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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크 시대부터 현대 사조까지 '명품' 안내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 사조까지 '명품' 안내
  • 최익현 기자
  • 승인 2011.07.22 17: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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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책_ 『오페라 366』(백남옥 지음, 한울, 2011.7)

 

  파바로티가 167회의 기록적인 '커튼콜'을 받은 명작 「사랑의 묘약」, 初演 당시 비난 세례를 받았던 비운의 걸작「카르멘」……. 500년의 역사를 갖고 있는 오페라는 여전히 가까이 하기엔 조금 먼 '그대'다. 시간이 없어서? 문화가 달라서? 글쎄 그럴까. 생활 속 문화로 몸에 익혀두지 않아서일 것이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긴 세월 동안 오페라 무대를 비롯해 왕성한 음악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메조소프라노 백남옥 경희대 교수를 만나면, 오페라를 달리 경험할 수 있지 않을까.

  백 교수가 1999년 펴낸『오페라 이야기』에 이어 다시 『오페라 366』(한울, 2011.7)을 출간했다. 12년이 흘렀으니 내용도 좀 더 확산됐다. 베스트 오페라 가운데 33편만을 엄선해 소개했던 첫 작업 달리, "바로크 오페라부터 현대의 새로운 사조를 반영한 오페라까지 모두 망라해 소개할 수는 없을까?"라는 생각을 다듬었다.

  그는 두 가지 작업을 밀고 나갔다. 하나는 양적 확대에, 다른 하나는 역사성에 무게를 뒀다. 그 결과, 처음 예상한 500편의 오페라를 소개하는 데는 미치지 못했지만 366편을 골라낼 수 있었다. 오페라 500년 역사를 살펴보고 아울러 오페라 작곡가 500인의 면모를 정리하는 일은 일찍 성과를 거뒀다. 2007년 『오페라 로만티카』를 출간, 오페라 역사와 작곡가 500인의 면모를 정리했던 것이다. 고전과 현대를 망라한 오페라 500편의 해설집은 시간이 더 걸렸다. 그리고 올해 정년퇴임을 앞둔 지금 비로소 그는 오페라 500편 해설을 마무리할 수 있었다. 묵은 숙제를 마친 것이다.

  『오페라 366』은 제목 그대로 그가 목표로 한 500편의 해설을 손질한 책이다. 366편만 해도 912쪽 분량이나 되니, 500편을 다 수록하면 책의 부피는 상당할 수밖에 없다. 부득이하게 366편으로 축소하긴 했지만, 의미가 없진 않다. 1년 365일 오페라를 생활 속에 가까이 하자는 소박한 취지가 담겨 있다. '윤년'이 낄 수 있으니, 365에 하나를 더 얹었다. 제목의 탄생 배경이다. 특히 백 교수는 "오페라의 귀재 로시니가 2월 29일에 태어났으므로 그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라고 책머리에 썼다.

  오페라를 빛내는 강점의 하나가 바로 '스토리'이다. 스토리를 알아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오페라가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바로 이 '스토리'를 놓쳤기 때문이다. '우나 푸르티바 라그리마(Una furtiva lagrima)'로 시작하는 아름답고도 애절한 아리아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 남자 주인공 네모리노가 짝사랑하던 아디나가 자기에게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감격해서 부르는 노래라는 것을 알고 들을 때와 모르고 들을 때, 체감온도는 확연하게 다를 수밖에 없다.   

오페라 '토스카'의 한 장면. 백 교수는 사진을 곁들여서 오페라 366편을 꼼꼼하게 해설했다.

  오페라란 음악적으로 양식화된 음악극의 흐름을 따르는 장르인 만큼 저자는 오페라의 스토리, 즉 줄거리를 오페라 탐구의 첫 관문으로 잡았다. 그리고 그러한 줄거리가 나오게 된 배경과 에피소드, 감상에 필요한 사전 지식을 제공해 줄거리 이해에 도움을 주고자 했다. 나아가 각 작품의 작곡가, 전체 구성과 대본 집필자, 초연 시기와 장소, 주요 배역 및 배역의 성악 파트, 음악 하이라이트, 베스트 아리라 등을 소개해 오페라 입문의 기초를 다질 수 있게 했고, 예술적 향유의 이해를 돕고 있다.

  이 책은 세계 최초의 오페라 작품인「오르페오」(1607년 초연)에서부터 피커의 「미국의 비극」(2005년 초연)까지 366편의 오페라를 작곡가(152명)별로 소개한 것으로, 바로크 시대부터 현대의 새로운 사조까지 유명 오페라를 총망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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