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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절의 역사가 사회과학 지식의 '해결능력' 부재 불렀다
분절의 역사가 사회과학 지식의 '해결능력' 부재 불렀다
  • 윤상민 기자
  • 승인 2012.04.02 13: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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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준 연세대 교수, 대학연구소 현주소 진단

연세대 동서문제연구원 40주년 학술대회 토론자로 나선 김상준 연세대 교수(정치외교, 사진)는 국내 대학연구소의 이합집산 과정을 연구 인력과 정부 간의 역학관계를 통해 분석해내어 눈길을 끌었다.

1960년대 이후 경제성장과 더불어 많은 싱크탱크들(한국경제연구원, 외교연구원, 한국개발연구원 등)이 설립됐다. 하지만 대학의 사회과학분야 연구소는 한국의 싱크탱크가 자리 잡기 전부터 싱크탱크의 역할을 수행했다. 박사이상의 연구 인력이 대학에 집중됐기 때문이었다.

김상준 연세대 교수

김 교수는 “1990년대에 정부산하 연구소, 기업연구소, 민간연구소의 괄목할 성장이 그동안 대학이 가졌던 연구 인력의 독점적 위치가 붕괴된 것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라고 짚어냈다.

국내외 대학에서 새롭게 배출되는 연구 인력들은 싱크탱크의 ‘전문연구인력’으로 흡수됐고 이것이 대학연구소의 연구방향설정에까지 영향을 미치게 됐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그 결과 전문연구원의 확보가 용이해진 ‘싱크탱크는 정책연구’를, ‘대학연구소는 학문연구’에 치중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며 국가경쟁력의 함양을 국가 연구력에서 찾았던 정부가 대학 연구에 직접지원을 하게 됐다. 연구지원은 ‘학문(학과)단위’와 ‘주제(연구소)단위’로 전개됐다. 김 교수는 “이후 대학 내부의 ‘연구조직 변화’는 대학 싱크탱크의 변화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라고 말했다.

정부지원이 학문단위가 되면서, 대학교부설 연구원은 연구 인력과 연구주제의 확보에 있어서 학문단위와 일종의 ‘경쟁관계’를 유발했다는 것이다. 그는 “주제단위의 경우 정부의 선택을 받지 못하거나, 지원을 받더라도 기존의 포괄적이고 통합적인 연구보다는 특정주제에 자원을 한정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교원 중심의 대학연구소와 전문연구원 중심의 대학외부의 싱크탱크의 병행적 발전은 결국 전자가 비판적, 창의적 지식을, 후자는 기능적, 도구적 지식을 생산하는 ‘연구의 이원구조’를 이끌어냈다”라고 대학연구소의 현실태의 기원을 추적해냈다.

그는 “대학의 연구소와 사회의 싱크탱크는 한 사회의 지식생산의 기능분화라는 점에서 바람직한 측면도 있지만, 상호의 연구들이 서로 참고가 되지 못하는 분절적 측면도 있다”라고 지적하며 “이는 한국의 사회과학 지식이 ‘문제해결능력’과 ‘설명의 타당성’을 동시에 가지기 어려운 경향을 낳았다”라고 결론지었다.

윤상민 기자 cinemonde@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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