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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의 목소리] 2002년 하계 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의 쟁점
[현장의 목소리] 2002년 하계 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의 쟁점
  • 교수신문
  • 승인 2002.07.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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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재정 지원에 목마른 대학…자구책으로 구조조정 내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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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비바람을 동반한 태풍 라마순이 제주도 전체를 뒤흔들고, 예상치 못하게 섬에 갇힌 전국의 대학 총장들은 “오히려 잘 됐다”는 반응이었다. 때마다 들려오는 비행기 결항 소식에 토론은 길게 이어졌다. 김우식 한국대학교육협의회 회장은 “회의에 참석하는 총장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급격하게 줄어들었던 예년과 달리, 올해 세미나의 회의 참석율은 역대 최고인 듯하다. 궂은 날씨가 좋을 때도 있다”라며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결과가 있기를 주문했다. 그러나 각 대학들의 상황을 모두 공유하면서 대학의 위기를 극복할 만한 대안을 찾기에는 사흘은 너무 짧았던가. 세미나가 끝나고비바람은 그쳤지만, 각 대학들마다 골머리를 앓고 있는 고민들은 끝이 보이지 않는 듯했다.

대학 총장들의 고민이 주어진 상황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지만, 대학총장들은 “대학이 혁신적으로 변해야 한다”는 것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는 듯 한목소리를 냈다. 지난 4일부터 사흘간 제주도 롯데호텔에서 ‘대학 경영 혁신 전략과 새로운 리더십’을 주제로 개최된 하계 대학총장 세미나 및 임시총회는 연구중심대학 발전 방안, 이공계 기피현상, 지방대 위기 등 최근 쟁점이 되는 사안들을 중심으로 이뤄졌으며, 분과별로 강한 주장들이 잇따라 제기돼 눈길을 끌었다. 이번 세미나에서 발표된 주요내용을 요약해 싣는다.

"혁신적인 경영전략 도입해야"(조정원 경희대 총장)

새로운 세기와 함께 밀어닥친 세계화의 물결은 대학으로 하여금 무한경쟁체제에 돌입하게 만들었다. 대학들은 이제 대학의 효율적이면서도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영전략을 세워야 한다.

첫째, 대학은 경영돼야 한다는 의식 개혁이 먼저 이뤄져야할 것이다. 기업 경영방식을 과감히 도입해 수요자 중심의 교육경영체제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총체적 품질 경영’ 시스템을 도입하고, 전문가들의 지식을 공유할 수 있도록 네트워크 체제를 구축하는 등 ‘지식경영’의 도입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둘째, 대학은 경쟁의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 공정한 평가시스템을 바탕으로 한 교수업적평가제나 연봉제 등과 같은 경쟁체제를 더욱 합리적으로 활성화시켜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대학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내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유사학과들을 통폐합시키고, 교육과정도 학제간의 개방성을 허용한 ‘열린 교육 과정’ 형태로 운영돼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학사 구조조정과 함께 저비용 고효율의 행정구조조정이 병행돼야 한다.

넷째, 대학의 국제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위해서 적정 수준의 재정 확보와 효율적인 운영 방안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가령, 수익사업과 기금모금, 산학협동 프로그램 등을 활성화시켜야 하며, 합리적인 운영을 위해 경영평가제도를 도입하고 공정한 평가에 따른 적절한 인센티브 부여를 고려해야 할 것이다.

“권역별로 20개 大 선정, 연간 5천억 지원”(이광진 충남대 총장)

연구중심 대학의 육성을 통해 대학의 학문과 교육의 수준을 한 차원 높이는 일은 이제 국가적 과제가 됐다.

그간 연구중심대학을 육성하는 정책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BK21 사업은 세계적 수준의 대학원 육성을 통해 대학의 연구력을 획기적으로 증진시키는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이었다. 그러나 BK21사업은 지역간·학문분야간의 격차를 심화시키고, 학문의 다양성을 손상시켰으며, 예산 편성의 비효율성이라는 문제점도 지니고 있었다.

이에 BK21 사업의 문제점들을 극복할 수 있는 연구중심대학 발전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20개 내외 대학을 연구중심대학으로 선정하고, 각 연구중심대학으로 5개 내외의 학문 분야를 집중 육성하도록, 연간 5천억원씩 10년 동안 총 5조원을 지원할 것을 건의한다. 이는 지역간의 격차를 없애고 학문분야를 균형 있게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연구중심대학의 외부연구비 수혜액을 2007년까지 교수 1인당 평균 연간 2억원 이상으로 확충하고, 교수인력의 증원, 대학원 정원 증원, 학부생 정원의 감축 등을 통해 2007년까지 교수 1인당 학부생 15명, 대학원생 5명 이상, Post-Doc 1명 이상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이와 더불어 교수들이 국제수준의 연구업적을 창출하도록 국제수준 학술지에 논문게재를 의무화하고, 보다 엄격한 교수업적평가기준을 마련, 시행할 것을 건의한다.

