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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가 ‘강좌 너무 추상적’ … 35%는 체험학습프로그램 주문
41%가 ‘강좌 너무 추상적’ … 35%는 체험학습프로그램 주문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12.26 1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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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905명 대상, 인문학 교육현황 설문조사

교양교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학마다 글쓰기 교육을 강화하고 있지만 정작 대학생들은 인문학 교육에서 예술ㆍ미학이나 역사 등의 강좌를 중점적으로 다뤄주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교양강좌에 비해 인문학 강좌의 만족도는 낮았다. 인문학 강좌가 너무 전문적이고 추상적이며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인문학 교육  활성화를 위해서는 교육 프로그램 개발과 전문교재 및 수업자료 개발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홍병선 중앙대 교수팀이 지난 10월 건국대ㆍ경북대ㆍ서강대ㆍ서울대ㆍ순천향대ㆍ연세대ㆍ이화여대ㆍ인하대ㆍ전남대 재학생 905명을 대상으로 인문학 교육 현황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의뢰한 정책연구 『인문학 교육 실태 분석 및 진흥방안 연구』의 일환으로 실시했다.

인문학의 가치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은 긍정적이었다. 인문학 수업을 통해 무관심했던 사건이나 현상에 관심을 갖게 되고(54.0%), 삶의 가치와 의미에 대해 새롭게 생각했다(53.2%)는 학생이 절반을 넘었다. 인문학 관련 개념이나 지식이 형성됐느냐는 질문에도 54.4%가 긍정적으로 답했다. 여러 가지를 합리적으로 고려해 바람직한 결정을 내리게 됐거나(32.3%) 창의적 생각을 하는데 도움이 됐다는 대답(32.3%)도 부정적 응답보다 다소 높았다.

하지만 인문학 수업에 대한 만족도는 다른 교양강좌에 비해 다소 낮았다. 만족스러웠다는 응답(21.5%)보다는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응답(29.9%)이 다소 많았다. 이유는 무엇일까. 대학생들은 교양ㆍ전공과목을 포함해 인문학 강좌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전문적ㆍ추상적 개념과 용어의 과도함’(40.7%)을 꼽았다. ‘현실과 연결될 수 있는 맥락 강조 부족’을 꼽은 학생도 31.9%로 비교적 높았다.

이에 따라 인문학 강좌에서 ‘대중적 소재’를 소개해 달라는 학생이 36.4%로 가장 많았다. ‘실용학문과 연계될 수 있는 소재를 적극 개발해 강좌 내용에 반영해 달라’는 요구도 31.6%나 됐다. ‘전문성을 높인 내용 구성’(20.7%), ‘인문 관련 과목을 통합적으로 다루는 내용’(12.9%)이 뒤를 이었다.

강의 교재 역시 ‘해당 강좌를 위해 공식적으로 개발된 교재’(16.8%)나 ‘강사가 안내하는 관련 단행본이나 글 모음집’(14.3%)보다는 ‘강의 주제에 따라 제공되는 자료’(43.3%)나 ‘멀티미디어 자료’(26.6%)를 더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문학 교육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최우선 과제로는 49.9%가 ‘양질의 교육프로그램 개발’을 지적했다. ‘전문교재 및  수업자료 개발’(15.3%), ‘교과목 편성 개선과 학점 이수 제도 개선’(13.6%), ‘강사의 전문성’(10.0%), ‘강좌 정보 제공 및 DB 구축’(8.6%)이 뒤를 이었다.

인문학 수업에서 활성화됐으면 하는 강의 방식으로는 35.1%가 강의실 수업 외에 관련 단체나 기관, 유적을 답사하는 ‘체험학습프로그램’을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 한 가지 주제를 놓고 다양한 전공자들이 순서를 정해 강의하는 ‘옴니버스식 강의’에 대한 선호도는 23.3%였다. 이어 ‘소수 편성을 통한 집중 토론식 수업’(19.0%), ‘팀티칭’(여러 교수가 순환식으로 강의하는 방식, 12.4%), ‘학제적 강의’(2명 이상의 전공분야 교수가 수업에 함께 참여, 11.6%)의 순으로 선호도가 높았다.

한편, 인문학 수업을 통해 글쓰기 능력이 향상됐다는 학생이 32.6%로 그렇지 않다(21.5%)는 학생보다 많았다. 강의 만족도는 높지 않았다. 수강한 인문학 강좌 중 가장 만족스러운 강의 분야를 묻는 질문에 27.7%가 예술ㆍ철학을 꼽았다. 역사(20.6%), 철학(13.0%) 다음이 글쓰기(14.6%)였다.

인문학 교육에서 중점적으로 다뤘으면 하는 분야 역시 20.7%가 예술ㆍ철학을 꼽았다. 역사(18.2%), 경제ㆍ경영ㆍ공학 등 실용학문(16.2%), 철학ㆍ사회와 이념(15.0%), 논리 및 글쓰기(10.0%), 문학(8.1%), 종교(3.4%) 순으로 나타났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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