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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ㆍ박원순’에 웃다가 ‘FTA 날치기 처리’에 실망
‘안철수ㆍ박원순’에 웃다가 ‘FTA 날치기 처리’에 실망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12.17 16: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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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사회가 뽑은 ‘ 기뻤던 일’, ‘안타까웠던 일’

설문조사에 응한 한 교수의 말처럼 ‘가장’이라는 단어를 붙이는 것조차 무색할 정도로 모든 것이 힘든 한 해였던 것일까. 2011년 한국 사회에서 발생한 사건 중 가장 기뻤던 일을 선정해 달라는 요청에 응답자의 절반(50.3%)은 ‘없음’이라고 적거나 아예 응답하지 않았다.

그나마 교수들이 마음의 위안을 삼은 곳은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39.7%)이었다. “한국 사회에 아직 희망이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는 지적은 박 시장에 대한 기대가 단순히 한 개인을 향한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백승호 가톨릭대 교수는 “현 정부의 실정에 대해 적어도 서울시민은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음을 보여준 계기였다”라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한국 정치의 새로운 바람”으로 기대하는 시선도 있었다. 서울시장이 바뀐 것, 지방선거에서 시민후보가 당선된 것 등의 응답을 합하면 절반이 넘은 응답자(53.6%)가 박 시장의 당선을 올해의 가장 기뻤던 일로 꼽았다.

‘박원순’이라는 이름은 그러나 ‘안철수 현상’과 연결시켜 읽어야 할 듯하다. 2011년 한국사회에서 가장 의미 깊은 실천을 한 사람으로 응답자의 절반이(49.6%)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을 꼽았다. 50%의 지지율을 갖고 5%만 지지하는 후보에게 서울시장 후보를 양보한 일이 가장 컸다. 재산의 절반인 1천500억원을 사회에 환원한 일도 그를 ‘올해의 인물’로 뽑은 이유다.

김경동 성균관대 교수는 “지식인으로서의 책임과 의무를 철저하게 실천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라며 그를 추천했다. 류웅재 한양대 교수는 “난맥상에 빠진 한국사회에서 기존 정당정치의 뚜렷한 한계를 보완하고 많은 국민들이 새롭고 대안적인 정치의 가능성을 꿈꿀 수 있는 희망을 줬다”라고 평가했다.

‘한미 FTA 비준 동의안이 국회에서 날치기 통과된 일’은 올 한해 가장 안타까웠던 일로 뽑혔다. 절반 가까운 응답자(46.7%)가 꼽았다. 이금옥 순천대 교수는 “서민 경제와 직결되는 문제를 여야 합의 없이, 국민적 반대에도 강행 처리한 점”을 들었다.

FTA를 반대하는 교수들만 한미 FTA 비준 동의안 날치기 처리를 지적한 것은 아니다. 강원지역의 한 국립대 교수는 올해 가장 기뻤던 일로 ‘한미 FTA 협정 체결’을 들었지만 가장 안타까웠던 일에도 ‘한미 FTA 비준 동의안 국회 날치기 통과’라고 썼다. “아무리 급하고 꼭 필요한 것이라도 정도가 아닌 길은 가서는 아니 됐건만….”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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