“이공계 학생 30% 장학금 지급”(박찬석 경북대 총장)

과학기술정책이 과학기술 뿐 아니라 국가안보, 행정, 산업, 에너지 등 국정의 주요 부분에서 핵심기능을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공계 기피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이공계 기피의 원인은 크게 교육정책의 부재와 이공계 졸업생의 사회적 박대감에서 찾아질 수 있을 것이다. 수능과목에서 수학이나 물리학보다 쉬운 과목을 선택할 수 있게 하고, 대학입시에서 교차지원을 허용해 까다로운 이공계보다 인문계를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든 것 등은 교육정책의 부재를 여실히 보여준다. 또한 뿌리 깊은 士農工商의 잘못된 사회 통념과 상대적인 저임금, 짧아지는 과학기술주기에서 비롯되는 고용의 불안전성이 이공계 기피를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공계 인력 양성을 국가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할 필요가 있다. 각종 세금 공제 및 연금 지원 등 이공계 인력에 대한 정부의 우대 정책 및 비전제시가 필요하며, 지방의 인력수요를 창출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해외의 우수한 인력을 유치하거나, 우수 여성 인력 우대 정책을 실시하는 등 이공계 인력의 질적 제고를 위한 정책도 필요하다.

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해 영재교육기능을 강화하면 창의적인 과학기술인력 양성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이공계 교육의 내실화도 꾀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입시 전형 방법도 보완하거나 개선해야 한다. 이를테면 교차지원을 억제해 우수 이공계 학생을 선발하거나, 사회적인 공로연금제를 실시해 우수한 학생을 이공계 학부로 끌어들이는 방법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

또한 대학은 정부의 지원으로 이공계 전공학생에게 현재 정원의 30% 정도 장학생을 선발하고, 대학원생에게는 장학금과 생활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기여입학제와 기업형 대학도 고려해야”(엄영석 동아대 총장)

대학입학 적령기 학생수의 감소, 국제화에 따른 외국대학들의 진출, 교육 관련 비용의 증가 등으로 대학간의 경쟁은 날로 심해지고 있으며, ‘과감한 구조조정’은 이제 시대적 요구가 됐다.

그러나 새로운 제도의 도입과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 지출은 늘어나는 한편 학생수는 날로 감소해 대학의 재정난이 가중되는 형편이다. 이에 대학재정난 해소를 위해서 다음과 같은 대책을 제안하고자 한다.

정부는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여 사립대학예산의 4.2% 정도의 보조금을 적어도 10%까지는 단기간에 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대학은 대학 나름대로 대학 재정운영의 효율화를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지출을 먼저 정하고 이에 맞게 수입을 책정하는 방법을 썼지만, 앞으로는 수입 내 지출의 원칙을 따라야 할 것이다.

대학 행정 제도도 개혁해 인건비 상승을 억제하면서 동시에 관리행정을 효율화시키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또한 대학들이 소유하고 있는 시설들을 풀 가동시키기 위해 사회교육원의 활성화도 필요하다고 본다.

또한 정부는 대학들의 자구노력에 대해 규제를 완화하고, 최대한의 자율성을 부여해야 한다. 이는 기여입학제 도입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다. 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와 기업형 투자로 전환하는 방안 등도 고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방대학육성을위한특별법 제정돼야”(윤덕홍 대구대 총장)

지방대의 위기는 과도한 수도권 집중과 지방의 공동화에 따른 우리 사회의 구조적 모순의 결과이다. 지방대의 위기는 비단 대학만의 문제가 아니라 지방 경제의 위기, 지방 문화의 위기를 불러일으킬 것이며, 더 나아가 지역간 균형발전을 저해해 국가경쟁력 위기의 주요 원인이 될 것이다. 지방의 인재 유출이 수도권과 지방의 균형을 깨뜨리고, 그것이 더욱 지방의 위기를 심화시켜 더 많은 인재들이 수도권으로 유출되는 구조적 악순환은 불보듯 뻔한 현상이다. 이것이 ‘지방대 살리기’를 위한 총체적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이유다.

우선, 지방정부의 권한 강화와 경제력 및 산업체의 지역 분산 등을 포함하는 ‘총체적 지방분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 ‘지방분권특별법’의 제정이 시급하다. 둘째, 제도적으로 우수학생의 장학금을 국가에서 특별지원하는 등 지방대 육성을 위해 적극적인 지역 인재 유치 방안을 마련하거나, 한시적으로 중요한 국가고시 합격자를 지방의 인구비례로 지방대 출신에게 할당하는 지역인재할당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이는 현재 답보상태에 있는 “지방대학육성을위한특별법”이 조속히 제정된다면 이를 곧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 셋째, 지방대 육성과 관련한 중요한 정책을 심의하기 위해 대통력 직속으로 ‘지방대학육성위원회’를 설치하고, 지방대 육성계획 사업을 지원하기 위해 ‘지방대학육성특별회계’를 설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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