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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강의평가 2관왕 쑨양훙 교수
건국대 강의평가 2관왕 쑨양훙 교수
  • 송승현 기자
  • 승인 2012.03.29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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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평가 100점 만점… 학생들 사로잡은 비결은

쑨양훙 교수(사진 가운데)가 학생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능한 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하고 고민해 학생들이 궁금해하고 바라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애쓴다.”

건국대(총장 김진규)가 학생들의 강의평가 결과를 토대로 선정하는 강의평가 우수교수에 한국사를 강의하는 쑨양훙 교수(34세, 국제학부․사진)가 뽑혔다. 이 30대 중국인 여교수는 2009년 1학기에도 우수교수에 선정돼 외국인 교수로는 드물게 2관왕에 올랐다. 쑨 교수는 지난 학기에 가르친 ‘한국사’와 ‘동양문명사’, ‘서울의 역사와 문화’ 3과목에서 강의평가 결과 평균 만점인 100점을 받았다.

학생들 사이에서 중국 이름보다 한국 이름 ‘손염홍’으로 더 잘 알려진 쑨 교수의 한국사와 동양문명사 강의는 중국 학생들은 물론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도 최고의 인기다. 강의에 앞서 구술 형태 자료집을 카페에 올려 강의 내용을 미리 알게 하는 그는 “유학생들은 한국말이 서툴러서, 한국학생들은 적극적인 참여가 부족한 경우가 많다”며 “자신감을 갖고 대학 생활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쑨 교수의 수업은 ‘현장’형이다. “수업시간에 종로, 북촌, 남산 등 한국역사의 숨결이 묻은 곳을 많이 찾는다. 단순한 역사적 사실을 알려주는 것 보다 현장에서 보고 느끼는 것에 학생들이 더 흥미를 느낀다.” “역사는 책이 아닌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보고 공기를 마시며 온 몸으로 느껴야 한다”는 게 그의 교육철학이다.

그가 중국어와 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것도 학생들이 그의 수업에 열광하는 이유. 중국인 유학생에겐 한국역사를 중국어로 들을 수 있고 한국학생들에겐 중국인 시각에서 본 한국역사를 접하는 기회가 되기 때문이다.

쑨 교수는 한국생활 11년차다. 중국 옌볜대 졸업 후 2001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국민대에서 한국사 연구로 석․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2009년 쟁쟁한 한국인 박사 경쟁자들을 제치고 건국대 전임교수로 임용됐다. 당시 쑨 교수는 최연소 중국인 교수에 이름을 올렸고 중국 유학생들 사이에서 ‘성공신화’로 통한다.

“옌볜대 재학 중 그 지역 조선족에 관심을 가지면서 한국사에 빠졌다. 중국에 살면서도 한국 문화를 유지하는 그들의 정체성이 궁금했다”며 웃는 그는 “중화주의는 구시대의 유물”이라고 말한다. “국제화시대는 ‘분쟁’보다 ‘관계’가 중요하다. 우호적인 관계에서 서로 이해하고 교류하는 역사를 이야기하고 싶다.”

독립운동사 연구에도 관심이 많아 2009년 안중근 의사 100주년 학술대회에서 ‘안중근 의거와 중국의 반제 민족운동’ 연구로 학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쑨 교수는 “5․4운동 이후 중국 반제 민족운동에서 안중근은 애국정신의 상징인물이다. 1914년 발간된 박은식의 안중근 전기는 한국과 중국이 연대해 반제 항일운동을 전개한 사상적 기초였다”고 말한다.

한․중관계를 바라보는 그의 시선은 이렇다. “한국과 중국을 잇는 ‘다리’가 되고 싶다. 서로에게 쌓인 편견과 오해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고 싶다.”

송승현 기자 jabatday@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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