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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년 동안 산과 들에서 채취한 ‘야생 종자’를 기증합니다”
“28년 동안 산과 들에서 채취한 ‘야생 종자’를 기증합니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2.06.22 21: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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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병화 고려대 명예교수, ‘야생 종자’ 7,500점 고려대에 기부

강병화 고려대 명예교수(사진 오른쪽)가 28년간 수집한 야생종자 7천500점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사진 왼쪽은 김병철 고려대 총장이다. 사진=고려대 홍보팀
올해 2월 정년퇴임한 강병화 고려대 명예교수(65세ㆍ사진)가 28년간 수집한 야생식물종자 7천500점을 고려대에 기증했다.

강 명예교수는 “30년 가까이 종자수집을 해 자생지환경 등의 노하우와 자생지 DB를 축적했다”며 “외부기관에서도 탐을 내는 자료이지만, 평생을 같은 일에 매진할 수 있게 한 고려대의 연구자율성과 여건의 뒷받침 덕분에 현재 수준의 종자은행을 구축할 수 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1984년 고려대에 부임한 이후 직접 산과 들을 누비며 채취해 온 야생 종자를 수집해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을 만들었다. 고려대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은 우리나라에서 채종이 가능한 초본의 약 90% 정도인 1천700여 종의 7천500점을 확보해 국내 최고 수준이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단순 채취비용 추정가치가 44~174억 원 정도라고 고려대는 전했다.

야생자원식물종자은행에는 기후변화나 국토난개발 등으로 멸종 위기에 놓였거나 무관심으로 정부나 다른 민간 종자은행이 보유하지 못한 다수의 종과 다시 채종이 불가능한 종도 포함돼 있다. 산토끼꽃, 알꽈리, 해변황기, 사향엉겅퀴, 조생 및 내한성 자운영, 중금속 내성 달맞이꽃과 쑥 등이 그것이다.

그는 “자연 상태에서 채취해 이용하는 것은 자연환경을 파괴하고 많은 종류의 식물이 사라져 생물다양성을 감소시킬 위험이 있다”며 “자연 상태의 우리나라 자원식물은 종자를 채취해 보관하고 필요할 때 자생하는 환경을 면밀히 조사하고 이를 토대로 재배해 이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강 명예교수는 최근에 98명의 공동저자와 함께 자원식물 총람 4종을 내놨다. 기증식과 자원식물 총람 출판기념회가 지난 19일 고려대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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