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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 아카데미쿠'가 직면한 학문현실 연구 시급하다"
"'호모 아카데미쿠'가 직면한 학문현실 연구 시급하다"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2.02.20 14:1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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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_ '지식의 생산과 수용' 기획한 <언론과 사회> 편집장 이기형 경희대 교수

<언론과 사회> 19권 4호(2011년 겨울호)의 기획논문이 눈길을 끌고 있다. 지식의 생산과 수용 문제를 '언론학' 영역을 주축으로 짚어냈기 때문이다. 이는 과거 1990년대 중후반 학계를 달궜던 '지식 생산의 식민성'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놓인다고 볼 수 있다. <언론과 사회>의 실무 편집을 책임지고 있는 편집장인 이기형 경희대 교수(언론정보학부)에게 기획논문을 마련한 문제의식 등을 들어봤다. 이기형 교수는 사진을 한사코 거부했다.

△ <언론과 사회> 19권 4호의 기획논문은 지식의 생산과 수용에 초점을 맞췄다. 이번 특집을 기획하게 된 문제의식을 정리해달라.

 "주지하다시피 현재 한국의 학계에서 수행되고 있는 지식생산의 위상과 특성 그리고 문제점들을 숙고하고, 필요한 진단과 분석을 시도하는 작업들이 그간 간간히 존재했지만, 보다 구체적인 차원에서 그리고 치열한 문제의식으로 시도된 적은 아직 그렇게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시장적 가치와 관료주의의 영향으로 급속하게 변화한 대학 내외부의 환경을 새롭게 그리고 성찰적으로 맥락화하는 작업들은 언론학 분야에서는 아직 소수이며 이제 조금씩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래서 지식의 수용과 생산과 관련된 일종의 메타비평적인 작업이나, 학술현장에서 연구자들이 체감하는 문제의식을 과감하게 적용한 사례는, 필요성이나 담아내는 의의에 비해 아직 상당히 부족하다는 인식에서 이 기획을 준비했다.

한편 사회과학과 인문과학을 총괄하는 거시적인 문제의식으로―예컨대 지식의 식민성과 현실에서의 탈구와 같은 주제로―기획을 짜기보다는, 언론학과 미디어 문화연구의 영역에서 외국이론의 수입과 ‘로컬’에서의 맥락화와 전유라는 문제, 학술번역의 현황, 논문중심주의를 벗어나는 대안적인 글쓰기의 가능성, 그리고 언론학 지형 내 넓은 범주의 여성주의적 시각의 수용과 전개상에 대한 점검과 같은 네 개의 구체적인 꼭지로 이 기획을 마련하게 됐다. 이번 기획에 참여한 연구자들은 문화연구 전공자들로, 평소에 간학제적인 이론틀의 모색과 지식생산의 맥락성을 비판적으로 탐문하는 작업에 관심이 많은 분들이어서, 어렵지 않게 필진을 구성할 수 있었고, 복수의 세미나를 통해서 분석작업을 갈무리했으며, 치열한 심사를 매개로 학술지의 지면을 통해서 연구 성과를 게재하는 방식으로 이 기획을 과정적으로 수행하게 됐다. 우리의 판단으로는, 반드시 언론학 전공자가 아니어도, 이번 기획에 참여한 작업들을 읽고 상당한 공감과 문제의식의 촉발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참고로 이 기획을 진행하면서, 몇 해 전 <경향신문>이 매우 다층적으로 지식생산의 명암과 위상을 다루었던―나중에 단행본으로도 출간된―『민주화 20년 지식인의 죽음: 지식인 그들은 어디에 서있나』라는 특집을 종종 떠올리곤 했다."

