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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과정에 도입 … 평가 보다 ‘추론능력’함양 강조
모든 과정에 도입 … 평가 보다 ‘추론능력’함양 강조
  • 옥유정 기자
  • 승인 2011.07.12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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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유니언 대학의 ‘윤리교육’

정부의 교육 관련 재정 지원 사업에 선정된 대학의 커리큘럼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바로 기초교양교육이다. 최근 교양교육에 대한 사회적 요구까지 더해져 많은 대학이 기초교양교육에 관심을 쏟고 있다.

미국도 예외는 아니다. 미국의 고등교육 전문지 <크로니클 오브 하이어 에듀케이션(이하 크로니클)>에 따르면, 2008년 경제 위기 이후 학생의 도덕성 함양에 대한 책임의식이 확대되면서 최근 미국에서도 많은 대학이 도덕성 함양을 위한 교육을 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학생이 아닌 연구나 대학평가를 위한 의도로 개편됐고 교수자도 그 타당성을 인정하지 않는다.

미국의 유니언 대학은 5년 전부터 학생들에게 도덕성을 함양시키는 교육을 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교과목에 관계없이 모든 과정에 도덕성에 대한 논의를 진행하도록 ‘범교과적 윤리교육과정(Ethics Across the Curriculum)’을 도입했다. 이와 더불어 대학 측은 교수들이 각자 도덕 교육 커리큘럼을 고안할 수 있도록 傳任했다. 유니언 대학의 많은 교수들이 에세이 쓰기 시험이나, 토론을 통해 학생들이 도덕적 문제를 어떻게 파악하고 분석하는지를 판단하고 있다. 문제는 학생들의 도덕 성취도를 이해하는 방식이다. 유니언 대학은 평가보다 도덕성 함양에 방점을 두고 있다.

미국대학연합회는 “‘윤리적 추론능력과윤리적 행동’이 중요한 학습결과 중 하나”이며 이는 “교양교육을 통해 가장 잘 길러진다”라고 말한다. 그러나“강의내용과 할당된 읽기 과제 등으로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단순히 플라톤의 이론을 흉내 내는 것은 도덕 철학을 오늘날의 도덕적 딜레마에 적용하는 것과 큰 차이가 있다”라고 <크로니클>은 전한다.

유니언 대학의 윤리 교수학습개발을 맡고있는 아나스타샤 G. 피즈 초빙교수(영어과)는 “변화를 만들어내고 있다고는 생각하지만 성과를 측정하기는 어렵다”라고 밝혔다. 성취도를 평가하기 어려운 것은 다양한 도덕적·윤리적 문제에 대해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정답’이 없기 때문이다. 데니 엘리엇 사우스플로리다대 교수(미디어 윤리학)는 “대학들이 교수목적을 교육 기대와 분리해야 한다”라며 “더 나은 세상을 만들 학생들을 양성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학생들이 윤리적 문제를 얼마나 고민하고 있는지를 밝힐 수는 있다”라고 주장한다. 윤리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학생들의 윤리성취도를 평가하는 것보다 도덕적 딜레마 상황에서 윤리적 행동을 위한 추론 능력을 기르는 것이라는 판단으로 보인다.

데이빗 T. 오자르 로욜라대 교수(철학) 역시 “평가는 윤리적 사고의 한 축일 뿐이고, 윤리적으로 행동하도록 하기 위한 가치와 태도 함양, 즉 정의적 학습 또한 중요하
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교수들의 이런 도덕 교육 측정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있다. iris411이라는 아이디의 한 독자는 <크로니클> 홈페이지를 통해 “도덕 교육은 부모가 해야 할 일이지 교수가 할 일은 아니다”라며 “도덕적 가치를 제도화하면 도덕성을 교화시키기는커녕 세뇌시키게 될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옥유정 기자 o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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