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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4호 새로나온 책
654호 새로나온 책
  • 교수신문
  • 승인 2012.08.27 17: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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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덕윤리의 현대적 의의, 황경식 지음, 아카넷, 632쪽, 30,000원

아카넷의 ‘한국의 석학’ 시리즈 첫 번째 권이다. 한국연구재단 인문사회 분야 우수학자(국가석학) 지원사업의 출판 성과물이기도 하다. 한국 윤리학계의 좌장 황경식 교수가 던지는, 한국사회에서의 ‘정의란 무엇인가’, ‘왜 도덕인가’라는 화두를 엿볼 수 있다. 저자에 따르면, 현재 우리는 시민사회적 기반 위에 살고 있는 만큼 덕을 근간으로 하는 소규모 지역공동체 중심의 전통윤리가 오늘날 그대로 재활되기는 어렵다. 또한 현대의 시민사회와, 이에 기초한 시민적 의무윤리가 행복한 인간적 삶을 담보할 수 없다면 우리는 의무윤리에도 안주할 수 없게 된다. 저자는 바로 이러한 현실적 상황에서 좀 더 합당한 윤리적 삶과 그에 적합한 사회구성체의 모색, 그리고 의무윤리와 덕의 윤리가 상보하는 새로운 윤리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 부산언론사 연구, 채백 지음, 산지니, 608쪽, 38,000원

이 책은 부산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있는 저자가 부산 언론의 역사를 한 권으로 정리해 발간한 연구서다. 모두 60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의 이 책은 부산 지역의 언론이 역사적으로 변화, 발전해 온 과정을 통사적으로 정리한 것으로, 19세기 말의 개항 직후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130년에 걸친 부산 언론의 역사에서 주요한 사건들 중심으로 시간적 순서대로 고찰한 역작이다. 저자는 가능한 범위 내에서 부산 언론과 관련된 자료를 최대한 집대성했다. 디지털 자료화돼 온라인으로 서비스되고 있는 각종 문헌과 신문 자료들을 하나하나 열람하고 정리해 그동안 묻혀 있던 부산 언론의 역사와 관련된 많은 사실들을 발굴ㆍ분석한 것은 이 책의 커다란 성과라고 할 수 있다. 아울러 책은 각 시기에 나타난 언론의 발전과 변화 과정을 주요 사건과 계기, 그리고 사회적 경제적 특징과 접목시켜 분석하고 있다.

■ 불온한 생태학, 이브 코세 지음, 배영란 옮김, 사계절출판사, 360쪽, 18,600원

프랑스 조스팽 정부에서 국토개발 및 환경부 장관을 역임했으며, 수학 박사이자 30년째 환경 운동을 전개해오고 있는 저자가 이 책에서 제시하는 ‘탈성장’은 인류의 멸종이라는 최악의 환경 재난을 피하기 위해 우리가 선택해야 하는 최선이자 단 하나의 종착지다. 저자는 학자들의 주장을 빌어 기존의 산업사회를 탈성장의 검소한 사회로 변모시키기 위해 성장에 대한 맹신을 버리고 생산 관계의 구조를 재편하며, 토지의 재분배가 시행돼야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세계 정상들이 모인 회의에서 얼마나 허울상의 대책만 논의되고 있는지 날카롭게 지적하고 복잡한 법 개정 절차를 거치지 않고도 지금 당장 시행할 수 있는 환경 정책들을 제안한다.

■ 아직도 민족주의인가-우리시대 애국심의 지성사, 곽준혁·조홍식 엮음, 한길사, 347쪽, 18,000원

도발적인 제목의 이 책에서 9명의 젊은 연구자들은 ‘애국심’의 지성사를 추적하고 있다. 고대부터 현대까지 ‘애국심’으로부터 ‘민족주의’로의 변환 그리고 민족주의가 지배적 이념으로 발전한 과정을 살펴보고, 민족주의가 배타적 자민족중심주의로 전락하는 것을 방지함과 동시에 민족주의에 시민적 책임성과 민주적 역동성을 보완해줄 수 있는 ‘애국심’의 전형들이 무엇인지를 고민한 것이다. 또한 지금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지구화시대의 다민족·다문화 공존의 시대에 어떤 형태의 시민적 연대가 우리에게 적합한지를 고민했다. 과연 이들이 말하는 ‘민족주의 없는 애국심’은 실현가능한가.