△ 이번 기획 논문들은 연관성이 매우 강하다. 부르디외를 중심에 놓고 그의 이론을 우리 학계가 어떻게 수용했는지(지식의 수용사적 측면, 강명구·이상규), 그리고 논문 중심의 평가 문화가 비정상적으로 정착한 한국 학계와 대학/정부의 왜곡된 평가 문화를 겨냥한 '논문 글쓰기의 다양성 모색'(지식의 생산 조건, 주형일), 그리고 좀더 구체화된 토픽으로 '여성주의/젠더 연구'가 어떤 방식으로 연구, 체계화되고 있는지(지식의 생산 방식, 백미숙·이종숙), 서구이론의 번역을 통한 학술의 저변 확대 가능성(지식의 수용과 번역, 이상길) 등을 짚어냈다. 이들 논문은 연구자의 개별적 성과인가, 아니면 학회 내에서 다양한 논의를 거쳐 끌어낸 성과인가?

 "4편의 기획물에 담긴 성과들은 이미 필자 분들이 지난 수 년 간 지속적으로 탐구해 온 문제의식을 담아내고 있다. 이분들은 문화연구 전공자들이며, 언론학의 지형 속에서는 내부자들이자만 동시에 지향성과 접근법의 차원에서는 '소수자'라는 특징을 공유합니다. 그간 상당한 기간 동안, 자신들의 주요 연구 주제와 연구된 방식을 포함해서 지식생산의 정치성이라는 주제를 두고, 성찰적으로 고민하고 대응해 온 분들이기에 이러한 기획과 문제의식을 표출하는 작업이 가능했다고 본다.

(언론)학계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일부 수용·공감하는 이들도 있지만, 실행에 옮기는 일에는 주저하거나, 지식생산의 함의를 비판적으로 그리고 대안적으로 고찰하는 일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고 나 몰라라 하는―혹은 누군가가 하겠지 라고 안이하게 생각하는―연구자들도 제법 있다고 생각한다. 연구 관련한 실적주의의 한계와 함께, 학문 공동체 속에서 치열하게 문제의식을 드러내기보다는, 대세에 순응하고, 학문 영역 내 하위전공의 습득된 방향성과 특수성을 그대로 재생산하는 일종의 현실추수주의라고 칭할만한 제도화된 관습성도 많이 감지되고 있다. 그래서 앞으로도 지식생산의 맥락과 함의를 두고 진지하게 고민하고, 심각하되 솔직한 방식으로 이런 문제의식을 풀어내는 연구자들 간의 교류와 연대 그리고 협업을 주기적으로 시도할 계획이다."

△ 1990년대 중후반 지식 생산의 식민성을 주제로 한 다각적인 연구와 반성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연구와 반성에도 불구하고 '지식의 생산과 수용'은 서구학계 특히 미국 편향성이 더욱 강화돼왔다는 게 일반적인 지적이다. '언론학' 분야를 중심으로, 저간의 노력들의 의미를 평가한다면?

"지난 90년대에 이른바 '포스트주의'와 관련된 다양하고 다기한 지식담론들이 창궐한 사례가 있었다. 즉 지식 패러다임의 수용과 지역화 혹은 지식을 매개로 한 비판성의 추구를 두고, 백화제방 수준의 담론의 개화와 모색이 활발하게 이뤄졌던 것을 기억하는 학자들이 아직 상당수 있을 것이다. 탈권위주의와 소비자본주의의 본격적인 등장이라는 배경 속에서, 다소 혼란스럽긴 했으나, 새롭고 대안적인 지식의 틀을 능동적으로 고민했던 기억이 분명 존재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수 년 간은 제도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변화상으로 이러한 지식의 방향성과 역할에 대한 심도 있는 고민과 개입적인 대안의 추구가 상대적으로 매우 정체되고 순치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작지만 선이 뚜렷한 개입과 점검의 지점을 모색하게 됐다.

