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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대학등록금'을 부담해야 하는 이유
정부가 '대학등록금'을 부담해야 하는 이유
  • 김지혜 기자
  • 승인 2011.06.28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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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교육체제 개편 연속토론]⑥반값등록금, 학자금대출정책 등 고등교육재정

 

28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에서 '반값등록금, 학자금대출정책'을 주제로 제6차 토론회를 열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준비한 연속 토론회 '대학 교육 체제 개편'의 여섯번째 토론이 28일 있었다. 이날은 '고등교육 재정 및 정부 지원 학자금 대출 정책, 반값 등록금 정책' 등의 고등 교육 재정 관련 문제를 다뤘다. 최근 가장 주목받는 이슈다. 5명의 발제자와 1명의 토론자가 참석했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 박정원 상지대 교수(경제학과),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이재훈 한겨레신문 기자,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이 발제자로 참여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과)가 토론자로 나섰다. 

송인수 사교육걱정없는세상 공동대표는 "등록금 문제는 고등교육의 성격을 어떻게 보느냐와 관계있다"라며, "논점에 따라서 의견의 차이가 있다"라는 말로 토론회를 시작했다.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

반상진 전북대 교수(교육학과)
반상진 교수는 "얼마전 황우여 한나라당 대표가 등록금 문제를 들고 나오면서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라며, 시민 사회와는 달리 정치권의 관심이 뒤늦었음을 지적하며 발언을 시작했다.

대학등록금의 거품은 대학 재정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시작됐다는 것이 반 교수의 인식이다. 특히 우리나라는 민간 재원이 고등 교육을 지원하는 비율이 세계 2위, 공공재원의 지원 비율이 31위다. 미국과 비교했을 때도 우리나라 대학 재원 구조는 문제점을 나타낸다. 미국의 경우 대학 재정에서 등록금이 차지하는 비율이 사립대에서도 40%여에 불과하다.

반 교수는 "세계적인 대학을 만들자며 정부에서 법인화를 추진하는데, 세계적인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그 정도의 대학 재정 규모가 필요하다"라며, "세계적인 대학은 규모는 우리나라와 유사하지만 예산은 엄청나게 차이난다. 국가 경제 규모에 맞게 고등 교육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를 위한 해법으로 고등교육과 관련된 재정을 지원하기 위해 법제적인 장치가 필요하다고 반 교수는 지적했다. 또한 취업후 학자금 대출제도 등과 같이 현재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제도들은 "등록금을 정상화시킨 후에 보완적인 장치로서 둬야 한다"라고 말했다.

반 교수는 회계 분석 자료를 인용했다. "2010년에 약 6조 2700억 정도를 교육에 투자해야 국가 경제 수준에 걸맞다. 그런데 우리는 5조여원만 투입했다"라고 지적했다. 등록금을 지원하는 사례가 없다는 반론에는 미국 위스컨신 주의 사례를 들었다. 위스컨신주에서는 대학 재정에서 정부 부담 대비 학생 부담의 비율을 65:35로 제한하고 있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상한제 도입, 등록금 책정 과정의 신뢰성 회복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이 주장하는 '대학재정보조제도'에도 보완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등록금상한제가 없으면, ICL은 급격한 대학등록금 인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도 있다"라고 말했다.

박정원 상지대 교수(경제학과)

박정원 상지대 교수 (경제학과)
박정원 상지대 교수는 등록금 후불제를 주장하는 대표 학자다. 그는  "등록금 후불제는 영국, 호주 등이 시행하고 있는 '졸업생 세금' 성격이다. 한나라당이 도입한 ICL은 미국식의 대출제도"라고 지적했다.

