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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 외국인 교수들, 어떻게 살고 있나● 라두 호틴세누 이화여대 교수
●인터뷰 : 외국인 교수들, 어떻게 살고 있나● 라두 호틴세누 이화여대 교수
  • 교수신문
  • 승인 2002.06.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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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문화에 매료된 벽안의 ‘외국인’ 교수
“Hello.” 빼꼼이 연 문 사이로 들려온 쾌활한 목소리의 주인공, 라두 호틴세누(32) 교수. 교수신문을 보고 싶어하는 그에게 ‘명함에 적힌 홈페이지로 들어가 기사를 볼 수 있다’고 했더니 당장 컴퓨터 앞으로 달려간다. 기사를 읽을 수 있냐는 질문에 “읽을 수는 있지만 이해할 수는 없다”며 쑥스러운 듯 웃는다.
루마니아 태생의 라두 교수는 현재 2년째 이화여대에서 라이팅을 가르치고 있다. 미국 아리조나 주립대에서 강의를 하던 그는 “유럽, 미국, 이번엔 아시아입니다”라며 웃는다.
가르치는 과목이 ‘영어’라 한국어가 서투른데도 교수들·학생들과의 의사소통 정도는 문제없다. 그러나 역시 행정적인 문제는 큰 짐. 모든 회의는 한국어로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인천 축구 클럽’의 멤버인 라두 교수는 주말마다 축구시합을 즐긴다. 여행도 자주 다니지만, 역시 가장 자주 가게 되는 곳은 약혼녀가 있는 ‘광주’. 그래서 그에게 ‘한국 문화’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들 역시 ‘광주’의 문화다. “광주는 굉장히 전통적인 곳이며, 그 곳 사람들은 매우 보수적입니다”며 장난스레 한숨을 내쉰다. 그러나 그도 맛깔스런 전라도 음식에 반한 듯.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는 질문에 ‘맵고 짠 음식들’이란다. “배가 불뚝한 생선이…”하며 고민하는 그에게 ‘복어’라고 알려줬더니 무릎을 치며 “특히 복어매운탕이 가장 맛있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다른 나라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며 생활하는 것은 매우 즐겁고 흥미롭다”며 유쾌하게 웃는 그를 보며 생긴 작은 소망, ‘저 유쾌함이 많은 한국인 교수들에게 전염됐으면’.
그는 진짜 ‘외국인 교수’다. 그러나 그는 “지금 나는 ‘풀 라이트’를 즐기고 있습니다”고 말한다. ‘다름’을 즐길 수 있는 사람. 즐겁워보인다는 말에 ‘즐겁게 살려고 노력한다’는 그에게서 삶의 즐거움이란 스스로 만들어 가는 것이라는 새삼스런 진리를 실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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