거의 모든 학문 영역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인데, 연구재단과 대학 주도의 지식생산에 대한 제도적인 개입과 직간접적인 압박, 특히 논문중심의 평가제도, 그리고 외국논문의 가치를 일종의 최상의 지적 성취물로 설정하는 방식이 심대한―혹은 거부하기 어려운―힘을 발휘하면서, 학계의 연구방식과 연구문화 역시 과거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변모했고, 획일화의 수준을 보이고 있다. 외국과 국내 1급 학술지에 논문을 게재하는 일이, 연구자의 역량을 드러내고 검증하는 거의 유일한 잣대로 고착되고 있다. 외국저널에 자신의 작업을 소개하고, 질적으로 고양된 학술적인 성취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분명 인정할만한 성과이며, 동시에 시도할 필요성 또한 어느 정도 있는 일이다. 동시에 한국현실과 이에 유기적으로 연동하는 지식의 로컬화라는 난제를 곱씹고 고심하기보다는, 외국저널에 논문을 실었기에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발휘했다는 자긍심과 전문가주의에 안주하는 이들도 쉽게 볼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영어로 표현하는 학술작업과 국내에서의 학술활동 간의 균형 잡기 그리고 나아가서 지식생산의 지역성과 맥락화에 대한 체화된 고민 아닐까. 현재의 상황이 이러한 고려를 풀어내기 매우 어렵기에 학자이자 지식인으로 마음이 복잡해질 때가 많았다. 종합적으로 본다면, 그간 양적으로 생산되는 논문의 수는 매우 늘어났으나, 연구의 방향성과 문제의식, 깊이, 그리고 다양성의 차원에서는, 양적인 증가와는 별개로, 종종 표준화되고, 논문의 양식성에 맞는, 그리고 학술적인 유행을 타거나, 인기 있는 주제를 다루는 논문들이 다수 양산되고 있다.

언론학의 경우에도, 특히 매체나 정보화의 물결이 일상을 급격하게 변화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블로그나 SNS와 같은 새로운 매체와 결부되는 연구가 매우 유행하고 있다. 동시에 언론장에 주어지는 정치적인 압박이나 한국사회 내 소통과 공론장의 위기와 같은 정치사회적으로 중요하고 긴요한 이슈들은 부분적으로만 다뤄지고 있다. 또 다른 측면으로는 논문이 재임용과 승진의 절대적인 잣대로 작용하면서, 연구자들의 경우, 긴 시간을 들여 특정한 주제를 천착하고, 저자 자신의 전문성과 관점들 그리고 이를 특유의 스타일과 글쓰기로 풀어내는 저작활동은 종종 기피하거나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이다.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비교할 때, 언론학에서의 저술활동이 정체되고 활기를 찾고 있지 못한 것은 부끄러운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른 현 단계 범 언론학 영역 내 지식생산의 문제점은, 미국식 실증주의의 전통이 지나치게 공고화되고, 이 과정에서 양적분석과 '가치 중립성'을 지향하는 접근방식이 우세해지면서, 연구문화와 학문하기의 방식에 심대한 영향을 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질적, 역사적, 해석적, 그리고 현실개입적인 지향들이 홀대를 받거나 정당성을 위협받는 경우들도 생겨나고 있다.

이와 함께, 에세이식으로 혹은 논문형식을 부분적으로 해체하거나 이와는 다른 양식의 글쓰기를 수행하는 작업이 장려되지 않고, 필요성을 제대로 인정받고 있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복잡하고 세련된 모델과 진전된 방법론을 제공하기도 하지만, 건조하고 전문가들이나 이해할만한 수준의 협소한 문제의식과 논의 중심의 글, 미국의 문맥에서 형성된 해석틀과 개념들을 무비판적으로 활용 혹은 이식하는 작업들도 상당수 있다. 동시에 검증을 매개로 한 일반화를 지향하면서도, 연구의 주제와 문제틀은 매우 미시적인 차원에 머무는 연구들도 상당수 있고, 외국 연구사례의 아류작들도 제법 있으며, 거의 기계적으로 연구의 결과를 보고함으로써, 독자와의 감응과 소통을 촉발하는 스토리텔링의 측면이 부재하는 작업들도 종종 눈에 들어온다.