■ 어느 생물학자의 눈에 비친 지구온난화, 김준호 지음, 서울대출판문화원, 566쪽, 45,000원

지구온난화(global warming)는 지구 표면의 연평균기온이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근래의 연평균기온은 서서히 높아지고 있다. 지구가 더워지면 지구 표면의 물이 증발하므로 공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여 비가 많이 내린다. 하지만 비는 모든 지역에 골고루 내리지 않는다. 어떤 곳에서는 폭우가 퍼붓고, 다른 곳에서는 극심한 가뭄이 기승을 부린다. 이처럼 기후변동은 강수량의 불균형, 거센 폭풍우, 태풍과 허리케인 등의 파격적인 일기 변화, 이른바 극한일기(extreme weather)를 형성한다. 지구온난화는 단순히 지구 표면의 연평균기온의 상승뿐 아니라 극한일기의 발생횟수를 높인다. 이 책은 원인과 현상, 과학적 증거부터 미래 전망까지, 지구온난화에 관한 모든 정보가 망라돼 있다.

■ 전쟁기의 언론과 문학, 정진석 지음, 소명출판, 385쪽, 28,000원

한국언론사 연구에 획을 그은 저자가 일제 태평양전쟁, 민족사의 최대 변환점이었던 8·15 해방, 6·25 전쟁기간의 언론과 문학을 실증적으로 탐구하는 의욕을 보인 책이다. 북으로 올라간 공산주의자들이 어떤 운명에 처했는지, 전쟁의 와중에 언론과 문학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동시에 어떠한 시련을 겪었는지를 사건 중심으로 풀어가며 꼼꼼히 규명하고 재구성했다. 정치와 문학의 숙명적인 관계를 포착한 점은 흥미롭지만, “한국 언론사와 문학사의 지평을 북한까지 확대하는 데 선두를 점할 것”이라는 자부심은 수정될 필요가 있다. 이미 문학사 연구에서 월북문인, 북한문학은 저자의 접근 이상으로 구체적 성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 제국의 부활-슈퍼파워 중국과 21세기 패권, 소준섭 지음, 한울, 412쪽, 32,000원

국회도서관 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저자가 본 중국은 어떤 모습일까. 이 책은 중국의 역사적 과정과 현대 중국 정치체제에 대한 통시대적 비교 및 고찰을 통해 현대 중국 정치체제가 중국의 역사 전통에 확실한 토대를 둔 체제로 향후에도 이러한 성격은 기본적으로 유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의 결론인즉, 중국은 서구방식의 다당제 및 대의민주주의의 길을 가지 않고 이른바 ‘중국적 특색을 지닌’ 중국적 방식을 견지한다는 것. 이와 함께 공산당의 일당 지배체제라는 중국 정치 상황에서 나타나는 ‘다양성’과 ‘아래로부터의 힘’도 고찰한다.

■ 철학과 인문적 상상력-헤겔 만가, 김상환 지음, 문학과지성사, 607쪽, 28,000원

이 책은 서양 철학에 대한 단순 개괄이나 잘 정리된 해설의 수준을 훌쩍 뛰어넘는 철학자 김상환의 본격 이론서다. 저자는 자신만의 독자적인 철학적 세계를 유감없이 펼쳐 보인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인문적 상상력의 문제를 중심에 놓고 인간, 언어, 역사 등 인문학의 구심점을 이루는 사태들에 대해 두루 언급하는 한편, 이 사태들을 상호 교차 및 삼투시키면서 새로운 인문주의의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책의 부제가 ‘헤겔 만가’인 것은 헤겔의 역사적 위치 때문이다. 20세기 후반기를 뜨겁게 달구었던 탈서양 담론이나 탈근대 담론은 헤겔 철학을 저승으로 보내기 위한 만가였다. 이번에는 우리의 자생적 인문학 담론이 그 상여를 대신 멜 차례가 됐다는 것이 바로 저자의 인식이다. <철학과현실>, <동방학지> 등에 발표한 논문들을 손질해 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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