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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인물 : 오는 7월 방북하는 오희국 한양대 교수
화제의 인물 : 오는 7월 방북하는 오희국 한양대 교수
  • 박나영 기자
  • 승인 2002.06.19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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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19 10:33:35

남한과 북한은 사실상 분리돼 있으며, 그나마 가끔씩 성사되는 ‘이산가족상봉’이 서로의 세상을 ‘엿보게나마’ 해주는 것이 고작. 이곳저곳 남북교류를 추진하는 움직임이 보이지만, 사실상 ‘북한’이라는 폐쇄된 사회를 뚫는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때 북한의 대학과 교류를 성사시킨 대학이 있으니, 바로 한양대. 오희국 한양대 교수(전자컴퓨터공학부·사진)는 바로 오는 7월, 북한에 가게 될 주인공이다.

오 교수는 “담담하다”는 소감 한마디를 던져놓고, “너무 멋없죠?”라며 쑥스러워한다. 이것저것 곤란한 점들도 많았지만, 이번 일은 ‘개인’의 일이 아닌 ‘학교’의 일, 나아가서는 ‘민족’의 일이기에 ‘북한으로의 출강’을 선뜻 승낙했다고. 가족들은 북한에 가게 되면 연락이 두절된다는 점을 제외하면 ‘걱정’보다는 ‘환영’의 분위기란다.

그는 ‘대학원생’을 상대로 “운영체제의 구현”이라는 강의를 실시하게 된다. 이 강의에서는 ‘시스템 내부 조작’, ‘동작 원리’, ‘실제 시스템 구현’ 등을 다루게 되며, 기초기술 정도의 수준에 맞출 것이라는 설명.

북한의 경우 대학졸업 후 ‘10년’이나 군 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대학원생’이라고 해도 대체로 30대일 거라며 걱정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일년 과정을 두달만에 끝내는 셈이라 숙제도 많이 내줘야 하는데 잘 따라와 줄지 모르겠다는 것.

한양대가 ‘남북교류’의 첫 테이프를 끊을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는 “한양대 이사장이 함경도 출신인 것이 크게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라 설명한다. 게다가 학교 측에서 근대화를 노리는 북한에게 ‘남한이 근대화될 당시 주요인력의 70% 정도가 한양공대 출신이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한 듯하다고.

어떻게 공학분야가 가장 먼저 ‘뚫리게’ 됐느냐는 질문에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가장 쉽게 ‘두뇌인력’의 힘만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분야이기 때문일 것입니다”라며, “우리나라가 IT 분야에서 성공한 사례라는 점도 반영됐을 것입니다”라 덧붙인다. 그는 또한 “자존심이 센 북한이 이번 교류를 받아들이기까지는 매우 어려운 결단이 필요했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이번 교류가 ‘민족화합의 계기’로 작용했으면 하는 것이 오 교수의 바람. 이 소망은 비단 오 교수의 것만은 아닐 것이다. 푸른색을 주변에, 붉은 별을 중심에 놓은 북한국기가 붉음과 푸름이 어우러지는 남한국기를 알게 되길, 언젠가는 붉음과 푸름이 ‘하나가 된’ 보라색을 이룰 수 있길 염원하며.
박나영 기자 imnaria@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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