△ 그렇다면 보완책은 있는가.

"보완책으로는, 대안과 변화를 추구하는 연구자들이 보다 주체적이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더 크게 그리고 집합적으로 내야하며, 이러한 노력들을 풀어낼 수 있도록 학술지의 심사과정과 글쓰기와 관련된 관행을 바꾸려는 시도와 의지를 보여야 한다. 또한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재단의 평가방식과 언론사들의 학교평가를 변화시킬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실행들이 체계적으로 모색되도록 필요한 압박과 행동을 생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즉 분과 학문의 내부에서 그리고 경계를 벗어나서 공통의 관심사와 문제틀을 가진 연구자들이 집합적으로 자신들의 주체적인 목소리와 변화에 대한 열망을 구체적인 작업으로 제시하고, 동시에 관행화된 연구문화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여야한다고 생각한다.

한편으로는 세미나와 스터디, 공청회와 간담회, 논쟁과 담론화, 그리고 집합행동 등을 통해서, 또 한편으로는 연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다양한 조사와 여론의 수렴을 통해서 현재 이뤄지고 있는 지식생산의 문제점들을 파악하고, 타개하고자 하는 설득력 있는 방안들을 현실화해야 한다. 특히 인간과학(human sciences)으로 포괄적으로 영역화될 수 있는 사회과학과 인문학 진영의 학자들이 이들 주제에 대하여 보다 강화된 행동과 통찰성을 보여야한다.

이러한 제도적인 차원의 대안과 해법을 추구하는 한편, 연구자 자신들의 현재의 초상과 연구문화의 단면을 다양한 방식으로 조명하고 반성적으로 탐문하는 작업들이 매우 필요하다고 본다. 이 시대 '호모 아카데미쿠'가 마주하는 현실에 대한 심도 있고 입체적인 연구나, 학자들의 작업이나 지식노동의 단면들을 분석의 주요한 대상으로 재귀적으로 삼는 연구가 별로 없다는 점이 참 의외이고, 부끄러움을 느끼게 한다. 부연하자면 특정 주제와 관련해 연구자와 전문가는 많지만, 자신의 노동과 역할 그리고 연구문화와 관련된 성향체계나 아비투스를 담론화하는 이들은 매우 한정돼 있다. 이는 곧 고민하고 행동하는 지성의 빈곤함을 드러내는 한 표상이라고 본다. 현재 연구문화와 지식생산에 대한 이견과 '불협화음'들은 학회의 뒷풀이나 동료 학자들과의 대화 속에서 종종 목격된다. 이런 목소리와 문제의식을 보다 공적인 영역으로 끌어내야 한다."

△ 지식 생산과 수용은 보편성과 특수성이라는 문제가 교차된다고 본다. 한국 대학과 연구자들, 지식의 생산과 수용, 보급과 재생산에 관련된 '필드'에서, 현재 가장 문제가 되는 부분은 무엇(어디)이라고 생각하는가. 예컨대 정부의 학술정책 어떤 부분이 개선 또는 개혁돼야 하는지, 대학의 업적평가 방식이 지향해야 할 점 등, 고민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솔직하게 말해달라.

