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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는 정부지원 강화…대학도 노력하겠다”
“첫째는 정부지원 강화…대학도 노력하겠다”
  • 김봉억 기자
  • 승인 2011.06.13 10: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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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등록금’ 대학총장의 입장은?

지난 9일 국회에서 '반값 등록금'을 주제로 12명의 대학총장과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조찬 간담회를 가졌다.
대학 총장들은 ‘반값 등록금’에 대해 “근본적인 해결책은 정부지원의 강화”라며 “각종 지원을 정부가 뒷받침하면 대학도 적립금 활용 등 계속 낮춰 가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총장들은 또 “등록금을 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육의 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9일 12명의 대학총장이 민주당과의 조찬 간담회에서 반값 등록금 해법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첫째, 재정지원을 현재보다 강화해야한다. 둘째, 기업의 기여금을 늘릴 수 있게 세제지원 혜택도 검토하겠다. 그러나 대학도 국민이나 사회가 공감하는 혁신과 자구 노력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울여대(이광자), 숙명여대(한영실), 연세대(김한중), 영남대(이효수), 영산대(부구욱), 이화여대(김선욱), 전남대(김윤수), 전주대(이남식), 한국외대(박철), 한동대(김영길), 한림대(이영선), 홍익대(장영태) 총장이 참석했다.

이날 반값 등록금에 대해 대학총장이 밝힌 입장은 다음과 같다.

△ A대 총장 “고등교육에 대한 투자가 우리나라는 GDP의 0.6%밖에 되지 않는다. OECD평균은 1.2%나 된다. 대학적립금을 앞으로 유용하게 쓰는 방법도 강구하겠지만 큰 틀에서 정부가 GDP의 1.2%수준까지 지원해야한다.”

△ B대 총장 “특정목적에 쓰기위해 그동안 적립금을 적립했는데 등록금 인하를 위해 전출한다면 새로운 첨단 건축 등에 써야할 돈이 없어진다. 적립금을 대학등록금 인하에 쓰는 것은 문제가 있다. 기부금에 대한 세제혜택 등 각종 지원을 정부가 뒷받침하면 바로 반으로 낮출 수는 없지만 사립대도 10%, 10%씩 계속 낮춰가도록 노력하겠다.”

△ C대 총장 “반값 등록금 인하는 대학생, 학부모 모두 찬성할 것이다. 그렇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낮춘다니 황당하다. 2-3년 시간을 가지고 검토했으면 좋겠다.”

△ D대 총장 “정치권에서 관심을 갖는 것은 좋다. 그러나 해결 당사자는 대학이라는 것을 생각했으면 좋겠다. 정치권에서 등록금 지원에 신경써주되 등록금 주체는 당사자가 대학이라는 생각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 E대 총장 “후학기에 학생들에게 납득할만한 등록금 인하수준이 제시되지 않으면 엄청난 혼란과 마찰이 있을 것이다. 국가가 사립대나 대학을 바라보는 패러다임이 바뀌어야한다. 미국이나 일본, OECD 국가 중 이렇게 취약하게 고등교육을 지원하는 나라가 어디 있나. OECD 국가 중 고등교육을 사립대에 80%이상 맡기는 나라가 어디 있나.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강화문제를 반드시 함께 검토해야한다.”

△ F대 총장 “반값등록금을 국가경쟁력, 교육경쟁력 차원의 문제로 봐 달라. 다수결, 정치적 논리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 학부모나 대학생 부담 인하를 위한 치유책은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지원의 강화가 본질이다. 국공립대에 대해 먼저 등록금 절반으로 내리게 되면 문제다. 현재도 국공립대는 사립대의 절반인데 또 절반으로 내리면 사립대의 1/4수준이 된다. 형평의 문제가 있다.”

△ G대 총장 “수도권과 지방간에는 등록금이 2~300만원 차이가 있다. 반값 등록금 방안을 결정할 때 지방은 현재도 격차가 있다는 점을 감안해서 검토했으면 좋겠다. 적립금을 많이 쌓은 대학을 매우 부정적으로 언론에서 보도하고 비난하는데 이것은 맞지 않다.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대학으로 육성하기위해 적립금은 필요하다.”

△ H대 총장 “반값 등록금도 중요하지만 우리 경제수준에 걸 맞는 대학다운 대학, 교육다운 교육, 연구인력을 확보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모든 대학이 다 상황이 달라 획일적으로 접근하지 말고 학교마다 사정이 다르니 다양성을 인정해주었으면 좋겠다. 정치적 이슈로 끝나지 말고 이번에는 제발 대학발전, 학부모 고통을 덜어주는 해결책이 나왔으면 좋겠다. 마치 적립금 많은 대학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하는데 우리 학교는 적립금이 많다. 선배들이나 관련된 분들이 오랫동안 절약해서 쌓아온 것이고 학교발전을 위해 잘 쓰일 것이다. 나는 적립금이 많은 것을 대학에 오는 사람들에게 홍보할 생각이다. 적립금이 나쁜 것이 아니니 오해가 없기 바란다.”

△ I대 총장 “등록금 비싼 것이 문제인가. 국립대보다 훨씬 더 비싼 돈을 주고 해외에 20만 명이나 유학을 가고 있지 않은가. 등록금 수준도 중요하지만 우리 교육이나 대학을 수출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 우리는 너무 초중등학교에만 지원을 하지 고등교육에 대한 지원이 너무 빈약하다. 대학등록금만 낮추려고 하지 말고 어려운 학생을 정부가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학생들이 자기가 원하는 대학에 갈 수 있게 정교한 장학금 제도를 마련해달라.”

△ J대 총장 “우리 경제상황을 볼 때 등록금이 높은 것은 맞다. 그러나 해결방법이 문제다. 우리도 기업이 기부할 수 있게 세제 해택 등을 주어야 하고 결국 근본적으로 해결의 요책은 정부지원의 강화라고 본다. 재정지원이나 기업 기부를 늘려 전체 파이를 키우되 분배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 80%이상이 사립대를 다니는데 국립대만 내려서는 반값 등록금 인하효과가 발생하지 않는다.”

△ K대 총장 “적립금 재원은 등록금에서 나오지 않는다. 옳은 정보가 필요하다. 잘못된 것이다. 매년 등록금 놓고 학생과 논쟁하는 것이 당혹스럽다. 이번 일을 계기로 해결됐으면 좋겠다. 대학등록금문제를 꼭 민생의 문제로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 대학경쟁력 차원에서도 같이 봐줘야 한다. 지금 학생이나 학부모가 문제를 삼는 것은 등록금이 꼭 높아서라기보다 교육의 질이 떨어지고 졸업해도 취직이 안 돼서라고 본다. 질이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

△ L대 총장 “능력은 있는데 돈이 없어 대학에 못가는 학생들을 반값 등록금이 해결해주는 대책이 되어야지 능력 없는 사람도 모두 대학에 가게 하는 것이 과연 맞는가. 고등교육이 무상교육으로 가야하는 것은 아니다.”
 
김봉억 기자 bong@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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