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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산대학 50년 … 생명과학의 모든 것을 갖췄다
축산대학 50년 … 생명과학의 모든 것을 갖췄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2.03.15 21: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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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유산, 한국의 미래다⑪ 생명과학의 메카 건국대

국내 두 번째이자 전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만들어진 무균돼지 사육실. 건국대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의생명과학연구동에 있는 이 곳에 70마리의 무균돼지가 있다. 무균돼지를 생산하고 사육하며 연구를 하는 바이오장기센터는 건국대 축산대학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건국대(총장 김진규)는 올해 3월부터 생명과학계열 부총장제도를 도입했다. 학사구조를 개편하면서 계열별 부총장제도를 두기로 했는데, 생명과학계열부터 시작을 한 것이다. 동물생명과학대학, 생명환경과학대학, 의과대학은 물론 이과대학의 생명과학과, 대학원 소속의 생명공학과와 의생명과학과까지 묶어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고 효율적인 행정지원체계를 갖췄다.

이는 건국대가 생명과학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올해 초 의학전문대학원에 줄기세포학과를 만든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내년까지 설비 투자만 1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건국대가 줄기세포 연구에 본격 나서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건국대가 ‘생명과학의 메카’로 불릴 수 있는 저력은 모든 생명과학 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갖췄기 때문이다. 1959년 국내에선 처음으로 축산대학을 설립해 동물연구의 선구적 역할을 해온 건국대는 ‘생명과학 클러스터’를 형성해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최첨단 의료시설을 갖춘 대학병원, 무균돼지 사육실 등 생명과학 연구·실험실이 입주한 의생명과학연구동, 수의과대학, 동물생명과학대학(옛 축산대학), 생명환경과학대학(옛 농과대학) 등이 집중 배치된 생명공학 클러스터가 그것이다. 축산학을 비롯해 수의학, 농학, 그리고 의학을 연계한 생명과학 분야의 총체적 집적 효과를 노리고 있다.

건국대 서울캠퍼스에 조성돼 있는‘생명과학 클러스터’. 사진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건국대병원, 의생명과학연구원(병원 바로 뒷 건물), 동물생명과학대학(옛 축산대학, 병원 오른쪽 맞은편 건물), 생명환경과학대학(옛 농과대학), 수의과대학(1998년 축산대학에서 수의학과 독립)과 동물병원이 500m안에 집중 배치돼 있다. 걸어서 10분이면 오갈 수 있다. 기초연구와 동물연구, 사람을 위한 연구까지 모든 생명과학 연구가 가능한 환경을 갖췄다. 건국대는 축산학을 비롯해 수의학, 농학, 의학 등을 연계한 생명과학 분야의 시너지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이훈택 건국대 대학원장(동물생명공학)은 “500미터 이내에 생명과학계열이 모여 있기 때문에 서로 유기적으로 융합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라며 “속도가 경쟁력인 시대에 연구도 속도전인데, 짧은 시간에 모든 생명과학 연구를 할 수 있는 환경 여건을 갖추고 있다”라고 말했다.

건국대 석좌교수를 맡고 있는 200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로저 콘버그 스탠퍼드대 교수와 공동 연구를 하고 있는 강린우 건국대 교수(신기술융합학과)도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테스트를 위한 동물연구 등 생명과학 분야의 모든 것을 갖춘 것이 건국대의 힘”이라며 “생명과학 관련 모든 학과와 연계해 연구할 수 있도록 국제협력 연구를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낼려고 노력하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1월, 김진규 총장이 취임을 하기도 전에 총장석학교수 1호로 초빙해 온 한동욱 건국대 교수(의학전문대학원 줄기세포교실)는 주목 받는 신진 중 한 명이다. 한 교수는 건국대 축산대학에서 학부와 석사, 박사를 마쳤다. 박사과정 중에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에서 연구를 진행하며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그 연구논문이 <네이처>와 <사이언스>에 4주 간격으로 게재됐다.

건국대 설립자 겸 초대 총장 상허 유석창 박사. 독립운동가이자 당뇨병 연구를 했던 의사이기도 했다. 일제시대 때 서울 종로에 실비 진료원인 민중병원을 세웠다. 이때부터 생명의 존엄성, 국민 건강 확립에 뜻을 이어갔다. 1950년대 농업이 국가생산의90% 이상을 차지하던시절, ‘진짜선진국이 되려면 축산업이 발전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1959년 축산대학에 이어 농과대학, 농공대학, 지역사회개발 초급대학 등 종합대학에 농업관련 단과대학을 4개나 세워 농민 과 농업발전에 대한 집념을 불태웠다. 동물, 식물, 미생물 등 건국대 생명과학의 기틀을 세웠다.
한 교수는 “건국대 뿐 아니라 국내 전체적으로도 생명과학 수준이 이전보다 훨씬 향상됐다”며 “세계 어느 유수 연구소와 비교해도 연구역량이 뒤지지 않는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 교수는 건국대 병원 바로 옆에 있는 의생명과학연구원에서 기초 연구와 병원을 잇는 ‘중개연구’를 맡아 허브역할을 맡았다. 한 교수는 병원 의사들과 신경질환 공동연구를 추진할 예정이다. 건국대 줄기세포 연구의 주역을 맡은 셈이다.

건국대에는 바이오장기센터가 든든하게 자리잡고 있다. 국내 두 번째이자 전 세계에서는 네 번째로 만들어진 무균돼지 사육실(2007년 완공)이 들어서 있는 곳이다. 건국대 ‘축산대학’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다. 생식세포의 발생과 발달 과정을 연구하고 있으며 최근 커다란 관심을 받고 있는 복제동물과 형질전환 동물의 생산에 관한 연구를 하고 있다. 연구 목표는 인체에 직접 이식할 고형 장기를 생산해 낼 수 있는 무균돼지를 생산하는 연구에 전력을 쏟고 있다. 바이오장기생산 연구와 줄기세포 연구는 이식 가능한 세포치료제와 고형장기의 생산 뿐 아니라 이를 이용해 인간에게 적용하기 전 신약개발의 검증 인큐베이터로 활용되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대체의학으로써 이종간 장기이식이 가능한 기술개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바이오장기센터를 이끄는 이훈택 대학원장은 “프랑스의 파스퇴르연구소나 독일 막스플랑크연구소와 경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며 “무엇보다 국민 건강증진에 기여하고 신성장동력으로서 수익창출에 기여할 수 있는 생명과학의 발전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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