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24-04-25 17:30 (목)
1960년 전문교사 26명 배출로 시작…한국 특수교육의 기틀 다진 50년
1960년 전문교사 26명 배출로 시작…한국 특수교육의 기틀 다진 50년
  • 강창욱 강남대·중등특수교육과
  • 승인 2011.12.19 16: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학의 유산, 한국의 미래다(5) 대구대 특수교육…특수교육 평가와 전망

2011년에 설립 50주년을 맞은 대구대 특수교육과는 광복 이후 이 땅이 혼돈 속에 있을 때, 이영식 목사가 기독교적 박애정신의 실천을 위해 12명의 원생을 수용해 1946년 맹아동과 농아동 교육기관인 大邱盲啞學院을 출범시킨 것이 대구대 특수교육과가 있게 된 역사적 사건의 시작이다. 1956년 이태영이‘특수교육’에 대한 뜻을 품고 귀국해 한국사회사업학교를 1957년에 세웠다. 한국사회사업학교는 1960년 4월 첫 졸업생을 배출함했다. 이때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1년간의 특수학교 교사 양성과정을 수료한 26명의 수료자가 탄생했다. 이후 1961년 2월 한국사회사업대학으로 변신하면서 특수교육 분야의 특성화된 대학으로 거듭났다.

대구대의 많은 연구물들 중 우리나라 특수교육에 국가적 영향력을 미친 것들을 중심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개론서로서 1960년대 이태영은 우리나라 최초의 특수교육 전문서적으로 중요한 학사적 의미를 가진『특수교육개론: 문제아지도』(1963, 집문사)를 집필했다. 이 책에 나타난 이태영의 특수교육 사상은 민주사상과 휴머니즘을 기반으로 하고 있었다. 10년 뒤인 1973년『특수교육원리』가 츨판됐다. 이 책은 장애영역 별 및 장애정도에 따른 세부적 분화에 중점을 두었다.

또 타 대학 교수들까지 참여하는 등 학문적인 개방의 장으로 출판됐다. 현대 특수교육 입문서로서 오랫동안 우리 특수교육에 기여했다. 또『특수교육학』(1975)은 우리나라에서 간행된 세 번째 개론서로, S. A. Kirk의 『특수아동교육』(1972)을 편역한 것이었다. 장애영역별로는 먼저 정신박약총서 시리즈를 들 수 있다. 1971년 자행회의 지원을 받아 김정권, 김동극, 이춘섭이 공저해『정신박약아 교육』을 출간했다. 1975년에는『정신박약 특수학급의 교육』이, 1976년에는『정신박약아 심리』가 출판돼 우리나라 정신지체아동교육의 기초를 놓았다.

청각장애교육 분야에서도 활발한 저술 활동이 전개됐다. 이규식의『청각교육 : 이론과 실제』(1977, 배영출판사)는 우리나라 최초로 청각장애 교육 분야를 다뤘다. 이어서 이규식은 우리나라 재활과학의 장을 연 『청각·언어장애아요육』(1979, 형설출판사)을 출판했다. 지체부자유 분야에서는 1977년 문교부 연구비 지원을 받아 故안병즙 교수가『지체부자유아교육』(1978, 한국사회사업대학 출판부)을 출판했다. 이 책은 오랜 시간동안 지체부자유교육을 공부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말 그대로 교과서와 같은 역할을 했다.

장애아동의 문제에 집착해 특수교육학을 기능주의적 방법론에 입각해 탐구하던 흐름과는 달리, 특수교육의 역사·철학적 이해를 위한 탐구방법의 중요성(기능주의에 대한 반토대성)을 강조하면서 김병하는『특수교육의 역사적 이해』(1977, 형설출판사)를 탄생시켰다. 이로써 우리 특수교육학계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현재 이 책은『특수교육의 역사와 철학』이란 이름으로 특수교육학도들에게 읽히고 있는 관련 분야의 유일무이한 책이다.

1970년대 학문의 태동기를 거쳐 80년대 이후 저술 활동이 양적으로 엄청난 발전을 한다. 그 중 역사성을 지닌 대표적인 두 책이 있다. 하나는 1986년 전국적 단위로 50여명의 집필진이 참여해 집필한『특수교육용어사전』이다. 다른 하나는 1995년 30명 이상의 특수교육학자들이 전국적으로 참여해 우리나라 현대특수교육 100년을 맞이해 집필한『한국 특수교육100년사』다.

