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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제동국 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인터뷰] 제동국 전자통신연구원 선임연구원
  • 권진욱 기자
  • 승인 2002.07.10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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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7-10 10:53:30
대전에 있는 전자통신연구원에 다니고 있는 제동국 선임연구원을 만나봤다. 전자통신연구원은 올해로 25년째를 맞는 국책연구소이다. 그는 “아직 연구역량을 가지고 있는데도 연구원 생활을 그만두는 사람들을 보면 사회에 나가서 어떤 보탬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가슴이 무겁다”고 말했다.

△연구직에 대한 대우는 어떤가.
“우리는 대우를 연구환경과 복지로 여긴다. IMF 경제 위기 이후에 사회의 많은 부분이 전체적으로 축소됐다 회복하고 있다지만 정부 관리 기관의 공무원 수는 여전히 축소된 채로 남아 있다. 경제위기로 급여가 삭감된 이후, 이전 수준으로 복원되는 속도가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훨씬 느리다.”

△그 과정에서 인력이동은 없었나.
“우리 연구소의 예를 들자면 1998년 이후 벤처 열풍이 불어 2천여명 중 1천여명이 자진퇴사했음에도 불구하고 4백여명의 인원이 정리해고됐다. 경제 위기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그만두는 바람에 일시적으로 고용이 안정된 것은 그나마 불행중 다행이지만 40대 중반이 되면 다시 진로를 생각해봐야 한다.”

△정책담당자들에게 과학기술에 대한 마인드가 없다고 생각하나.
“현장에서는 윗사람들과 소통이 되지 않을 때가 많다. 예를 들어, 연구소에 약간의 재원이 생기면 잠시 인센티브 지급을 논하다 결국 네트워크 구축 등에다 쓴다. 그러나 네트워크의 구축은 일반 직장과는 달리 연구자들에게는 필수 요소인데 이를 복지 혜택으로 처리하는 것 자체가 상식 밖이다.”

△과학기술 유관 부처의 공무원에 인문사회계열과 이공계열 출신을 동일한 비율로 충원하자는 주장이 있다.
“정부시책이 큰 문제라고 본다. 과기부, 정통부, 산자부에 있는 사람들을 갑자기 바꾸거나 마인드를 짧은 시간에 바꾼다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또한 과학예산을 늘리자고 해도 그만큼 다른 부분을 깎아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이다. 물론 연구개발 분야는 생산이나 영업부서처럼 당장의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지만 어려울수록 연구개발에 더 많이 투자해야 장기적 전망이 생긴다.”

△과학자에 대한 사회적 존경이 사라졌다고 말한다.
“연구하는 사람들은 대우받기를 원한다. 사회적인 존경과 안정성이 없어지면서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 과학기술자는 사회현상에 대해서 연구하는 인문사회계열에 비해 사회적으로 열세에 있다. 10여년 전까지만 해도 유지되고 있던 직업 안정성도 경제 위기 이후 퇴출대상 제1순위 직업이 되면서 크게 흔들리고 있다. 어린이들이 과학자의 꿈을 키워갈 수 있도록 이공계열에 사회생활에 도움이 되는 교육과 미래를 바라보는 투자를 해야 한다.”

권진욱 기자 atom@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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