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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나온 책(2011.9.19)
새로나온 책(2011.9.19)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9.19 12: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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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학기술과 민주주의, 이영희 지음, 문학과지성사, 346쪽, 18,000원
지난 20여 년 동안 꾸준히 과학기술과 사회의 상호 관계를 연구해온 이영희 가톨릭대 교수의 이 책은 과학기술을 어떻게 민주적으로 통제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제기한다. 그동안 전문가주의 관점에서 과학기술은 높은 전문성을 강조해서 '민주주의 원리'로 운용할 수 없다는 시각이 팽배했다. 저자는 시민의 삶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과학기술에 대해 시민 스스로 민주적 통제권을 갖지 못한다면, 사회적?정치적 민주화와 상관없이 반쪽짜리 민주주의라고 지적한다. 특히 기술에 대한 사회적 통제와 수용을 변증법적으로 통합하려는 정책적 시도로서의 기술영향평가 활동이 우리나라에서는 어떠한 정치적 과정을 통해 전개됐는지 분석한 제3부 '과학기술정책의 성찰'은 눈여겨 읽을 만한 대목이다.

■ 근대 유럽의 형성: 16~18세기, 이영림ㆍ주경철ㆍ최갑수 지음, 까치, 527쪽, 23,000원
중세에만 해도 전 세계를 지배할 세력이라고는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생활을 이어오던 유럽인들은 16~18세기를 거치면서 지구를 호령하는 세력으로 성장했다. 유럽은 세력 균형을 어렵게 유지하면서 하나의 거대 세력의 탄생을 억제했다. 그 과정에서 잦은 전쟁으로 영토는 항폐화됐고 종교로 인해 거대한 소용돌이가 발생하는 등 불안정한 삶이 이어졌다. 이 불안정성이 유럽의 역사를 진일보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해 유럽은 18세기 이후 극적인 팽창을 이룩할 수 있었다. 저자들은 각자 장을 나눠 격동하는 역사를 다양한 관점에서 서술했다.

■ 러시아 문화사 강의-키예프 루시부터 포스트소비에트까지, 니콜라스 르제프스키 엮음, 최진석 외 옮김, 그린비, 624쪽, 29,000원
저자는 단편적 시각이 아닌 총체적 시각에서 러시아 문화를 읽어내고자 한다. 한 문화의 근저에 흐르고 있는 어떠한 '공통성'에 대한 탐구이며, 이를 통해 그 문화의 진정한 가치를 발견해 가고자 하는 시도이다. 이 책은 러시아의 문학, 미술, 음악, 연극, 영화 등 각 장르의 역사를 고찰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러시아 예술의 지도'를 그려 보이는 것은 물론, 이러한 역사를 추동해 온 내적 구조들에 주목함으로써 러시아 문화사의 의미론적 체계를 통찰하고자 한다. 그린비 '슬라비카 총서' 시리즈의 스타트를 끊은 책이다.

■ 영어 어휘 변천사 연구, 박영배 지음, 한국문화사, 504쪽, 30,000원
영어는 인도유럽어에서 갈라져 나온 게르만어에 속한 언어로 8세기 이후 오늘날까지 오랜 세월에 걸쳐 사용돼 왔다. 현대영어에 쓰이고 있는 어휘는 80% 이상이 다른 언어에서 들어온 차용어이기도 하다. 저자는 다양한 어휘 자원으로 이뤄진 영어 어휘의 변천에 관한 역사를 고대영어시기에서 현대영어시기에 이르기까지 통시적 또는 공시적으로 서술하면서, 각 시기별로 영어에 들어온 수많은 어휘 자원을 차용어의 어휘자원 및 어형성법에 의한 어휘자원 등, 크게 두 가지로 구분해 영어 어휘가 지닌 복합적인 특성을 규명하고자 했다.

