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교수대회에서 만난 교수들
전국교수대회에서 만난 교수들
  • 이지영 기자
  • 승인 2002.06.05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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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6-05 13:52:39
 
5월 25일. 종묘공원. 정부의 신자유주의 대학정책 철회와 대학개혁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모인 교수들은 ‘쟁취 대학의 공공성, 철폐 교수계약제’라고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단결 투쟁’의 머리띠를 조여맸다. 강의실과 연구실을 오가며 제자들과 함께 학문을 논의해야 할 교수들은 국립대발전계획, 교수 계약·연봉제 등 정부의 신자유주의적 대학정책 앞에 더 이상 책상물림으로 머무를 수 없음을 토로했다. 특히 이날 교수대회에는 법인의 전횡에 맞서 싸웠던 교수들, 부당하게 재임용 탈락한 교수들이 대거 참가해 암울한 교수들의 현실을 증언했다. 교수대회 현장에서 만난 교수들의 표정을 담았다.


법인의 전횡에 대해 정상화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 경인여대에서 교수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현주 교수(비서행정과)는 대학민주화 투쟁을 함께 했던 동료교수 10여명과 함께 참가했다. 이 교수는 “전문대학에 사회적인 관심이 적어 법인의 비리 등 의혹이 불거져도 좀처럼 사회적인 관심사가 안된다”며, 교수대회에서 교육의 사각지대에 있는 전문대학의 현실을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했다. 교수대회를 며칠 앞두고 전 학장과 그의 아들에 대해 검찰이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는 소식을 접한 이 교수는 “대학본부, 교수, 학생 3주체가 민주적으로 학장을 선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도지호 안산공과대 교수(산업디자인과)는 대회에 앞서 ‘니르바나’란 제목으로 대학의 총체적 위기를 극복하고 본래의 대학상과 참된 진리를 추구하려는 교수들의 의지를 몸짓으로 표현했다. 퍼포먼스가 끝나고 인터뷰에서 “재직시절 학생들과 함께 광주비엔날에 참여했던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회상한 도 교수는 대학의 지원을 받아야 할 업적을 쌓고도 내쫓긴 이유에 대해 “학내 기도회에 참여하지 않고, 명절이나 이사장 생일 때 찾아 뵙지 않는 것도 재임용 탈락 사유가 될 수 있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도교수는 “대학이라는 공공기관을 법인이 사적으로 지배하는 전횡과 이를 보장하는 사립학교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황철민 전 세종대 교수(영화예술학과)는 교수대회현장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어느 누구보다 분주했다. 대학의 전횡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올해 사표를 낸 황 교수는 “교수가 보장된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만 이는 허상에 불과하다”며, “교수대회가 이를 깨고 교수들의 현실을 보여주는 자리”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연봉·계약제를 반대하는 교수들에 대해 ‘밥그릇 챙기기’라고 지적하는 것에 대해 “교수들의 과시욕을 자극해 양심을 억누르려는 사립대 운영자들의 책략”이라고 일축했다.

박나영·설유정·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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