『특수교육용어사전』은 학술용어의 번역과 해설을 통한 학술적 의사소통체계의 기준을 마련했다. 『한국 특수교육100년사』는 우리나라의 특수교육을 역사적으로 종합 정리한 결정판이라는데 역사적 의미가 크다. 이와 함께 임안수는 1997년 최초로『시각장애아교육』, 1994년에『개정한국점자통일안』, 2002년에『한국점자도서출판규정』을 집필함으로써 우리나라 시각장애 교육의 체계적 틀을 놓았다.

특수교육행정 분야에서 정봉도는『특수교육행정과 재정』(1994)을, 특수교사교육 분야에서 김병하는『특수교육교사론』(1999)을, 통합교육 분야에서 김정권은『완전통합교육과 학교교육의 재구조화』(1997)를, 장애학 분야에서 박화문은『장애아발달학』(2000)을, 언어지도 분야에서 최성규는 『장애아동 언어지도』(2001)를, 전환교육 분야에서 조인수는『전환교육과 서비스』(2002)를, 특수교육공학분야에서 김용욱은『특수교육공학』(2010)을 통해 특수교육 전 분야에 걸쳐 학문적, 실천적 발전을 위한 역할을 감당해왔다.

대구대 특수교육과의 최근 학술활동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1단계(1999~2006) 두뇌한국(BK)21사업 인문사회 분야에서 대구대 특수교육 교육연구단이 지방대학으로는 유일하게 선정돼‘우수 연구단’으로 평가 받은 것이다. 이것을 통해 대구대 특수교육과의 시대적 역할은 글로벌 시대 아시아 특수교육을 네트워크로해, 아시아 장애인의 교육의 질 향상을 도모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전하에 대구대는 저널 <JAPSE>(Journal of Asia-Pacific Special Education)을 창간했다.이와 동시에 특수교육(학)의 한국화를 위해 한국 특수교육론의 정체성 정립을 목표로 <특수교육저널: 이론과 실천>을 2000년부터 꾸준히 계간으로 간행해오고 있다.

김병하 한국특수교육문제연구소장은“학문은 혼자 하는 독백이 아니다. 지식은 소통될수록 살찌게 돼 있다.‘ 소통하는 학술담론’의 장을 활성화하고, 여기에 적극 동참하지 않는다면 우리는‘학문 한다’는 말을 정당화 할 수 없다”라는 말을 평소 자주한다. 여기서 학술잡지를 통한 대구대 특수교육과의 학문의 길을 엿볼 수 있다.

대구대 특수교육과가 우리나라 특수교육에 기여한 역사적 사건은 국가적 수준의 교육과정을 개발한 것이다. 국립특수교육원이 이 일을 맡기 이전까지 누구도 이런 국가적 수준의 일을 감당하기가 어려웠다. 이때 대구대가 특수교육의 발전을 위해 헌신한 노력이 국가 수준교육과정 개정 작업에 정수로 녹아있다.

대구대는 1982년 제4차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 1984년 교사용 지도서와 학생용 교과서 개발을 필두로 1987년 제5차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 1996년에는 우리나라 교육과정의 현대적 틀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 제7차 특수학교 교육과정 개정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적 임무를 성공적으로 완수했다. 현재 2011년 개정특수교육 교육과정이 다시 개정 고시됐지만 전체적인 큰 틀은 제7차 특수학교 교육과정의 패러다임과 골격을 유지하고 있다.

이상의 학문적 족적은 국가적 뒷받침과 직업 갖기 수단으로 전락한 오늘의 대학 교육의 분위기 속에서 특수교육에 발을 들여놓고 있는 우리들의 생각과 행동들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역사는 오늘의 눈으로 어제를 살펴보고 내일을 꿈꾸는 데 의미가 있음을 다시금 생각하면서, 희망찬 내일의 한국특수교육과 장애아동들의 삶을 꿈꾼다.

강창욱 강남대·중등특수교육과
대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수화학회장, 한국표준수화제정 위원 등을 역임했다. 현재 7차 및 2011년 개정 교육과정 집필위원을 지내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