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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대 ‘잘 가르치는 대학’의 핵심은
전북대 ‘잘 가르치는 대학’의 핵심은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6.13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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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입생 4학기제·2+2학년제

서거석 전북대 총장이 연임에 성공하면서 꺼낸 첫 화두는 교육의 내실화였다. “연구 경쟁력은 전국 최고 수준으로 진입한 만큼 교육에 대한 투자를 늘려 취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게 하겠다”라는 강한 의지를 밝혔다. 교육의 질을 높여 학생들을 실력 있는 인재로 키우고, 직장에서 우수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겠다는 것은 서 총장의 교육철학이기도 하다.

이 같은 철학은 대학운영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 총장은 첫 임기를 시작한 2007년 교양과 전공 등 교과과정에 메스를 들이댔다. 당시 교과과정이 시대 흐름을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는 판단에서다. 모든 학생이 글쓰기와 실용영어, 한국사, 비판적 사고와 논리, 기초과학 등의 강의를 수강하도록 했다. 이공계 학생은 인문ㆍ사회과학적 소양을, 인문학도는 과학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하기 위해서다. 전공 부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취득 학점을 크게 늘리고, 영어ㆍ수학ㆍ물리의 경우 수준별 분반수업을 실시했다. 공학과 경영학, 무역학 교육인증 등 대외 기관들이 인증하는 교육인증을 받아 글로벌 스탠다드에 맞는 교육을 하도록 했다.

학생들의 취업지도에도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학생들의 취업을 보다 체계적이고 짜임새 있게 지원하기 위해 산재해 있던 취업 관련 업무를 하나로 모아 총장 직속의 종합인력개발원을 출범시킨 것이다. 국립대 최초의 교수-학생 멘토링 시스템인 ‘평생지도 교수제’와 학생들의 통합 경력관리 프로그램인 ‘큰사람 프로젝트’는 정부로부터 우수 취업지원 프로그램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교육역량강화사업 성과 최우수 대학에 선정된 것은 물론 ‘학습 콘텐츠 풀 프로그램’, ‘기업의 달인 되기 프로그램’ 등은 일본 메이지대 등 외국 대학에서까지 직접 방문해 벤치마킹할 만큼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전북대는 4년 연속 ‘교육역량강화사업’에 선정된 것은 물론 지난 5월에는 ‘학부교육 선진화 선도대학(ACE) 육성사업’에도 동시에 선정됐다.

전북대가 추진하는 학부교육 모델은 기초역량 강화형 학부교육 특성화 모델이다. 한마디로 학력 격차로 인한 기초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고 전공의 내실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복안이다. 전북대는 이를 위해 기초역량 과정과 전공 과정을 각각 2년씩으로 나눠 운영하는 이른바‘2+2학제’를 도입하고, 기초역량 상향 평준화를 위해‘신입생 4학기제’를 도입한다. ‘신입생 4학기제’는 신입생을 대상으로 기초과목에 대한 레벨 테스트를 실시해 수준별 교육을 실시하고 일정 기준을 통과해야만 전공기초에 진입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화학과목을 예로 들면, 모든 신입생은 1학년 1학기 첫 주에 레벨 테스트를 받아야 한다. 테스트 결과 고교 화학Ⅱ 수준에 미치지 못한 학생은 기초화학, 즉 고교 화학Ⅱ 교육부터 받아야 한다. 2학년 진급을 위해서는 일반화학Ⅱ까지는 이수해야 하는데, 이 경우 3개 학기 동안 화학교육을 받아야 한다. 물론 원하는 학생은 좀 더 높은 수준의 일반화학Ⅲ까지 수강할 수 있는데, 그렇게 하려면 4학기 모두 등록해야 한다. 고교 화학Ⅱ 수준의 기초화학 능력을 갖춘 학생은 2개 학기만으로 화학과목을 이수할 수도 있다.

2년의 기초역량 과정을 마친 후에는 평가를 통해 인증을 부여하거나 과목별 유급제를 실시하는‘기초역량 인증제’를 운영한다. 전공교육을 강화하기 위해 전공심화(교육인정, 아너스 프로그램), 융ㆍ복합, 복수전공 등의 트랙 가운데 한 가지를 의무적으로 선택하게 하는‘전공 트렉제’도 도입한다.

이와 함께 강의평가 우수 교원에게는 승진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신 강의평가 결과 3회 연속 기준 이하면 수업을 아예 맡기지 않는 ‘강의평가 삼진 아웃제’를 도입하고, 교수 업적 및 학과 평가에 교수별 강의평가 결과를 반영한다.

서 총장은“ACE사업과 교육역량강화사업에 함께 선정된 것은 정부로부터‘잘 가르치는 대학’이라는 인증을 확실하게 받은 것”이라며“기초교육과 전공교육 강화를 통한 교육경쟁력 강화로 취업 경쟁력을 높이는 학부교육 선도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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