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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 ‘셀’과 독회 활동이 소통의 동력이죠”
“8개 ‘셀’과 독회 활동이 소통의 동력이죠”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5.30 11: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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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장미영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원장

‘탈경계’라는 어젠다는 이화인문과학원 내에게도 화두였다. 인문학 위기의 시기에 인문학 분야의 경계를 허문다는 하나의 운동처럼 시작한 일이기 때문이다. 장미영 이화여대 이화인문과학원 원장(독어독문학과)은 고립된 인문학의 경계를 넘는 방법론적 접근과, 그럼으로 이루어지는 학제간 연구의 주제적 접근(1단계 사업: 젠더, 매체, 글로컬리티)으로 구분해 ‘탈경계’ 인문학을 실천해갔다고 말했다.

장미영 이화인문과학원장

학제간 연구, 소통, 융합을 외치는 연구소는 많다. 그들과의 차별화 지점에 대해 장 원장은 “‘탈경계’ 자체를 어젠다로 설정한 곳은 이화인문과학원뿐이다. 인문학의 모놀로그화를 탈피해서 함께 가자는 것. 폐쇄적인 인문학자들의 경계를 허물어 소통을 하려는 고민의 흔적이 지난 5년에 고스란히 있다”고 대답했다.

학문간 벽을 넘으니 다루는 주제도 다채로워졌다. 현재와 미래의 경계, 몸과 기계의 경계, 학문적 소외자였던 여성과 소수자들의 목소리, 일본식민지시대의 알려지지 않은 중국번역문학까지. 다른 연구소들의 주제와 겹칠 때도 있지만, 사회적인 문제를 인문학적 방식으로 사유하는 이화인문과학단만이 할 수 있는 주제에 집중하고 있다. 이 결과물은 오롯이 『탈경계인문학총서』로 현재 9권까지 발간됐다.

이화인문과학단에는 ‘포스트휴먼 변신론’, ‘포스트휴먼 재현과 사이보그 존재론’ 등 8개의 ‘셀’이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자유롭게 구성되는 전문연구자 모임인 ‘셀’은 2~4명으로 구성된다. 서로 다른 전공자들이 하나의 주제를 함께 연구한다. 철학과 문학에서 다르게 쓰이는 단어의 ‘개념’을 서로 이해하는 등 학제간 소통의 장이다.

이화인문과학단에 특이한 점은 ‘독회’ 활동이다. 장 원장이 시작한 '독회‘는 대학원생이나 강사를 대상으로 HK교수진이 팀을 꾸려 텍스트를 정하고 한 달에 두 번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모임이다. 현재 10개 팀에 연간 120만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장 원장은 독회의 취지에 대해 “학문후속세대와 다른 인문학자와의 소통을 위해 시작했다. 주제에 상관없이 텍스트를 정해 함께 읽으며 학문의 기본으로 돌아가자는 이야기다. 인문학의 외연 확장에 큰 힘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이화인문과학원의 활동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좇지 않는다. 매년 번갈아 개최되는 중국 복단대, 파리8대학(라벡스 프로젝트-국내의 HK와 유사한 프랑스 프로그램)과의 국제학술대회도 스타교수를 초빙하는 형식을 탈피했다. 학자간, 연구소간의 1:1교류로 M.O.U.를 체결하고 공동출판을 한다. 겉치레보다는 묵묵히 실질적인 인문학 학술교류를 해나가고 있다.

이화인문과학단의 인문학 경계허물기와 지원은 학계를 넘어 청소년, 대중과도 소통한다. 대안학교의 하자센터의 청소년 인문학 강좌는 정규강좌의 경계를 허물었고, 파주 교하도서관에서 비판적 대중들과의 만남은 인문학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이외에도 행복한 책읽기, 영화보기 등 인문학의 대중적 확산을 위해 이화인문과학단은 분주하다.

장 원장은 인터뷰 중에 “인문학의 본령으로 돌아가야 한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탈경계‘와 ’인문학의 본령‘은 얼핏 대척점에 있는 듯 보인다. 하지만 이화인문과학단이 인문학자들 의 경계를, 대중들과의 경계를 허물고 있다는 것, 그리고 그 경계를 허무는 본령이 인문학이라는 것만큼은 사실이다. 강에는 물결만 흐르는 것이 아니라 물 아래도 흐르고 있다. 장 원장은 ’탈경계‘의 어젠다는 물결일 뿐임을 상기시켰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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