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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교협, ‘무분별한 영어강의’ 개선 나섰다
대교협, ‘무분별한 영어강의’ 개선 나섰다
  • 옥유정 기자
  • 승인 2011.06.13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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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학생 상호작용 등 질 평가”

무분별하게 늘고있다는 지적을 받은 ‘대학 영어강의’의 개선책은 무엇일까.

대학평가에서 중요하게 작용하는 ‘글로벌 역량’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영어강의 개설 수’라는 양적 지표로 이뤄지고 있어 무분별한 영어강의를 부추겼다는 문제의식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회장 김영길 한동대 총장, 이하 대교협)는 지난 3일 대학교육 정책포럼을 통해 ‘대학 영어강의 진단과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올해부터 도입된 대교협의 ‘기관평가인증제’에서 이른바 ‘국제화 정도’가 어떻게 반영하는지를 알 수 있는 자리였다.

서민원 한국대학교육협의회 대학평가원장(인제대 교육공학과)은 “국제화수준을 단순히 영어강의비율만 가지고 가늠하는 것은 교육의 질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대학의 노력을 오도할 수 있다”라며 “영어강의 비율과 함께 영어강의 교과의 타당성, 학생영어강의 만족도, 교수-학생 상호작용, 영어수업계획서와 중간·기말고사 영어문제와 답안지 등 교육의 질적인 면을 동시에 평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서 원장은 또 “영어 교육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서 각 대학이 자체적으로 교수학습센터에서 이를 검증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서 원장에 따르면 국제화 수준이 매우 우수하고 특성화돼 있다면, 최소 기준 충족여부와 함께 ‘국제화 특화대학’으로 인증을 부여한다는 방침이다. 서 원장은 이어 “글로벌 지수는 양적 지표와 함께 질적 지표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라며 “외국어 강의비율과 외국인교수 및 학생비율, 외국대학과의 학생교류 실태, 졸업생해외취업, 해외교류지원체제 등과 함께 학생의 학습에 어떠한 교육적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를 평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 3일 대교협 정책포럼에서 개선 방안을 밝힌 김영섭 한동대 부총장은 “교수의 영어강의 역량과 영어가 필요한 교과목들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며, 대학평가 국제화 지표부문에서도 외국인 교수 비율 및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반영해야 한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영어강의 비율뿐만 아니라, 외국인 교수의 비율과 외국인 유학생 비율을 반영하는 것도 효과성을 보장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병민 서울대 교수(영어교육과)는 “미국 등 선진국은 대학에는 각 국가의 우수한 학생들이 유학을 가서 그 대학의 경쟁력을 높여주지만, 우리나라로 유학 오는 학생들 대부분은 중국이나 베트남 등 동남아권 학생들이다. 국제화는커녕 대학의 질이나 경쟁력을 오히려 떨어뜨릴 수도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 교수는 “동남아권 학생들도 우리와 마찬가지로 영어에 익숙하지 않은 학생들인데 유학생들 때문에 영어강의를 늘리는 것도 이상하다”라며 “그게 우리가 바라는 국제화의 바람직한 방향은 아닐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하병학 가톨릭대 교수(교양교육원)는 “영어강의가 있어서 외국인 학생들은 한국에서 한국적인 것을 거의 배우지 못하고 자국으로 돌아간다. 그 학생들이 자국에서 한국의 문화, 한국의 경제 방식 등을 얼마나 뿌리내릴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하 교수는 또 “외국인 교수 역시 영어권 국가 출신으로 편중돼있어 결과적으로 ‘영어화’가 ‘국제화’로 둔갑돼 있는 상태”라고 꼬집었다.

그러나 영어강의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영어강의가 필요한 학과에 우선적으로 도입하고 지원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하라’ 또는 ‘하지 말라’의 이분법은 아니다. 경영학이나 국제학 등 필요한 학과에서 영어강의를 도입하고 그 부분에 대해서 지원하는 건 동의하는 바”라며 “다만, 영어권 외 국가들의 영어교육에는 특정 학문분야에 한해 고학년을 대상으로 원어민교수가 강의한다는 트렌드가 있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완전히 트렌드에서 벗어난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옥유정 ok@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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