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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부터 과학벨트까지 … 생명과 변혁 함께 고민
후쿠시마 원전 사고에서부터 과학벨트까지 … 생명과 변혁 함께 고민
  •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 승인 2011.12.26 10: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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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과학기술계 이슈를 돌아본다

2011년 한 해 동안 과학기술계는 크고 작은 사건을 겪었다. 특히 방사능 유출, 자연재해, 전염병 창궐 등 생명의 소중함을 되돌아볼 만한 사고가 이어졌다. 인간은 자연의 힘 앞에서 얼마나 나약한 존재인지를 깨닫기도 했지만, 동시에 새로운 발견과 혁신을 이뤄 절망을 딛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쌓아나갔다. 올해 있었던 국내외 주요 사건들을 통해 과학기술계의 이슈를 돌아본다.

방사능 공포와 원자력 회의론 확산

올해 과학기술계 최고의 이슈는‘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다. 지난 3월 11일 일본 동북부에서 발생한 진도 9.0 규모의 초대형 지진으로 인해 15미터 높이의 쓰나미가 닥치면서 3만명에 가까운 인명을 앗아갔다. 이로 인해 도쿄에서 북동쪽으로 240㎞ 떨어진 후쿠시마 해안가의 원자력 발전소가 폭발해 방사능이 다량 유출되는 최악의 사태가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와 동일한 7등급으로 발표했으나 전문가들은 그보다 더 많은 양의 방사능이 유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사고 이후 반년이 넘도록 각국 언론의 과학기술 섹션은 원자력 발전의 위험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로 채워졌고, 독일 등 각국은 원자력 발전을 포기하겠다는 성명을 잇따라 발표했다. 우리나라는 10월 26일 대통령 직속‘원자력안전위원회’를 공식 출범시켜 안전성을 재점검하겠다고 나섰다.


스마트폰 확산시킨 IT 구루 떠나다

IT 분야 뉴스로는 애플사의 창업자‘스티브 잡스(Steve Jobs)’의 사망이 가장 많이 회자되고 있다.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를 내놓은 이후 수십년 동안 IT 시장을 이끌어온 잡스는 혁명적인 아이디어를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으로 상품화해 스마트 기기 시대를 앞당기는 등 IT 분야의 구루(Guru, 스승)로 불렸다.

그러나 췌장암이 악화되면서 지난 10월 5일 56세로 사망했고 전 세계에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특히 과학기술과 인문학을 결합해 개발자가 아닌 사용자 중심의 운영체제를 유행시킨 업적이 높이 평가받았다. 잡스가 2005년 미국 스탠퍼드대 졸업식 축사에서 인용한‘항상 갈망하며 우직하게 나아가라(Stay Hungry, Stay Foolish)’는 말은 제2의 잡스를 꿈꾸는 많은 젊은이들에게 좌우명으로 자리잡았다.


자연재해와 기상이변에 대한 인간의 대응

작년에 이어 올해도 대규모 자연재해가 지구촌 곳곳을 할퀴었다. 보험사가 추산한 피해액은 3천500억 달러(우리돈 약 410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고 사망자도 속출했다. 일본 대지진에 앞서 지난 2월에는 뉴질랜드에 진도 6.3 규모의 지진이 발생했고, 4월과 5월에는 미국 중동부 지역이 토네이도의 연속 공격을 받았다. 7월에는 태국 차오프 라야강이 홍수로 범람해 하류에 위치한 수도 방콕이 물에 잠기는 등 지금도 피해가 계속되고 있다. 8월에는 초대형 허리케인‘아이린(Irene)’이 미국 동부를 덮쳤다.

지진을 제외한 자연재해의 주된 원인으로는‘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을 꼽는다. 특히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 배출이 늘어나면서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됐다는 지적이 많다. 원전사고와 자연재해를 겪은 세계는 환경의 중요성을 깨닫기 시작했고 과학자들은 온실가스 저감장치와 신·재생에너지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중국, 인도 등 거대국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캐나다가‘교토의정서’를 탈퇴하는 등 지구 온난화에 대한 인간의 대응은 소극적인 수준에 그쳤다.

구제역과 자살로 생명의 소중함 깨달아

국내에서도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운 사건들이 이어졌다. 올해 초에는 구제역이 전국에서 기승을 부리는 바람에 소, 돼지 등 1천만 마리에 가까운 가축들이 살처분됐다. 이 과정에서 동물들을 산 채로 매장하기도 했고 몸부림치며 울부짖는 모습이 공개돼 충격을 주기도 했다. 서투른 조치로 매몰지에서 침출수가 흘러나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켰다는 제보도 이어졌다. 선진 축산기술을 도입하는 등 실패를 통해 배우자는 긍정적인 의견도 있었다.

