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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생활과 밀착된 연구
실생활과 밀착된 연구
  • 윤여창 건국대·축산식품생물공학
  • 승인 2011.07.12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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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줄 왼쪽부터 목보람, 윤여창 교수, 김송희, 뒷줄 왼쪽 두 번째 최형진, 김요한, 이혜현
가끔 지나온 나의 삶을 돌이켜보면 기쁘고 보람을 느꼈던 일, 고통스러웠던 일, 좌절을 느꼈던 일들 중 많은 부분이 내 연구실, 실험실과 관련이 깊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대학의 연구는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현장과 밀착된 연구에 중점을 둬왔다. 돌이켜보건대 오래 전부터 우유와 관련해 많은 사건이 있었다. 1983년 시판우유에서 고름이 검출된다는 보도를 접했다. 그 때 촉발된 고름우유사건의 해결을 위해 많은 고민을 했다. 1988년, 1년 가까이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진짜우유, 가짜우유 파동 때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TV에서 생방송 인터뷰를 하기도 했다. 1995년에 재연된 세칭‘고름우유 파동’및 항균 및 항생제 검출사건으로 우유를 둘러싸고 전국적으로 긴장된 분위기가 조성됐다. 그 당시 내 연구실은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었으므로 문제해결의 방향을 쉽게 제시할 수 있었다. 2008년부터는 학교급식우유 품질문제를 비롯한 썩지 않는 우유, 멜라민우유, 포르말린우유 등 우유 및 유제품과 관련된 각종 현안문제에 대해 언론기관의 인터뷰요청에 응하며 현실문제에 참여해 오고 있다.

최근에는 2000년에 들어서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치즈 산업 분야의 국제경쟁력향상을 위해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치즈를 제조할 때 얻어지는 부산물인 유청에서 가치 있는 성분을 분리해 고부가가치화하는 연구를 주로 수행해왔다. 이 연구는 유가공분야의 첨단 기술인 한외여과기법을 도입해 실용화 단계에 있다. 또한 이 기술에 필요한 기기를 국산화하는데 필요한 제반 기술상의 자료도 확보한 상태다. 현재 치즈 부산물에서 유청 단백질을 분리해 고혈압억제효과가 있는 물질인 생리활성 펩타이드를 선택적으로 생산하는 적정조건을 파악함으로써 이를 식품에 첨가할 수 있는 소재로 개발하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아울러 탄산음료와 같은 우유 경쟁식품에 대처 가능한 고부가가치 제품을 개발하는 연구도 진행 중이다.

우리 실험실에는 대학원지망생이 전국에서 매년 몰려든다. 그러나 실험실 여건상 2, 3명 정도가 충원된다. 여기에 학부생 10명이 실험실에서 졸업논문을 준비하고 있다. 각자 연구에 바빠 교수와 학생사이의 대화가 부족한 현실이지만 논문지도를 하며 가급적 많은 대화를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필자는 특히 학생들에게 21세기의 가장 큰 문제인 식량부족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식량 중에서도 의미가 큰 우유 및 유제품의 중요성을 일깨우고 있다. 우유 및 유제품은 자체로서도 중요할 뿐 아니라 다른 식품과 접목해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종종 학생들에게 미래사회는 학연, 지연, 혈연의 의미가 축소되는 실력위주의 경쟁사회라는 점을 강조한다. 자동화로 인해 점점 기계가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하게 되므로,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과 아이디어를

내어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더 의미를 갖게 된다. 현재 청년실업문제가 심각한 상황이기는 하지만, 과학기술의 발전과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인해 단순인력이 아닌 전문화된 고급인력난은 여전하다. 그래서 우리 실험실에서는 더욱더 실력을 갖춘 인재양성에 진력하고 있다.

실험실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2009년 중소기업청의 지원을 받아 창립한 벤쳐회사 락토필리아에서 고용을 창출할 수 있는 날이 빠른 시일 내에 오기를 기대하며 우리는 오늘도 새로운 연구 과제를 구상하고 있다.

윤여창 건국대·축산식품생물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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