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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 나온 책(624호, 2011.11.21)
새로 나온 책(624호, 2011.11.21)
  • 교수신문
  • 승인 2011.11.24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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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뇌하는 일본·내재하는아시아-다케우치 요시미 선집1~2, 다케우치 요시미 지음, 마루카와 데쓰시·스즈키 마사히사 엮음, 윤여일 옮김, 휴머니스트, 1권 476쪽, 25,000원, 2권 576쪽, 28,000원
마루야마 마사오와 더불어 전후 일본 사상계의 구심점이 됐던 다케우치 요시미 선집이 간행됐다. 정치사상에 정통했던 마루야마 마사오가 비판적 지성의 중심에 올라섰다면, 다케우치는 '중국근대문학' 전공자로서 문학을 통해 정치를 고민하는 일종의 학문적 이방인으로 존재했다. '서양 대 일본'이라는 기존의 이항대립이 아니라 중국을 참조해 새로운 분석틀을 짤 수 있을 때 일본의 근대를 해명할 수 있다고 보았던 다케우치는『고뇌하는 일본』에서 일본을 향한 비판적 시선을 던지면서, 실천적이고 활동적인 면모를 보여준다. 『내재하는 아시아』에는, 중국의 근대와 일본의 근대를 아시아에서 두 가지 근대의 유형으로 파악하는 저자 특유의 사유를 담고 있다.

실재의 사막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슬라보예 지젝 지음, 이현우·김희진 옮김, 자음과모음, 220쪽, 19,000원
'9·11테러 이후의 세계'가 책의 부제. 최근 '자본주의 시스템'의 자멸을 통렬하게 지적하는 내용으로 월가 시위에서 연설해서 또 다시 세상의 이목을 집중시킨 철학자 슬라보예 지젝이 9·11테러와 관련해서 쓴 논문 다섯 편을 엮을 책이다. 9·11테러라는 사건 너머 직시해야 할 세계화 자본주의와 미국 패권주의의 폐해를 지적하고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시하고 있다. 2002년 국내에 소개됐던 Welcome to The Desert of The Reall(Verso, 2002)을 저본으로 전면 재번역한 책이다. 특히 '지젝 읽기'의 전도사로 불리는 이현우가 번역했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인류사의 사건들, 고든 차일드 지음, 고일홍 올김, 한길사, 460쪽, 25,000원


목적론적 역사관, 서구문명의 우월성을 극복한 20세기의 탁월한 고고학자 고든 차일드의 명저가 '문명텍스트 9권'으로 번역됐다. 역사시대가 열리기 이전 인류의 양상부터 고대 로마제국의 멸망까지를 유럽 문명의 기반이 된 고대 유럽과 근동 문명을 중심으로 고고학과 문헌 자료에 입각해 다룬 책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회변동을 이해하는 데 기술발전보다는 정치·사회·경제제도의 역할을 중시했고, 이러한 관점에서 인류 문명의 역사를 서술한다. 비록 '야만-미개-문명'틀을 차용하기는 했지만, 루이스 모건과 달리 발전이 아니라 사회경제적 모순을 극복하는 방향으로 역사변동이 일어났다고 본 독특한 시각을 엿볼 수 있다.

차별금지법의 이해, 최승철 지음, 한울, 320쪽, 26,000원
이 책은 차별의 일반 원리와 사회적 소수자에 대한 직접차별의 법리를 논하면서, 평등에 대한 우리 본성에 따라 '소속집단과 무관하게 개인은 개인으로서 개별적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차별금지원칙을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제시한다. 또한 평등의 원칙이 형식적 평등을 넘어서 실질적 평등을 향해 나아가게 하는 간접차별 금지와 정당한 편의 제공 의무도 구체적으로 논의한다. 차별예외의 원리를 설명하며 이와 더불어 연령차별 예외와 종교차별 예외도 심도 있게 다룬다.

한국유학사상연구, 황의동 지음, 서광사, 528쪽, 35,000원


이 책은 한국유학을 사상사의 큰 틀에서 살펴보고 그 논리를 구성하며 개관한 수작이다. 저자는 이 책이 유학이 지닌 큰 뜻을 되새기며, 자랑스러운 전통문화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미래의 희망찬 한국사회를 열어가는 데 하나의 指南이 되기를 바라고 있다. 전체 구성은 모두 6부로 나눴으며, 제1부인 '한국유학의 사상적 기반'은 유학을 윤리와 경제적 관점에서 설명한다. 특히 2부와 3부는 저자가 평생 율곡 철학에 심혈을 기울였던 부분으로 독자들이 율곡사상을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글들로 구성했다. 제4부에서는 김인후, 조헌, 이항로의 도학과 의리를, 5부에서는 고려말 정신보, 정인경 부자의 행적과 유학, 윤증의 학문적 특성, 진주강문 유학자들의 학문과 사상을 논구했다. 6부에서는 유교와 불교 사이의 소통과 대화를 시도하고, 신흥 종교인 大巡사상을 유교적 관점에서 접근해내고 있다.

호미 바바의 탈식민적 정체성, 데이비드 허다트 지음, 조만성 옮김, 도서출판 앨피, 348쪽, 15,000원


'탈식민 비평'으로 불리는 문화이론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사상가로 손꼽히는 호미 바바는 탈식민 이론의 중심을 차지하는 도전적인 개념들을 발전시켰다. 이러한 개념들은 식민 피지배인들이 식민지배자의 권력에 저항하는 방식을 설명한다. 그러나 그는 곳곳에 論敵을 두고 있다. 인도 출신 학자로 하버드대라는 미국 주류에서 활동한다는 점, 스피박이나 주디스 버틀러처럼 글을 어렵게 쓴다는 점 등도 그를 향한 비판을 부채질한 요소들이다. 과연, 그의 명성은 어디서 만들어졌을까. 그가 제시한 탈식민주의 비전이 책임 있는 현실적인 전망인가. 비평가 또는 이론가로서 바바의 주장에 진정성이 있는가. 홍콩중문대 영문학과 조교수인 저자가 이 의문들을 풀어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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