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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를 찾아서 : 한국불교미술사학회
학회를 찾아서 : 한국불교미술사학회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06.24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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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24 18:48:04
산언저리 곳곳에 있는 사찰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 있다. 불교교리를 주제로 한 불화, 음양오행설에 근거한 화려한 단청 등 삶의 구석구석을 함께한 불교문화가 살아있다. 그러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그 의미가 퇴색돼 온 것도 사실이다. 과거는 현재를 반영한다고 했던가. 우리 문화재의 80%를 차지하는 불교미술을 본다면 현재의 우리 삶도 쉽게 이해될 듯 하다.
이런 문제 의식 속에서 한국불교미술사학회(회장 문명대 동국대 교수)가 생긴 것은 1983년이다. 불교미술의 역사에 비하면 학회의 역사는 생각보다 짧다. 미술사를 연구하는 학회는 많지만 정작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곳은 없다는 생각에 처음 모인 창립 멤버는 10여 명 남짓이었다. 그러나 20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은 박사 과정 이상의 연구회원 50여 명, 일반회원 5백여 명에 이르는 규모로 성장했다. 김정희 원광대 교수(미술사), 이강근 경주대 교수(미술사), 최성은 덕성여대 교수(미술사), 곽동석 국립공주박물관장, 소재구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원 등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국내에서 불교미술을 연구하는 학회로는 유일한 까닭에, 불교미술에 대한 것이라면 무엇이든 연구 과제로 삼는다. 그 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쏟는 것은 불교미술의 보존과 발굴. 지금까지 불교미술사학회는 경주 남산 실측조사, 금산사 벽화 보존처리, 마애삼존불상 실측조사 등 국내 유적 조사와 관리를 했다. 이뿐 아니라 해외 유적 조사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5년간 진행된 고구려-발해 러시아 유적학술조사 및 발굴 작업과 10년간 계속된 중국-인도 실크로드 학술조사가 대표적인 사업이다.
문명대 회장은 이번 8월에 또 하나의 연구를 시작할 계획을 밝혔다. 파키스탄의 불교미술을 조사하고 발굴할 예정이라는 것. 파키스탄의 불교 유적 데이터 베이스를 만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인문학 관련 학회가 다 그렇듯이 연구비 문제가 가장 큰 걱정이다. 특히 유적 발굴과 국제학술대회가 필수적인 미술사 분야인지라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다. 그러나 학문하는 사람들의 의무라 생각하면서 꿋꿋이 유지하고 있다고. “불교미술은 그 작품에서 우리 고유의 사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지요”라는 문 회장의 말에서 학회원들이 가진 마음을 알 것 같다.
이지영 기자 jiyou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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