박 교수는 OECD에서  발간한 보고서를 인용하며 우리나라 대학 교육의 문제를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현재의 교육비 소득 공제는 역진성을 지니며, 장학금 제도도 문제를 갖고 있다. OECD는 사학 규제는 물론 등록금도 역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등록금을 누가 부담하는 지의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고등교육의 수혜자가 누구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고등교육은 개인적으로도 이득을 주지만, 조세수입의 증가·생산성 향상·소비 증가·정부지원에 대한 의존 감소 등 사회적 수익도 다양하게 창출한다. 고등교육을 통해 개인뿐만 아니라 사회도 이득을 얻게 된다는 것이 박 교수의 주장이다. 수익자부담 원칙을 적용해도, 정부가 대학교육비를 상당부분 부담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제일 중요한 것은 우리나라의 경우 대학생이 국가로부터 지원받는 것도 없고, 졸업한 후에는 국가에 기여하는 바도 없다는 점이다. 지금의 상태를 그대로 둔다면 선진국으로 나아갈 수 없다. 국가가 지원해서 학생의 부담을 덜어주고, 대졸자들로부터 더 많은 세금을 거두는 선진국형 모습으로 나가야 한다"라고 발제를 마무리했다. 박 교수는 반값등록금과 등록금 후불제를 한 번에 도입하면, 누구나 경제적 부담 없이 고등 교육을 모두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임은희 한국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
임은희 연구원은 반값등록금이 제기된 이유와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임 연구원은 등록금 문제가 이슈로 떠오른 이유를 몇 가지 지적했다. "서울대 의대는 천만원이 넘었다. 사립대 평균보다 높다. 저렴한 비용으로 국립대에서 공부한다는 것은 옛말"이라며 등록금 부담이 심각하다는 점을 짚었다. ICL 등 이명박 정부의 등록금 정책이 국민의 요구에 부응하지 못했다는 점도 언급했다. 등록금심의위원회가 심의 기구에 머물러있다는 점, 위원회 구성이 대학의 자율성에만 기댄다는 점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반값 등록금'을 먼저 제기했던 것은 정부와 여당이었다는 점을 상기시키며, 반값등록금을 반대하는 주장들에 대한 반론도 정리했다. 등록금이 인상됐음에도 교육의 질이 떨어지는 점, 등록금이 저소득층 뿐만 아니라 대다수 국민에게 부담이 되고 있는 현실을 지적했다. 정부의 지원 없이 사립대가 자구책을 마련하기 어렵다는 한계도 언급했다.

낮은 수준의 등록금 정책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것이 임 연구원의 핵심 주장이다. 임 연구원은 "현재의 등록금 수준을 유지하면 정부의 재정 지원 부담만 증가할 수 있다. 낮은 수준의 등록금 정책을 세워야 한다"라고 말했다. "현재 등록금 수준은 12조원인데, 반값등록금을 위해서는 약 6조원의 재정이 필요하다. 민주노동당 등에서 발의한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 정부의 지원 금액을 늘리는 것을 통해 사립대 구조 개혁도 이룰 수 있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재훈 한겨레신문 기자

이재훈 한겨레신문 기자
이재훈 기자는 현재 정당들에서 논의되고 있는 등록금 대책들을 정리했다.

이 기자는 한나라당이 지난 23일 제시한 반값등록금 정책을 정리하며, "기대 수준에는 못 미치는 편이다"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도 제안한 적 없는 수준의 정부 재정 투입이다. 이를 토대로 논의를 확장시키면, 단계적으로 반값 등록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다"라고 한나라당 대안을 평가했다.

"지금까지 논의되는 내용들을 보면, 사립대들이 자발적으로 등록금을 낮추지 않을 것이다"라며 한나라당의 방안이 사립대들의 등록금 인하를 유도만 할 뿐, 강제력이 없는 한계도 지적했다. 또한, 한나라당이 저소득층에 대한 지원에서 성적 기준 등을 낮추지 않았기 때문에 등록금 부담을 경감하는 데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비판을 제기하며, 재정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아 지속 가능성에도 의문이 남는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등록금 해결책도 평가했다. "민주당의 案에서 한나라당보다 나은 부분은 고등교육 특별교부금을 마련하겠다고 말한 것이다"라고 총평했다. 하지만 등록금 인상 비율이 아닌 액수에 상한을 두었기 때문에, 추후에 대학들이 등록금을 기존의 비율만큼 상승시켜 언제든지 등록금이 현 수준으로 회복할 수 있다는 문제도 언급했다. 

이 기자는 "소득차가 심한 현재 상황을 그대로 둔 채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라며 진보신당의 등록금 정책은 소득 수준별 맞춤형 등록금제를 추진한다고 정리했다. 민주노동당은 민주당의 안과 유사하지만 "내국세의 교부 비율이 더 크다. 장기적으로는 무상 교육을 추진하고 있다"라고 요약했다.

"등록금 문제는 등록금 액수 상한제와 교육 공공성 회복, 학벌 사회를 타파할 수 있는 노동 시장에 대한 제도적 대안 등과 함께 묶이면서 과정적 정책으로 논의돼야 한다"라고 문제 해결 방향을 제시했다. "저소득 층의 대학 등록금 부담 수준이 높기 때문에 소득 수준별로 차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라는 말도 덧붙였다.

대학등록금 지원에 세금이 추가로 투입된다는 비판에 대한 반론으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조세 정의가 확보되면, 증세없이 대학 등록금 인하에 들어가는 재원 마련이 가능하다"는 것이 이 기자의 주장이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
안진걸 팀장은 "중학교까지 무상교육이 이뤄졌다. 그런데 다음 단계로 고교 무상교육보다 대학 등록금 문제가 먼저 의제가 된 이유는 대학 등록금이 부담 불가능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라고 등록금 문제의 시발점을 진단했다. 그에 따르면 2009년 기준으로 어학 연수 비용 등을 제외한 1인당 교육비가 2억원 이상(보건사회연구원)이 든다.

