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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의 시선, 도시공동체의 비전을 그리다
인문의 시선, 도시공동체의 비전을 그리다
  • 김승욱 서울시립대 HK교수·중국근현대사
  • 승인 2012.06.25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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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한국연구재단 공동기획_ 인문학, 새로운 도전을 찾아서 ⑨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성찰이 삶을 지탱하는 내면의 힘을 키워준다고 할 때, 인간의 삶에 대해 성찰하는 인문학은 우리 사회와 시대가 직면한 문제를 극복하는 자기 역량을 키워주는 학문이다.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는 인류 삶을 규정하는 주요 장이자 양식(style)으로서 도시에 주목하고, 인문학의 시선으로 도시 공간과 도시적 삶이 가져다준 문제를 바라보고 그에 대한 근원적인 해답을 모색하는 학문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작업이 인문학적 도시 연구의 필요성에 대한 그간의 요구들을 결집하면서 또한 기존의 도시 연구와 구별되는 패러다임을 갖는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 ‘도시인문학’이라는 인문학의 새로운 특화영역을 설정하고 이를 발전시키는 데 주력해왔다.

현재 도시인문학연구소가 수행하는 중심 어젠다는 한국연구재단의 인문한국(HK) 지원사업 과제인 ‘글로벌폴리스의 인문적 비전’이다. 이 사업에서 우리가 설정한 연구목표는 도시인문학의 학문적 패러다임 구축, 인문적 도시공동체의 비전 제시, 도시연구의 기초이념 제시 등 세 가지로 요약된다. 간략히 돌아보자면 지금까지 국내학술대회 8회, 국제학술대회 11회, 도시인문학포럼 32회, 도시인문학총서 12권, 번역총서 4권, 학술지 <도시인문학연구> 7호 , 영 문 학 술 지 <Studies in Urban Humanities> 2호 등을 출간했다. 그 밖에도 새로운 도시연구 패러다임을 주도하는 세계적인 연구소로 도약하기 위해 국내외 도시 관련 연구기관들과의 네트워킹과 학술 교류도 꾸준히 진행해왔다. 사업비, 연구인력 등 여러 풍족치 않은 조건에도 이 정도의 성과를 이끌어낸 데는 사회와 시대의‘냉대’속에서도 인문학자로서 역할과 가치를 다하려는 연구소 구성원들의 의지와 분투가 있었다.

현 어젠다 사업기간은 이제 거의 절반에 도달했다.  지금까지 가장 치중했던 점은 새로운 학문영역으로서 도시인문학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그 학문적 패러다임을 확립하는 것이었다. 「글로벌폴리스와 도시인문학의 가능성」(이성백, <도시인문학연구> 1-1, 2009.4), 도시인문학총서 제4권 『글로벌폴리스의 양가성과 도시인문학의 모색』(도시인문학연구소, 메이데이, 2010.4), 제1회 국내학술대회 ‘도시 공간 및 도시사의 인문학적 패러다임’(2008.6.27), 제5회 국내학술대회 ‘도시인문학 방법론의 모색-공간 개념을 중심으로’(2010.9.10) 등은 그러한 노력들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스케치된 밑그림은 향후 연구소가 보다 정교하게 도시인문학의 상을 그려내는 바탕이 될 것이다.

도시인문학연구소는 이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아시아도시포럼’은 이와 연관해 주목하는 사업이다. 아시아도시포럼은 일종의 도시연구 협의체로서, 우리는 그동안 중국, 일본, 인도, 싱가포르,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지역의 도시연구 기관 및 대학 연구소, 학과들과 이를 위한 논의를 지속해왔다. 지구화 시대 도시화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도시 연구의 중요성은 더욱 제고되고 있으며 이들이 상호 소통할 수 있는 통합적인 도시연구의 장이 절실해지고 있다.

김승욱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 HK교수·중국근현대사
특히 아시아 도시 연구자들은 서구 도시담론에 대해 그 도시의 경험과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독자적인 도시담론을 구성할 과제를 부여받고 있다고도 할 수 있다. 도시인문학이라는 도시연구의 새로운 패러다임이 이에 대한 의미 있는 화두가 될 수 있다고 생각된다. 제1회 아시아도시포럼은 2013년 3월경 ‘동아시아 도시와 경계’(가제)로 개최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아시아의 도시 연구자들이 서로 정보와 성과들을 공유하면서 이 지역의 도시 경험과 특성을 충분히 반영한 독자적인 방법론과 시각을 만들어가고, 나아가 그것을 지구화 시대의 보편적인 도시 연구의 방법론과 시각으로 종합해내는 작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계기를 제공하게 되기를 기대한다.


김승욱 서울시립대 HK교수·중국근현대사
서울대에서 박사를 했다. 서울시립대 도시인문학연구소에서 도시사 분야를 중심으로 연구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도시 속의 역사』, 『 반전으로 본 동아시아』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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