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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장애인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는 교수들
[화제의 인물] 장애인에게 따뜻한 손길을 보내는 교수들
  • 김미선 기자
  • 승인 2000.12.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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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12-18 15:28:39

대학들은 여전히 장애를 가진 학생들의 입학을 꺼리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또 장애인 학생들이 대학에 입학했다고 하더라도 이들이 사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조차 제대로 마련돼 있지 못한 것이 지금 대학의 현실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장애인을 위해 발벗고 나서는 교수들이 있어 잔잔한 화제를 일으키고 있다.

자신의 퇴직금을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으로 기탁한 이학종 연세대 석좌교수(경영학과)와 복지법인을 세워 본격적으로 장애인들의 재활에 나선 정영기 동의대 교수(미생물학과)가 바로 그 주인공.

내년 2월에 정년퇴임을 하는 이학종 교수는 최근 대학을 떠나기 전 장애인 제자들을 위해 퇴직금의 일부인 1억원 상당의 장학금을 대학에 기탁했다. 7년 전부터 근육 퇴화증을 앓아 휠체어에 의지해 강단에 서고 있는 이 교수는 대학을 떠나기 전 장애인 제자들을 위해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장애인 제자들에게는 경제적인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미치면서 장학금을 기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교수가 장애인 제자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보낸 것은 물론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9월 이 교수는 동료 교수와 교직원들과 함께 장학금을 기부했으며, 편의시설을 마련하기 위해 모금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이 교수가 이처럼 대학 안에서 장애인 학생들을 위해 도움을 주고 있다면, 정영기 동의대 교수는 지역사회로 도움의 손길을 보내고 있는 경우.

지난달 11일 정 교수는 경남 김해 장유면에 사회복지법인 ‘한마음학원’을 열고,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있어도 생활보호대상자인 정신지체 장애인 50여명을 모아 숙식 제공은 물론이고 물리치료와 언어치료, 감각통합훈련 등의 재활교육과 사회성 교육까지 실시한다.

장애인 문제를 내 일처럼 매달리게 된 이유에 대해 “일본에서 유학하는 동안 정신지체 장애를 가진 딸이 일본 재활시설에 들어간 후 증세가 상당히 호전되는 것을 보면서 장애인에 대한 주위의 이해와 재활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몸으로 체험했기 때문이다”고 정교수는 밝혔다.

이처럼 장애인을 돕고 있는 이학종 교수와 정영기 교수는 하나같이 “ ‘장애우’와 ‘비장애우’가 서로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함께 생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이를 위해서는 대학이 먼저 장애인의 입학을 확대하는 등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보통 사람에 비해 두 교수는 장애인에 대한 체감은 사뭇 달랐을 터이다. 자신이 겪은 경험을 통해 사회의 어두운 곳으로까지 시선을 돌려 장애인들을 돕고 있는 교수들의 모습은 참으로 소중하다. 12월의 막바지에 접어든 캠퍼스가 사뭇 삭막해 보인다고 생각하는 우리에게 이들은 장애인 문제를 끌어안는 작은 희망의 싹을 보여주고 있다.
김미선 기자 whwoori@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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