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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에 ‘뉴욕주립대’ 문 열었다
인천 송도에 ‘뉴욕주립대’ 문 열었다
  • 김희연 기자
  • 승인 2012.05.15 11: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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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법 정비 과제 … 운영비 지원 등 ‘특혜’ 시비도 여전

파격적인 혜택으로 입주한 해외대학은 한국 대학가에 어떤 시너지를 불어넣을까. 한국뉴욕주립대 전경.

미국 뉴욕주립대(스토니브룩)가 지난 3월 인천 송도에 개교했다. 한국뉴욕주립대(총장 김춘호)는 2개 전공에서 교수 23명(비전임 포함)에 학생 수 55명의 대학원대학이다. 내년부터는 100여명 규모의학부과정을 단계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한국뉴욕주립대를 신호탄으로 10여개 대학과 연구소가 들어서게 된다. 본격적인 ‘교육개방’이 시작된 것이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에 미국, 러시아 등 세계 대학들이 입주를 결정한 배경에는 전폭적 재정지원이 한몫했다. 입주 대학은 4년간 건물 임대료, 교수 및 직원 급여 등 운영비용을 인천경제자유구역청과 지식경제부로부터 지원받는다. 대학당 매년 100만 달러(약 11억원)씩 4년이다. 한국뉴욕주립대와 조지메이슨대는 ‘우선 입주’의 이점으로 1년을 더 지원받아 5년간 총 500만달러다. 마지막 1년은 송도글로벌대학운영재단(대표이사 송희연)에서 지원한다.

입주 협약을 견인한 또다른 요인은 아시아지역에 대한 미국 대학들의 관심이다. 대학원생들을 이끌고 한국뉴욕주립대를 찾은 심정필 미국 조지아주립대 교수(컴퓨터정보시스템학과)도 “요즘 미국 대학의 트렌드는 ‘밖으로’(study abroad)다. 2시간이면 상하이, 홍콩, 도쿄를 갈 수 있는 송도는 매력적인 곳”이라고 말했다. 조지아주립대는 이달 중 송도 측과 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다.

예일대, 메사추세츠공대 등 미국의 사립대 진출이 활발한 싱가폴만 해도 학위과정을 도입하진 못했다. 송도글로벌대학캠퍼스사업은 해외의 국공립대를 위주로 타진해서 이룬 성과다. 설립준비비, 건물 임대료, 교수·직원 인건비 등을 전면 지원하는 파격적인 재정지원도 지경부 주도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설립 승인에만 관여했다.

지난 8일, 미국 조지아주립대 경영대학원 학생들이 한국뉴욕주립대를 방문했다. 이들은 2주간 서울대, 경북대 등 국내 대학과 기업을 탐방했다. 심정필 조지아주립대 교수(사진 맨 왼쪽)는 “국제화를 강조하는 미국 대학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금 미국의 대학생들은 학위과정이든, 단기 어학연수든 해외 경험이 필수다. 특히 아시아나 이슬람 국가 등 새로운 시장(Global Market)에 대한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특혜 논란은 여전하다. 캠퍼스 조성사업에 들이는 돈만 1조700억원인데다 운영비용까지 전액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비용의 절반은 수익부지에 지은 아파트등 부동산 이익금으로 충당한다.

이들 대학이 국내 대학과 연결점을 찾기 위해서는 법·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 입주 대학은 ‘경제자유구역 특별법’에 의해 운영법인이 설립되는 만큼 소득에 따라 법인세가 발생한다. 지경부 관계자는“국내 교육기관이 법인세를 면제받는 것처럼 해외대학 분교도 법인세를 면제해주는 법령이 곧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이 전임으로 임용될 경우 사학연금법을 적용할 수 있게 하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교과부 관계자는 “사학연금법은 당장 개정하기 어렵다. 게다가 외국 분교가 사학연금법 적용을 받기에는 국내 기여 정도가 낮다”며 다소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고등교육시장에서 ‘교육개방’의 빗장은 풀렸고, 시너지를 달성할 수 있는 묘수가 절실한 시점이다.

(송도)= 김희연 기자 gomin@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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