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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 학회관 건립한 ‘한국국제정치학회’
학회를 찾아서 : 학회관 건립한 ‘한국국제정치학회’
  • 설유정 기자
  • 승인 2002.07.2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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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0 14:40:53

‘내집’을 가진 학회는 많지 않다. 우리시대 高談峻論의 많은 부분들은 아직도 ‘셋집’이란 어려운 환경에서 배태되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 학회관을 건립한 학회가 있다. 마포구 서교동에 연면적 1백58평 규모로 들어선 5층 건물은 그래서 유난히 더 커 보인다.

부지구입 4억8천만원에 공사비용 3억 8천만원, 총 8억6천만원이 든 공사에 7개월의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이보다 더 긴 ‘忍苦’의 시간은 1981년부터 시작됐다. 회관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그 해, 학회는 회관 건립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회원들로부터 성금을 걷기 시작했다. 평생회원제도를 도입해 30만원의 ‘평생회비’를 걷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지금은 액수가 50만원으로 늘어났지만 회원들의 꾸준한 참여는 줄지 않고 있다. 결국 1천5백여명의 학회회원들이 건립의 주춧돌이 된 셈이다. 거기에 역대 회장들의 성금과 학회의 경상비 절약으로 모은 금액 등을 더했으니 이 큰 결실은 그야말로 학회원 모두의 것.

그러나 아직 건물전체를 다 이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재 5층은 학회사무실로 이용하고 나머지는 임대를 주어 학회 운영비에 보태고 있다.

학회회관 건립위원장으로 개관식을 지켜본 김달중 연세대 교수는 “건물을 지어본 것은 처음인데 정말 복잡하고 어렵더라”며 “앞으로 국제 연구활동을 확대하는데 학회관이 일조하기를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학회 총무를 맡고 있는 박재정 충남대 교수 역시 “외부의 도움 없이 단독의 건물을 가졌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더욱 학문에 매진할 수 있는 안정된 환경이 생긴 것”을 이번 회관 건립의 성과로 평가했다.

모두가 원하지만 그래서 모두가 누릴 수는 없는 것들이 우리사회에는 아주 많다. 이번 학회관건립이 모든 학회의 내집마련에 단단한 ‘礎石’으로 자리매김하길 바라는 마음은 그래서 더 간절하다.
설유정 기자 syj@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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