 "학문영역의 “선진화“를 슬로건이자 목표로 내걸면서, 기실 정부의 학술 관련 정책들은 연구의 국제적인 그리고 양적 측면에 주로 치중하면서, 외국학술지와-즉 SSCI 급 저널들-국내 학술지에 연구의 결과를 게재하는데 지나친 방점을 두고 있다. 나아가서 연구재단은 다양한 측면으로 생산적인 연구의 문화와 지식생산을 진흥·지원하는 모습을 보일 때도 있지만, 연구자들을 제도적으로 관리하고 훈육하는 관료적인 행위자로서의 면모를 강하게 드러내기도 한다. 언론사들의 대학평가 역시 다면적인 분석과 진단을 주고는 있지 못하며, 오히려 대학의 업적 평가를 이러한 외부의 잣대에 맞추고, 학내의 구성원들을 몰아세우는데 분명 일조하고 있다. 대학본부 역시 학문하기의 다양성과 고민들을 충분히 숙성된 방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장려하기 보다는 외부평가에 진력하고 학교의 순위에 집착하는 문제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한국사회의 다른 영역도 크게 다르진 않으나, 대다수의 교수와 연구자들은 업적을 제시해야 생존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긴 호흡과 예리한 눈으로 사회의 변화상과 문제점들을 탄력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제언과 관찰을 제공하는데 매우 소극적인 주체로 훈육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정한 필요성은 있겠으나, 소통과 지식전달의 상호작용이라는 측면에서 매우 문제적인 과도한 수준의 영어강의가 국제화의 지표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대학의 현 주소를 말해준다. 또한 임용의 경우에도, 외국 학술지에 실린 일급 논문이 절대적이고 주요한 평가의 기준이 되기에, 국내에서 공부를 한 젊은 연구자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입장에 있고, 이것이 학문세대의 재생산과 학문적인 분화에 매우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다소 거칠게 논한다면, 생산성과 자기관리의 도구적인 윤리학이 대학의 구성원들을 직간접적으로 옥죄이고 있다는 것은 나 개인만의 평가가 아닐 것이다. 지식의 생산장이자 실험장이 되어야할 대학의 모습과 이상은 멀리 있고, 공공영역으로서의 기능도 제대로 발휘되고 있지 못하다. 이러한 안타깝고 불안한 현실을 타개할 고민과 소통의 채널 역시 제대로 작동하고 있지 못하다. 예를 들면, 해가 바뀌면 업적 평가가 슬그머니 혹은 갑작스레 강화되고, 산학협동이란 이름의 기능적인 지식의 공여와 시장 마인드의 강화가 연구자와 학자들에게 강한 압박을 가하기도 한다.

한편 강의와 대학원생 지도, 학회 활동, 심사와 더불어 논문을 빠른 시간 내에 그리고 집약적으로 써야한다는 강박으로 인해, 장기적인 저술활동과 호흡이 길고 수행하기가 까다로운 현장연구나 연구대상과 긴밀한 상호작용이 필요한 참여지향적인 연구들은 시도하기가 매우 어렵다. 나아가서 학문의 다양성과 지식을 매개로 한 민주적인 기획, 그리고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를 위한 교육의 부여와 폭이 넓고 창의적인 지식생산을 위한 문제의식이 지지받고 장려되는 풍토가 전반적으로 형성되고 있지 못한 것은 현재 대학의 위기를 반영하는 또 다른 징후들이라고 할 수 있다."

△ 이번 기획이 일회적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이번 기획에 이어 어떤 작업을 또 계획하고 있는가.

 "특정 학회에 속하지 않은 독립 학술지로서 <언론과 사회>는 이번 기획 외에, 디지털 문화와 온라인의 동학과 공론장을 주제로 한 특집 기획을 이미 마련한 바 있다. 편집위원으로서, 또한 현 상황에 대한 고민이 큰 학자로서, 학술적인 글쓰기의 화석화된 관행에 도전하고 현재의 관습성에 작지만 의미 있는 균열을 내고, 공감과 감응을 촉발할 수 있는 '대안적인 글쓰기'를 주제로 한 기획을 생각하고 있다. 특히 지성사나 미시사, 자기민속지학이나 실험적인 글쓰기 그리고 대학 바깥의 지식과 문화생산자들과 공동작업의 형식으로 진행하는 연구와 같은, 학술적인 글쓰기의 외연을 확장하고, 글쓰기의 다원성과 실험성이 밀도 있게 발현될 수 있는 사례들을 담은 기획을 추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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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수 2012-03-03 20:17:56
공감과 감응을 촉발할 수 있는 '대안인 글쓰기'를 주제로 한 기획을 생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