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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조류 휩쓸리지 않는 정론 지켜주길
시대 조류 휩쓸리지 않는 정론 지켜주길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4.23 14:1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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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신문 20년, 애독자의 목소리

<교수신문>이 20년의 역사를 쌓을 수 있었던 가장 큰 힘은 한결같이 함께한 독자들이다. 1992년 창간된 <교수신문>은 ‘한국지성의 정론지’를 표방하며 짧지 않은 시간동안 교수들의 소통의 장으로, 대학가 이슈의 담론장으로 기능했다. 탄생의 순간부터 어느덧 성년을 맞기까지 20년간 <교수신문>을 구독해 온 독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봤다.

김경숙 이화여대 교수(스포츠교육학)는 교수들의 의견을 대변하는 매체라는 일종의 의무감과 교수사회 전체를 알고 싶다는 생각으로 <교수신문>을 구독하기 시작했다.

김 교수는 ’나의 연구실‘을 통해 다른 분야 교수들은 어떻게 연구를 하는지, 스스로는 어디쯤 와 있는지 돌아보며 사고의 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그는 ’강의 클리닉‘을 통해 타 분야 교수들의 교수법을 배울 수 있어서 학생들 지도하는데 유익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총장을 비롯, 여러 교수의 대담기사 또한 김 교수에겐 철학과 인생관을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역시 20년 지기 구독자인 이은선 세종대 교수(교육철학)는 <교수신문>과 함께 2005년 정범모 한림대 석좌교수(교육학)를 대담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교수신문>이 시작부터 격조 높은 신문이라는 인식을 갖고 구독을 시작했다.

이 교수가 가장 관심을 갖고 보는 지면은 책소개다. 그는 “책 소개가 좋긴 합니다. 그렇지만 타 매체를 통해 이미 알려진 책보다는 <교수신문>에서 발굴한 책을 보고 싶습니다.”

이 교수는 여성 독자의 입장에서 볼 때, 여성의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작은 편이라며 정치∙사회적인 기사의 비중 보다는 생태문제, 성문화의 급격한 변화, 사회가족의 해체 등의 주제에 조금 더 힘을 실어달라고 주문했다.

“교수신문은 남아야 하잖아요. 정론은 살아있어야 하니까”라고 말하는 정애자 전북대 교수(정신과)는 <교수신문>이 창간될 무렵 사회운동을 하고 있었다. 적극적 가담은 못했지만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는 생각에 <교수신문>을 구독했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교수신문>에 채용정보가 실렸던 시기에는 해외의 한국 학자들에게 보내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도 해외에 있는 한국 교수들에게도 신문을 보내줄 수 있는 기획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정 교수는 “다른 신문은 다 버려도 <교수신문>은 버리지 않고 봅니다. 철학, 문학 등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좀 가벼워지는 느낌입니다. 시대적 조류에 따라가지 않는 정론의 자리를 지켜주세요”라고 요청했다.

신범식 서울시립대 교수(건축학)는 <교수신문>을 구독한 특별한 계기가 없다. 그가 임용될 시기에는 교수들은 당연히 <교수신문>을 구독하던 분위기 때문이었다. 신 교수는 딸깍발이를 보며 선배 교수나 퇴임 교수들에게 학문적, 인생적으로 많은 걸 배웠다고 말했다.

그는 요즘 신진 교수들에게는 <교수신문> 구독이 당연하지 않은 분위기라고 교수 사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신 교수는 “무게감 있는 분들도 좋지만, 새로 임용된 젊은 교수들의 꿈, 어려웠던 임용과정에 관한 솔직한 이야기가 듣고 싶다”고 말했다. <교수신문>이 신진 교수들의 임용과정을 전하고, 개선의 여지를 모색하는 공론의 장 역할과 함께 중견 교수와 신진 교수간의 소통의 창구가 돼달라는 주문이다.

신승운 성균관대 동아시아학술원 원장(서지학)도 신범식 교수와 마찬가지로 신임교수에게 <교수신문>을 더 적극적으로 홍보해 달라고 요청했다.

신 교수가 임용되는 시절 역시 <교수신문> 구독은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교수들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매체가 없던 시절, <교수신문>만이 교수들의 보수 관계, 복지 문제 등 접근하기 힘든 문제들을 공론화시켜줬다는 이야기다. 신 교수는 “각자의 입장은 다른 교수들이지만, 일간지에서 보기 힘든 교수 동정과 인사 관계도 <교수신문>을 통해 한눈에 볼 수 있어서 고맙죠. 교수들의 소식지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많은 교수들과 인터뷰를 했다. 다양한 조언들과 격려, 쓴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20년이라는 오랜 시간을 함께 보낸 지기의 진심어린 조언과 격려는 큰 힘이 된다. 앞으로도 독자와 함께 힘차게 걸어가는 <교수신문>이 되기를 약속한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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