 정성을 기울였다. 예컨대 ‘청소년과 엄마가 함께 듣는 인문학이야기’, ‘인문학으로 수다 떨기’, ‘인문씨네토크’ 그리고 중소기업 임직원을 대상으로 인문적 교양을 향상시키기 위한 ‘기업혁신프로젝트, 인문학 강좌’ 등이 그것이다.

현재 우리 연구원은 2단계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1단계의 연구 성과와 경험, 그리고 수집한 기초 자료와 정보들을 토대로, 한국사회의 역동성과 변화를 적절히 묘사할 수 있고 국제적인 비교연구에도 유용할 수 있는 감성 연구의 지표로 ‘슬픔’, ‘분노’, ‘사랑’을 설정했다.

1차년도에는 ‘우리시대의 슬픔’, ‘전쟁, 그 감성적 혼돈과 상흔’ 등을 주제로 다양한 학술활동을 수행했고, 개별 연구 주제 외에도 『우리시대의 슬픔』(가제)이라는 총서를 12월에 출간할 예정이다. 2차년도에는 분노라는 감성이 사회적 관계망과 역동성의 틀 안에서 표출되는 여러 양상과 그 메커니즘을 규명한다. 이 연구는 한국 사회에서 ‘분노’라는 감성의 사회성과 역동성을 문화사적 측면에서 탐구함으로써 감성인문학의 지평을 확장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김창규 전남대 호남학연구원 HK교수·중국사
전남대에서 박사를 했다. 중국과 한국사에서 ‘감성’이 역사에 어떻게 개입하는지에 관심을 기울이는 한편 이러한 감성의 현대적 ‘변용’과 ‘지속’ 등을 이데올로기적·문화론적 측면에서 탐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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