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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입’으로 주름 깊어가는 지방 사립대
‘편입’으로 주름 깊어가는 지방 사립대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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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30 14:16:00
전국 대학들이 일제히 편입생을 모집함에 따라 대학들의 학생 ‘부익부 빈익빈’현상도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에서는 고려대, 숙명여대, 동국대, 명지대 등 33개교가 일제히 편입생 선발에 들어갔다. 영남 지역에서 편입학을 실시하는 대학은 경상대, 영남대, 한동대 등 19개교로 수도권 다음으로 많고 호남 12개교, 충청 6개교 등 총 74개 대학에서 편입학을 실시한다.

그러나 수도권 대학은 편입학을 실시하는 숫자도 많은데다 ‘수도권 프리미엄’까지 있어 그 파장은 고스란히 비 수도권 대학들의 몫으로 돌아간다는 것이 지방대학들의 입장이다.

현재 편입학 인원을 모집중인 호남의 한 사립대 입학관리자는 “학생이 많이 오지 않고 있다”라며 “뽑기는 어렵고, 기회만 되면 서울쪽으로 빠져나가려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취업난이 계속되고 ‘입학한 대학=졸업할 대학’이라는 기존의 등식이 희박해지면서 ‘취업 잘되는 수도권 대학’에 대한 선호와 학생들의 철새 같은 이동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는 것이다.

영남의 한 사립대 입학관리자는 “도리가 없다”며 지방대의 열악한 현실을 개탄했다. 조만간 더 많은 대학들이 미충원율을 앞에 두고 속을 끓일 것으로 보이지만 이런 상황이 섣불리 언론에 밝혀지기는 누구나 꺼려하는 눈치다. “살아남기 위해서 학생 구미에 맞는 식으로 대학을 특성화해야 할 것 같다”라는 어느 입학관리자의 말처럼 최근 편입학 문제는 지방대 문제는 물론 기초학문고사와 상업주의 등 대학가의 모든 난제를 포괄하고 있다.

한편 편입학을 둘러싸고 지방대와 수도권 대학 사이에 깊어지는 갈등이 ‘지방 국립대’와 ‘지방 사립대’ 사이에서도 불거져 나오고 있다.

내년초부터 충남대가 일반 편입학을 실시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인근 지역 사립대들이 이에 대해서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는 것이다. “지역 인재의 이탈을 막을 수 있다”는 충남대 측 입장과는 달리 한 사립대 관계자는 “수도권 대학과 경쟁하는 것만도 벅차다”며 난색을 표시했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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