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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여자대학의 역할은?
21세기 여자대학의 역할은?
  • 권형진 기자
  • 승인 2011.06.08 14: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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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인터뷰]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
지난달 20일 개교 50주년을 맞은 서울여대는 ‘바른교육 50년, 명품교육 50년’을 슬로건으로 또 다른 50년을 준비하고 있다.

그 출발점은‘21세기 여자대학의 비전과 역할’을 주제로 7일 열리는‘세계 여자대학 총장 포럼’이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전 세계적으로 여자대학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며“이런 상황에서 여자대학이 존재해야 할 것이냐, 존재한다면 어떤 방향과 정체성을 갖고 가야할지 짚어내고 싶었다”라며 포럼 개최이유를 밝혔다.

이 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여자대학들이 보다 확고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이제까지와는 다른 가치, 언어, 교육방법 등을 통해 여성의 강점과 장점, 가능성을 최대한 살릴 수 있는 독특한 교육과정과 프로그램을 개발해 남녀공학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여자대학만의 독창적인 브랜드를 구축해 나가야 한다”라고 강조할 예정이다. 이 총장은 또“21세기 여성들이 갖고 있는 주요 관심사나 어려움 등을 구체적으로 검토한 후 이를 여성적 관점에서 수용하고 관련 커리큘럼이나 프로그램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엘리자베스 키스 미국 아그네스스캇대학 학장은 미리 보내온 주제발표문에서 “19세기와 20세기에 그랬던 것처럼 21세기에도 여자대학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여성대학연맹이 1970년과 1997년 사이에 대학을 졸업한 여성들을 연구한 결과를 인용해“여성이 학자나 지도자가 되도록 준비하는 데에는 분명 여자대학의 이점이 있다”라고 말했다.

조사에 참여한 여자대학 졸업생의 53%가 대학원 학위를 갖고 있었다. 이는 남녀공학대학 출신 38%, 주립대학 출신 28%에 비해 월등히 높은 비율이다. 또 여자대학 졸업생들은 대학이 자신들을 주도권을 갖고 서로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관계하며 새로운 기능을 익히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자신감 있는 지도자로 만든다고 말하는 경향이 높았다.

로라 에드먼슨 미국 윌슨대학 학장 역시 “일부는 여자대학이 과거의 유물이며 오늘날 전 세계에서 여성이 남녀공학대학에서도 좋은 활동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해 오고 있지만 최근의 연구는 여자대학이 지도자를 준비시키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을 갖는 것을 보여준다”라는 요지로 발표할 예정이다.

헤이지 테라나카 일본 성심여자대학 총장 또한 “여자대학의 역할은 여성에게 통치 권력을 가르치고 지도자로서의 잠재성을 강화시키는 것”이라며“생각을 현실화하는 헌신과 계획하고 구성하는 능력과 더불어 여성에게 특별한 지도자 정신을 여자대학에서 육성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반도 마리코 일본 소화여자대학 총장은“남학생이 더 많은 기회를 갖는 남녀공학대학에 비해 여자대학이 여학생이 주도권을 잡는 데 더 많은 기회를 가진다는 이점을 강조한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남녀공학대학에서조차 여학생이 주도권을 잡기 때문에 이러한 이점은 정확하게 들어맞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그는“여자대학이 여자 교수진과 선배 여학생을 통해 역할모델을 충족시키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당연시 되고 있지만 많은 여자대학에 이런 능동적인 여자 교수진과 선배 여학생이 존재하지 않는다”라며“우리는 여성의 역할 모델에 대한 네트워크를 수립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히루 카가 일본 동지사여자대학 학장은“아직도 보이지 않는 많은 장벽들이 여성의 완전한 사회 참여를 방해하고 있다”라며 “21세기 여자대학의 역할은 그러한 장벽에 대한 역사와 원인에 대한 객관적 인식을 갖고 적절한 대책을 고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형진 기자 jinny@kyos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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