귀한 인재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도 있었다. 올해 초부터 4월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학생 4명과 교수 1명이 잇따라 자살한 것이다. 성적에 따른 차등 수업료, 강제적인 영어수업 진행 등 경쟁을 부추기는 정책이 뭇매를 맞았다. 이후 혁신비상위원회와 대학평의회가 꾸려지면서 대책이 마련됐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아 지금도 서남표 총장과 교수·학생들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전염성 질병 퇴치하는 신약 이어져

반면에 과학기술을 통해 생명을 살리려는 노력도 멈추지 않고 계속됐다. 특히 치명적인 질병을 제압하는 신약이 개발되면서 생명 연장의 희망이 커졌다.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는 올해를 빛낸 최신 연구를 발표하며 1위로‘에이즈 치료제의 개발’을 꼽았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 연구진이 9개 국에서 실시한‘HPTN 052 프로젝트’결과, 감염 초기에 항레트로 바이러스를 접종하자 에이즈 전염률이 96퍼센트나 줄어들었다.

매년 2억2천500만명이 감염돼 65만명의 목숨을 앗아가는 말라리아를 퇴치할 수 있는 백신도 개발됐다. 비영리보건기구 패스(PATH)와 제약회사가 진행하고 빌게이츠가 세운 자선재단이 후원하는 아프리카 7개국 임상실험에서‘RTS,S’라는 백신이 말라리아 증세를 50퍼센트 가량 완화시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정식 약품으로 출시되려면 앞으로 몇 년 동안 검증을 거쳐야 하지만, 과학자들은 거의 모든 종의 말라리아 바이러스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우주의 기원 밝히는 실험결과 검증 중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물리학 연구에서도 희망은 계속됐다. 사이언스와 함께 양대 과학 학술지로 불리는 <네이처>는 올해의 10대 과학기술 뉴스에‘빛보다 빠른 중성미자 발견’을 포함시켰다. 유럽 입자물리 연구소(CERN)가 지난 9월 발표한 내용이다. 스위스 제네바에서 중성미자(neutrino)를 발사해 700㎞ 떨어진 이탈리아 그란사소까지 도착하는 시간을 계산했더니 빛보다 60나노초만큼 빨랐다는 것이다. 확정 발표는 아니었지만 3년 동안 반복적으로 실험해 동일한 결론을 얻었다는 점에서 신빙성을 얻고 있다. 과학계는“빛보다 빠른 물질은 존재할 수 없다던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 무너질지 모른다”며 흥분한 상태며 지금도 검증 과정을 계속하고 있다.

이후 유럽 입자물리연구소는 힉스(Higgs) 입자의 흔적을 발견해 다시 한 번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만물을 구성하는 12개의 기본 입자에 질량을 부여해‘신의 입자’라고 불리는 힉스 입자는 137억년 전 우주가 생성될 당시 잠깐 존재했다 사라진 것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양성자를 충돌시키는 실험에서 증거가 발견된 것이다. 이번 연구가 확정되면 우주 전체의 구성원리를 설명하는 물리학의‘표준모형’이 완성돼 금세기 최대의 발견이 될 전망이다. 명칭은 존재 가능성을 이론으로 체계화시킨 영국 물리학자 피터 힉스에서 유래했다.

새로운 과학기술 대한민국을 시작한다

우리나라에서는 과학기술 역사를 다시 쓰는 정책 변화들이 이뤄졌다. 그 중 하나가‘국가과학기술위원회’(국과위)의 출범이다. 2008년 새 정부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부가 해체된 이후 과학기술 전담부처와 컨트롤타워를 되살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정부는 지난 3월 대통령 직속으로 국과위를 조직해 과학기술 관련 정책을 수립하고 예산을 총괄하는 역할을 맡겼다. 위원장은 김도연 전 교과부 장관이 맡았다. 한 해 동안 국과위는 연구성과 평가관리법을 개정하고 19개 정부출연 연구기관을 통합하는 등 과학기술 분야의 체계를 일원화하는 데 노력해왔다.

기초과학을 중점 육성해 가시적인 성과를 내겠다는‘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과학벨트)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7년 동안 5조2천억원이 투입되는 과학벨트는 중심역할을 하는 거점지구와 보조와 분산을 담당하는 기능지구로 나뉘는데, 지난 5월 대전 대덕연구개발특구를 거점지구로 선정한 이후 지속적인 토론과 검토를 거쳐 인근 청원, 연기, 천안지역을 기능지구로 확정했다. 거점지구에는 기초과학연구원(원장 오세정)과 중이온가속기(KoRIA)가 들어서며 대구·광주·부산 등 지역 중심도시들도 다양한 공조사업을 펼칠 예정이다.


임동욱 사이언스타임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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