■ 자본주의ㆍ사회주의ㆍ민주주의, 조지프 슘페터 지음, 변상진 옮김, 한길사, 748쪽, 32,000원
미국의 이론경제학자 슘페터가 자본주의?사회주의의 본질과 그 전망을 조망한 책이다. 슘페터는 이 책에서 마르크스의 이론을 비판하고, 자본주의와 사회주의의 운명을 내다본다. 또한 민주주의의 여러 모순들을 정치?사회적인 입장에서 깊은 통찰력으로 분석해내고 있다. 그는 사회화의 전진으로 사회주의의 가능성도 그만큼 증대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자본주의를 사멸시키는 것은 계급투쟁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문 앞에서 기다리는 합리주의라는 게 그의 시각이다. 자본주의가 자신의 실패에 의해서가 아니라 성공에 의해 사멸하고 그 자리를 사회주의에 내어줄 것이라는 역설이다.

■ 조관희 교수의 중국사 강의, 조관희 지음, 궁리, 448쪽, 25,000원
저자는 엄정한 史家의 입장에서 조금은 무미건조하게 事實을 나열한 정통의 역사책과는 달리, 자신의 역사 인식에 비춰 의미 부여한 史實들을 풀어내고자 했다. 또한 저자는 중국사를 돌아보며 오늘날 우리가 배울 몇 가지 시사하는 바를 짚어내고 있다.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보면, 사회를 움직이는 힘이 반드시 긍정적인 방향으로만 움직이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왜 군주는 어리석고, 간신배가 득세하며, 올바른 길을 가려는 사람은 핍박을 받는, 곧 '惡貨가 良貨를 구축하는' 일이 시대를 불문하고 나타나는가 등의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중국 역사에서 찾아내고 있다.

■ 한국어 통사론의 전망, 김용하 외 지음, 도서출판 경진, 780쪽, 42,000원
국어학계의 대표적 통사론자인 김영희 계명대 교수의 정년퇴임을 기념하여 후학들의 글을 모아서 펴낸 기념 논총이다. 제1부 '한국어 형태ㆍ통사론의 제문제', 제2부 '한국어 조사의 통사론', 제3부 '한국어 접속문의 양상', 제4부 '한국어 통사론의 제문제', 제5부 '한국어 통사론 너머의 문제들'로 구성됐다. 24편의 논문을 수록했다. 특히 5부는 통사론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논의들로부터 언어학ㆍ국어학의 여타 분야 이슈들까지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다.

■ 한국역사지리, 한국문화역사지리학회 엮음, 이준선 외 지음, 푸른길, 576쪽, 30,000원
역사지리학은 시간을 대상으로 하는 역사학과 공간의 문제를 다루는 지리학이 서로 끊임없이 교류하면서 성립된 통섭의 학문이다. 그동안 우리말로 된 마땅한 역사지리학 개론서가 없었던 상황에서 빚어진 '역사지리학 방법론'의 모호함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되는 책이기도 하다. 역사지리학 분야 중견 학자 11명이 연구 성과를 종합해 완성한 이 책은 역사지리학의 본질과 접근방법에서부터 한민족의 기원과 형성 과정, 영토와 행정 구역, 전통적 자연관, 고지도, 지리지, 인구 현상의 시간적 변화, 농업과 농업 공간의 변천 과정, 촌락의 형성과정과 발달, 도시의 입지와 구조의 변천까지를 고찰했다.

■ 한국 잠자리 유충, 정광수 지음, 자연과생태, 400쪽, 98,000원
국내 최초로 우리나라에 사는 잠자리 유충을 조사해 형태, 생태, 분포 특성을 분석 기록한 도감이다. 또한 잠자리 유충의 머리와 몸통 형태, 옆가시, 등가시, 항추(부속기)를 기준으로 삼아 명쾌하게 제시한 분류 기준은 국제적으로 유례 없는 새로운 방법이어서 의미가 크다. 외국의 분류 체계를 도입해 우리나라 생물의 소속을 꿰어 맞추는 데 급급했던 상황에서 우리나라 연구자에 의해 새로이 정립된 분류 기준은 그 가치가 더욱 돋보인다. 저자는 10년간 729회에 걸쳐 조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이 책을 준비했다. 한국산 잠자리목 123종을 정리했으며, 표본 사진과 세세한 부분까지 묘사한 입체적 정밀묘사 그림을 곁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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