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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의학] 체질과 알레르기
[사상의학] 체질과 알레르기
  • 교수신문
  • 승인 2002.07.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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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20 12:06:34
이용원 / 청뇌한방병원 총괄병원장

알레르기 질환은 면역기능이 떨어져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면역력의 과잉반응이 문제가 된다. 정확히 말하자면 면역기능이 교란됐다고 하는 것이 옳다. 정상인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데 반해, 알레르기 환자들은 사소한 인자 물질의 시비에 화들짝 놀라 과민반응을 일으키는 것이다.
보통 사람들은 외부 자극 물질이 일정량을 넘지 않으면 면역계통이 움직이질 않는다. 그러나 알레르기 환자들은 아주 미세한 자극 물질(항원)이 침투해도 면역계통의 모든 군사(항체)를 총동원해 응징에 나선다. 무시하고 넘어가거나 적은 수의 대항군으로 조용히 처리할 수 있는 문제를 면역반응이 과민해져(과잉항체)를 동원하고, 적이 없어졌는데도 저희들끼리 난리 법석을 떠는 형국이다.
그리하여 종국에는 자신들의 근거지를 전쟁터로 만들어 버리고 초가삼간을 모두 태운 격이 되고 만다. 이것이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다. 알레르기는 외부요인보다도 그것에 대응하는 인체의 자율조절 능력, 즉 항상성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러한 조절능력을 어떻게 회복할 수 있을까. 촉발시키는 인자들을 피하고 각종 약물을 투여하면 되는 것일까. 이 방법은 사후약방문일 수밖에 없다. 병의 근원을 치료하지 못하고 그 증세만을 완화시키는 방법일 뿐이다.
현대 서양의학에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제, 항히스타민제 등의 치료를 장기간 지속할 경우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 몸이 과도한 항체를 동원함으로써 알레르기를 부른 정도로 끝이 나야지, 잘못된 치료로 인해 부작용을 부를 것 없진 없지 않은가.
모든 질병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알레르기 연구에 있어서는 인체의 ‘보이지 않는 기능’과 ‘알 수 없는 기능’에 대한 연구가 더욱 중요하다. 이렇게 보이지 않으면서 알 수 없는 기능들이 생명현상의 요체가 되며, 그 기능들에 이상이 올 때 심각한 질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본래 병이 생기기 전에 그 기능의 허실을 판단할 수 있고, 치료법이 사람의 저항력을 떨어뜨리지 않으므로 알레르기에 관한 한 근본적인 치료가 가능하다고 본다. 한의학 가운데에서도 체질의학은 병에 대한 연구를 바탕으로 하여 그 병에 사람을 맞추고 적용시켜가며 치료하는 것과는 반대의 관점을 취하고 있다.
먼저 병에 걸려 고통받고 있는 사람에 대해서 철저히 분석하고 이해함으로써, 그 개별성과 특수성을 기초로 병과 그에 대한 치료로 접근해간다. 이처럼 사람에 따라 병이 다르게 오고, 그 경과도 각기 다르기 때문에 치료도 마땅히 달라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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