안 팀장은  "교육비 부담이 출산율까지 낮춘다"라며, "현재 대학생은 휴학생을 포함해서 330만명에 이른다. 여기에 대학생 학부모, 앞으로 자식을 대학에 보내야 하는 중·고등학생 학생과 학부모들까지 포함하면 대학등록금은 전 세대를 포괄하는 문제다"라고 등록금 문제의 파급력을 설명했다.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많은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고 안 팀장은 밝혔다. 그는 "정책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재정 지원 총액은 달라질 수 있다"라며, 정밀한 재정 지원 구조 설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등록금 상한제는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분양가 상한제와 같은 '상한제' 제도가 이미 도입된 바 있고, 이전에는 등록금을 정부가 지정했던 적도 있다"라며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제안했다.

안 팀장은 일각에서 주장하는 등록금 차등 지원에도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고 평가하면서, "세금을 많이 낼 수록 지원을 못 받는 사람이 생긴다. 세금을 떳떳하게 낼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안진걸 팀장은 "등록금 문제 뿐만 아니라 무상 급식, 반값 등록금 등 교육 복지를 패키지로 풀어나가야 할 필요가 있다"라고 발언을 정리했다.

송기창 숙명여대 교육학과 교수
송기창 숙명여대 교수(교육학과)

논찬자로 참여한 송기창 교수는  자신의 입장을 정리하며 반론을 펼쳤다. 송 교수는 고등 교육에 대한 정부의 지원 확대, 고등교육교부금법 제정 등에 대해서는 다른 발제자들과 생각을 같이했다.

송 교수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잘못 설계된 정책은 예산의 낭비를 초래한다"라며 전 계층에 '반값 등록금' 혜택을 주는 것에는 반대 의사를 표했다.  

일부에서 제기하는 과도한 적립금, 법정전입금 미납부 등에에 대한 비판에는 적극적으로 반론을 폈다. "대학 설립에 준칙주의를 도입한 것도, 고등 교육 수요 증가를 소화하기 위해 사립대 정원을 대폭 확대시킨 것도 정부였다"라며,  "사립대 중에는 법정 전입금을 납부하고 싶어도 여력이 없는 재단들이 있다. 재단에 부담을 전가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라고 말했다. 적립금에 대해서는 "숙명여대는 작년에 태풍 곤파스로 인해 대강당 지붕이 날아갔다. 이를 수리하는 데 적립금을 사용한다. 일정 금액을 적립할 필요가 있다"라며 대학의 적립금을 무조건 비판하는 데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송 교수는 "등록금이 올라도 교육의 질이 개선되지 않았다며 등록금을 낮추자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등록금이 내려가면 교육의 질은 곧바로 추락할 것이다"라며, "반값 등록금이 아니라 대학 교육에 더 많은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방식의 논의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현재 추친되고 있는 정책, 사업을 중단시키는 것이 아니라 근본적이고 경직적으로  대학 교육 지원금을 확보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송 교수의 발언이 끝난 후 열띤 토론이 이어졌다. 토론에서는 특히 대학 교육의 성격을 두고 많은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왔다.

송 교수는 "우리나라의 대학 진학률이 너무 높다고들  비판한다. 그런데 대학을 나와야만 하는 사회 분위기가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학 교육이 보편 교육이 아니라고 하는 것은 맞지 않는 논리다"라고 대학 교육의 보편성을 옹호했다.

반 교수는 "대학 교육의 성격을 공공재로 보느냐 사적재로 보느냐는에 따라 고등교육비의 부담 주체가 갈린다"라며 "대학 교육이 보편화 단계에 왔기 때문에, 국가가 인식을 바꿔 지원을 늘려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기자는 "대학 교육을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누구에게 있느냐를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대학을 가야만 하는 현재 구조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승현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실장은 "대학 교육을 공공재로 봐야 한다는 것은 기회 균등의 차원에서 사회가 그것을 책임질 것이냐의 여부와 관련있는 것"이라며, 대학교육을 공공재로 보는 것은 "접근성이 차단되지 않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교육을 공공재로 보는 동시에,  "직업 교육 , 전문계 교육 등 대학을 가지 않는 이들을 포용할 수 있는 방안도 대책을 마련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학 적립금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어졌다. 송 교수를 포함한 토론 참여자들은 대학이 일정 금액을 적립해야 할 필요성에 공감했다. 더불어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도(ICL)에 문제가 있으며, 학생들의 부담을 경감시키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선되야 한다는 데에도 같은 의견을 냈다.

김지혜 기자 haro@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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