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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전임 차관예우?”…과기부, “전문가 판단 존중!”
경희대, “전임 차관예우?”…과기부, “전문가 판단 존중!”
  • 손혁기 기자
  • 승인 2002.07.3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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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분야 우수연구센터 선정결과 ‘의혹’ 시비
1백억원 규모의 우수연구센터 선정을 둘러싸고 경희대와 과학기술부가 공방을 벌이고 있다. 천문학분야 우수연구센터 본심에서 탈락한 경희대는 “천문학과도 없는 세종대가 선정된 것은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과학기술부 전 차관이 부총장으로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관련기사 3면>

현재까지 경희대측은 자체 조사자료를 근거로 불공정 심사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경희대 우주과학과는 설립된지 17년이 된데 반해, 세종대는 올해 지구정보과학과에서 천문우주과학과로 분리했으며 아직까지 교육부 인가조차 나지 않은 상태이며 △대학원생이 참여한 연구논문수는 우주과학학회지의 경우 경희대가 35편인데 반해, 세종대는 3편, 천문학회지는 경희대 8편인데 반해 세종대는 한편도 없고 △경희대의 대응자금은 25억원인데 반해, 세종대는 14억7천만원 △경희대 센터장의 SCI논문수는 16편인데, 세종대는 5편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에 일부언론에서는 세종대 부총장이 전 과학기술부 차관이라는 것을 들먹이며 ‘과기부도 전관예우’·’연구비도 전관예우’라는 제목의 기사로 선정결과에 의혹을 제기했다.

반면 과학기술부는 답변서와 해명자료를 통해 ‘탈락한 대학들의 일상정인 이의제기’로 치부하고 있다. △경희대와 세종대의 비교가 아니라 ‘경희센터(8개기관)’와 ‘세종센터(9개기관)’의 연구능력을 비교하는 것이며 △참여교수들의 1인당 연구논문수와 평가위원들의 전문적인 판단 등 복합적인 요소가 고려되는 부문에서 세종대가 앞섰고 △과학재단의 인력풀에서 뽑힌 관계자들의 심사결과에 따랐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과학재단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경희대측의 반발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과학재단의 해명대로라도 세종대가 선정되는 결과가 생길 수 없다는 것이다. 연구팀별 평가를 하는 1차 서면평가(1백점), 2차 발표평가(1백50점)까지 경희대측이 앞섰으며, 배점이 가장 작은 3차 현장평가(50점)에서 결과가 역전됐는데, 현장평가는 주관대학만을 평가하는 것으로 팀간 비교라는 과학기술부의 해명이 틀리다는 것이다. 또 3차 현장평가에서 센터의 연구환경과 개방성에 대해 평가해야 하는데 10명의 심사위원 가운데 천문학 전공자가 단 1명 뿐으로 공정한 평가가 어려웠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과기부는 3차평가 결과 “센터의 연구환경(20점)에서는 경희대가 우세했으나, 주관대학의 육성의지(30점)에 해당하는 부문에서는 세종대가 우세를 보였다”고 답변했다. 또 “주관대학의 육성의지는 단순히 대학의 부담금이 많다고 우수하다고 볼 수 없으며, 대학의 발전목표, 보직자의 육성의지, 대학연구관리제도 등 종합적인 평가항목들이 고려된다”라고 해명했다.

양측의 주장은 팽팽하다. 경희대측은 객관적 수치에서 앞서고 있기 때문에 승복할 수 없다는 것이며, 과기부는 전문가의 복합적인 판단이 고려된 것이기 때문에 의혹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가운데 경희대 대학원 학생들은 한달이 넘도록 알음알음으로 자료를 수집하고, 언론사, 청와대,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원회 등을 찾아 탈락의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손혁기 기자 pharos@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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