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0 17:45 (토)
교육단상_ 미래 한국의 고등직업교육을 발전하게 하려면
교육단상_ 미래 한국의 고등직업교육을 발전하게 하려면
  • 서영호 동의과학대·기계공학
  • 승인 2012.07.12 14:5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영호 동의과학대·기계공학
본교에 근무한지도 올해로써 15년째에 접어들고 있다. 2004년 9월부터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3Q인증팀장을 맡게 됐다. 3Q인증이란 학생들의 세 가지 품질(Quality)을 인증한다는 의미로, 기초직업능력(1st Q), 전공기술자격(2nd Q), 국가자격(3rd Q)을 모두 인증 받은 학생에게는 ‘DIT-3Q명장’이라는 칭호를 총장 명의로 부여해 주고 있다. 시장경쟁의 개념이 교육에 도입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산업구조가 급변하고 고도화 되는 상황에서 대학의 변신이 불가피한 것은 분명하다.

2006년에 들어서면서 교육 내실화를 위한 급선무로 교수학습개발센터에서 교육과정개발 모형을 구축하라는 지시가 떨어졌다.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해 10개월간의 연구 끝에 DIT-RADDIE 모형을 만들었다. 기존의 ADDIE 모형을 수정·보완한 것이었지만, 우리 대학만의 자체적인 모형이 구축됐고 이를 기초로 모든 학과가 교육과정개발 프로세스를 동일하게 가져간다는 것은 그 이전까지의 방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진일보한 성과라고 자평했다.

2007년에는 초점을 교육과정의 운영으로 돌렸다. 교수 개인별로 학기 시작 전에 교수계획표와 교안을 작성하고, 학기 중에는 교과목별로 ‘티칭 포트폴리오’를 제작하도록 유도했다. 그 안에는 교수철학, 교수목표·전략·방법, 교수자료의 기술, 교수학습능력 증진 노력, 진단검사에 대한 학생평가, 학생들의 학습에 대한 증거, 장단기 교수목표 등이 주요내용으로 포함된다.

수업을 녹화한 후 교수학습개발센터로부터 마이크로 티칭을 받고 수업의 문제점과 개선점을 찾는 부분은 교수에게 부담이 클 수도 있다. 초창기에 시범제작을 하는 교수에게 과목당 50만원의 연구비를 지원해 참여를 유도했고, 우수 티칭 포트폴리오를 제작한 교수에게 포상을 하는 등 장려책을 마련했다. 어느 정도 정착되면서 건당 30만원으로 지원금은 낮아졌지만 교수업적평가에도 반영하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제작에 참여해본 교수들은 이구동성으로 그 전과 비교하면 강의가 체계적으로 이뤄지고 향후 더 좋은 강의로 발전시키기가 용이하다는 데에 공감한다.

2009년에 한국직업능력개발원에서 ‘NCS(National Competency Standards) 교육훈련과정개발 매뉴얼’을 발표하면서 국가직무능력표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의 목적은 수요자 중심의 선순환 인재개발체제 구축을 통해 고숙련 사회를 구현하는 것이다. 수요자 중심의 선순환 인재개발체제란 현장의 최신 직무능력에 대한 정보를 제공받아 이를 바탕으로 현장에 필요한 직무능력 중심의 교육·훈련을 실시하고 능력 인증을 통해 고용을 촉진하고 보상 체제를 갖추는 순환구조를 의미한다. 현재까지 다양한 산업군에 대해 총 310여개의 NCS가 개발돼 있으며, 앞으로 800개 이상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하반기에는 과정이수형 자격제도와 관련한 법안의 통과가 기대된다. 이것은 NCS를 활용한 교육·훈련과정을 개발해 운영하고 평가했을 때 국가에서 자격을 부여한다는 것인데, 현행의 검정시험을 통해서 국가자격을 부여함으로써 나타나는 문제점들이 다양하고 급변하는 시대의 변화에 맞게 절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대학에서 NCS를 활용해 교육과정을 개발할 경우, 해당 교과목의 목표와 내용은 철저하게 해당 직무의 핵심능력을 배양할 수 있도록 구성돼야 할 것이다. 이제는 시험을 통해서 능력을 평가하는 시대가 아니라 직업기초능력을 튼튼히 할 수 있도록 학습포트폴리오, 문제해결 시나리오, 사례연구, 문답법, 체크리스트를 통한 자기진단과 수행평가, 일지 작성, 구두 발표 등 다양한 방식의 평가가 도입돼야 한다.

학생들이 과정이수를 통해서 국가자격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한다면 자체평가뿐 아니라 교육운영 시스템에 대한 외부평가가 한층 강화될 것인데, 교육과정의 운영과 평가도 이제 교수자의 고유 영역을 벗어나 더욱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는 시대로 가고 있다. 이것이 미래 대한민국의 고등직업교육 발전을 위한 것이라면 지금부터 서로 협력해 준비를 서둘러야 하지 않을까.


서영호 동의과학대·기계공학
부산대에서 박사를 했다. 동의과학대 교수학습개발센터 3Q인증팀장과 소장 직무대리를 지냈으며 현재 교학부처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2009년부터 대한기계학회 교육위원을 맡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