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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학자, 인문학자에게손내밀다
자연과학자, 인문학자에게손내밀다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8.27 14: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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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실험 나선 고등과학원(KIAS) 초학제연구단

 

김두철 고등과학원장(KIAS)
순수기초과학연구를 기치로 삼은 고등과학원(원장 김두철·사진)에 최근 변화의 바람이 감지된다. 학제 간 연구가 시작된 것이다.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 프로그램이 그것이 다. 유수의 대학, 연구소 혹은 학회에서 융합, 통섭을 외쳐왔는데, 순수학문연구기관인 고등과학원이‘초학제’에 발을 들인 이유는 뭘까. 서양의 사유 패러다임이 지배하는 기존의 자연과학. 서양적 사고틀에 갇힌 자연과학에 동양적 가치를 충돌시켜 새로운 학문론을 창조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인문학적 사고를 중시하는 김두철 원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뒷받침됐다. 2012년 5월, 고등과학원 초학제연구단은 그렇게 시작했다.

김 원장은 초학제 연구단을 발족하며 두 개의 프로그램을 병행했다. 3년 단위 프로젝트인 독립연구단, 1년 단위 단기 프로젝트‘올해의 주제’다. 독립연구단은 연 4~5회의 심포지엄과 월 3회 개별 세미나를 진행하고, ‘올해의 주제’연구는 오는 9월 학술대회로 여정을 시작한다.

초학제 연구단과 융합을 외치는 많은 연구소, 학회와의 차별성은? 첫째로, 과학자들이 인문학자들에게 요청한 학제 간 교류라는 것이다. 독립연구단 책임자인 김상환 서울대 교수(철학)는 최고의 과학자 집단에서 인문학자에게 손을 내밀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둘째, 자연과학자 1명과 인문학자 1명이 팀을 이뤄 매년 한 편의 공동 논문을 제출한다. 처음부터 끝까지 함께 집필하는게 원칙이다. 셋째, 대중을 지양한다. 대중의 눈높이 정도에서 융합의 시늉만 했던 불소통의 연구 방식을 탈피, 세계적 석학들과 함께 철저히 학술적인 글쓰기와 실험을 진행한다.

그러나 초학제연구단을 곱지 않게 보는 시선도 있다. 고등과학원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순수과학의 이론연구에 천착해야 한다는 이유다. 과연 초학제연구단의 실험은 분과학문적인 우리 학계에 새로운 학문의 방법을 제시할지, 아니면 또 하나의 융합연구사례로 남을 것인가 학계의 귀추가 주목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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